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엔 한 점 잎도 남아 있지 않았다. 쌓인 눈이 바람에 날려 동방에서 건너온 내 얼굴을 때렸다. 그 얼굴은 내 할아버지의 얼굴이면서 과거의 나였던 미국 소녀의 얼굴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문 앞에 서 있었다. 한 시간, 아니면 두 시간을, 잠시 후 나는 갈피를 잃었다. 집에 돌아온 행복에도 겨웠다가, 아버지를 생각하며 울기도 하다가, 이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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