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사냥모자가 살덩어리 풍선 같은 머리통 윗부분을 쥐어짜듯 국넓고 있었다. 모자에 달린 초록색 귀마개는 커다란 귀와 털수북한 머리카락과 귓속에 자라난 빳빳한 솜털을 덮느라 양방향을 동시에 가리키는 방향지시등처럼 양쪽으로 불룩 솟아 있었다. 북슬북슬한 검은 콧수염 밑으로는 두툼한 입술이 일자로 앙다문 채 툭 불거져 있었고, 양쪽입아귀는 불만스런 기색과 포테이토 칩 부스러기가 덕지덕지 달린 잔주름이 되어 쑥 꺼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