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때 체육관으로 쓰던 곳에서 잠을 잤다. 래커 칠을 한 나무바닥 위엔 한때 그곳에서 열리던 경기들을 위한 직선이며 동그라미
들이 그려져 있었다. 농구 그물은 없었지만 링은 여전히 제자리에 달려있었다. 실내를 빙 둘러 관중석으로 쓰던 발코니가 있었는데 그곳에 있으면 추잉 껌의 달콤한 흔적과 관전하는 소녀들의 향수 냄새, 그 속에 어우러진 자극적인 땀 냄새의 흔적이 희미하게 코끝에 닿았다.사진을 보면 여자 아이들은 처음에 펠트 스커트를 입다가, 나중에는 미니스커트를, 그다음에는 바지를 입었고, 훻씬 더 훗날에는 한쪽 귀에만 귀걸이를 하고 머리에 요란한 초록색으로 군데군데 물들인 모습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