그렇다면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와 공동선에 관해 다양한 주장이 난무하는 영역을 어떻게 이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질문에 대답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운 도덕 문제에 직면했을 때, 도덕적 고민이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지부터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는 옳은 행위에 관한 견해나 확신에서 시작한다. ("전차를 비상철로로 돌려라.") 그런 다음 확신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그 근거가 되는원칙을 찾는다.("한 사람을 희생하더라도 여러 사람의 목숨을 건지는 편이 낫다.") 그러다가 그 원칙을 흔드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혼란의 도가니에 빠진다.("가능한 한 여러 사람을 구하는 것이 늘 옳은 줄로만 알았는데, 남자를 다리 아래로 미는 행위는 (또는 무장하지 않은 염소치기를 죽이는 행위는잘못인 것 같다.") 이러한 혼란의 힘과 그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압박을느끼는 것이 바로 철학의 출발점이다.
- P45

" 모든 도덕적 싸움은 알고 보면 쾌락을 극대화하고 고통을 극소화하는 공리주의 원칙을 어떻게 적용하느냐를 두고 이견을 보일 뿐이지, 원칙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벤담이 묻는다. "인간이 지구를 움직일 수 있을까? 그렇다. 하지만 밟고 설 다른 지구부터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유일한 지구, 유일한 전제, 도덕적 주장의 유일한 출발점은 바로 공리 원칙이라고 말한다.
- P56

많은 사람이 지적하는 공리주의의 가장 두드러진 약점은 개인의권리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직 만족의 총합에만 관심을 두는 탓에 개인을 짓밟을 수 있다. 공리주의자들에게 개인은 단지 사람들의 선호도를 더할 때 계산되는 한 항목에 지나지 않는다. 공리주의논리를 일관되게 적용한다면, 사람을 다룰 때 우리가 예의와 존중의 기본 규범으로 여기는 행위도 용인하는 꼴이 된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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