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말이죠.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수류탄 같은 거라고요, 엄마, 전 수류탄이고 언젠가 터져 버릴 테니까 사상자 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싶다고요. 아시겠어요?"
아빠가 마치 혼이 난 강아지처럼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이셨다.
"전 수류탄이에요. 그러니까 그냥 사람들에게서 떨어져서 책을 읽고생각을 하고 두 분이랑 함께 있고 싶어요. 두 분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것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요. 두 분은 저에게 너무 많은 걸 쏟아부으셨어요. 그러니까 그냥 제가 이러게 놔둬 주세요. 네? 전 우울한 게 아니에요. 더 자주 나갈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전 절대로 일반적인 십대가 될 수 없어요. 수류탄이니까요."

아빠는 내 책상 의자에 앉아 눈물을 흘리지 않고서 말씀하셨다.
"넌 우리에게 수류탄이 아니란다. 죽음을 생각하면 슬프지만, 헤이즐, 그래도 넌 수류탄은 아니야. 너는 근사해. 넌 모를 테지, 우리 딸,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영리하고 독서를 좋아하며 부수적으로 끔찍한 텔레비전쇼를 보는 취미가 있는 청소년으로 자라나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네가 우리에게 준 기쁨은 우리가 네 병 때문에 느낀 슬픔보다 훨씬더 크단다."

어거스터스가 읽기 시작했다. 그가 읽는 동안 나는 잠이 드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랑에 빠졌다. 천천히,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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