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차근차근 연필 드로잉 - QR코드로 60초 만에 배우는 마카쌤의 쉽고 빠른 이지 드로잉
마카쌤 지음 / 예문아카이브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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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게 이렇게 즐거울 줄이야! 미술 시간을 체육 시간만큼이나 싫어했어서 취미로 그림을 그리게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막상 해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어서 나 자신도 놀라고 있는 요즘이다. 그리는 즐거움은 누리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실력은 형편없다. 어릴 적에도 느꼈었지만 그림엔 재주가 없는 것 같다.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라 따라 그려보곤 있지만 기초가 없으니 영 늘지가 않는다.



반가운 책을 만났다. 제목처럼 차근차근 그림 그리기를 가르쳐 주는 책이다. 나 같은 왕초보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선 긋기에서부터 시작하고 채색의 단계까지 나아가는 과정이다. 저자 마카쌤은 현직 서양화 작가이자 그림 수업을 하는 유튜브, 화실을 겸하고 있으며 그동안 수업 경험에서 직접 쌓아온 노하우를 이 책에 아주 쉽게 풀어놓았다. 특히 책 속에는 QR코드가 더해져 있어 단계별 과정과 함께 영상을 함께 활용하면 더욱 쉽게 따라 배울 수 있다.



책은 총 여섯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스케치의 기초를 배운다. 선과 명암, 형태 그리기를 해보는데 연필 잡는 법, 선의 강약을 조절하는 법 등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생동감 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선 선택이 아닌 필수과정이라 하니 너무 쉬워 넘어가려 했는데 마음을 바꿔 따라해보기로 했다. 각장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연습할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따로 종이도 필요치 않다. 오직 연필만 있으면 된다. 2장은 사물 그리는 법이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 음식, 사물 등을 따라 그리기를 배운다. 다양한 사물들의 형태와 질감, 디테일까지 표현하는 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면, 포도나 바나나 등 열매끼리 겹치는 부분에서 선을 진하게 사용해 주면 더 입체감을 살릴 수 있고, 과일의 안쪽을 연하게 표현하면 껍질과 색감 차이가 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등 유용한 팁을 전수해 준다.



3장은 동물, 4장은 사람 얼굴, 5장은 자연 그리기를 배운다. 특히 사람은 얼굴, 표정, 연령별 특징, 패션까지 다양한 형태를 단계별로 알려준다. 내 경우는 사람 옆모습을 따라 그리는 게 특히 더 어려웠는데 책에는 가로 세로선을 사용하여 눈, 코, 잎 위치를 잡아주는 방법이 그림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놀란 표정은 눈, 코, 입이 확장되어 눈썹부터 입까지의 거리가 멀고, 화난 표정은 눈, 코, 입이 한껏 구겨져 눈썹부터 입까지의 거리가 좁다는 팁처럼 몰랐던 내용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지막 6장은 채색이다. 색연필, 마카, 크레파스, 오일파스텔 등 다양한 채색 도구들의 특징과 어떤 도구가 초보자에게 좋은지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책을 읽어본 후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무척 따라하기 쉽다는 것이다. 단계별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점을 알려주고 있어 기초가 없는 나에게 무척 유용할 것 같다. 새해에는 이 책과 함께 드로잉 연습을 해나가다 보면 나의 일상이 꽤 충만한 시간으로 차곡차곡 채워질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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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는 아포리즘 테라피 - 사람은 육체적 존재이자 정신적 존재입니다
김주수 지음 / 더로드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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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날은 없다.

단지 좋지 않은 생각이 있을 뿐이다

_데이비드 어빙

<나를 살리는 아포리즘 테라피>p044





책을 읽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책 속 보석 같은 문장을 발견하기 위함이다. 나의 선입견을 깨부수는 한 줄의 문장을 통해 생각을 넓고 깊게 만들고 나를 돌아봄으로써 삶의 태도를 바로 세울 수 있어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책에는 무려 6천여 개의 보석 같은 문장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저자 김 주수는 여러 아포리즘을 통해 정신력을 강인하게 만들어야 삶에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확신하며 평생 곁에 두고 읽으면 좋을 선물과도 같은 이 책을 펼쳐냈다.




책의 챕터도 인상적이다. 총 22장으로 나눠져 있는데 각 장의 주제는 인생을 살면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순간들에 관한 것이다. 나를 찾고 싶을 때, 치유가 필요할 때,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을 때, 마음을 키우고 싶을 때, 생각을 키우고 싶을 때 등등. 삶이 우리를 뒤흔들 때 혼자 감당하기 어렵고, 어떤 판단을 내리는 게 옳은지 막막할 때, 특히 나이가 들면서 용기가 점점 줄어 결정 자체가 어려울 때 책 속 선별된 아포리즘들은, 통찰력 있는 현인들의 경험과 지혜가 녹아든 핵심 문장들은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선물한다.




책을 읽은 기간이 연초라서 그런지 시간에 대한 아포리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짧은 인생은 시간을 낭비함으로써 더욱 짧아진다."_탈무드. "현재를 잃어버리는 것은 모든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이다."_영국 격언.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일구는 데 시간을 쏟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원치 않는 삶을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_케빈 엔고.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쾅! 하고 망치가 내려친다. 지금껏 수없이 들어왔지만 크게 와닿지 않았던 내용들이 선명하게 가슴에 새겨진다. 여태껏 조금 힘들고 불편해지는 문제들을 붙들고 너무나 많은 시간들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왔다. 과한 의미 부여로 걱정하고 불안해했지만 지금은 모두 과거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런 습관을 놓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나는 같은 고민을 하면서 보내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시간 달라지려고 시도해야 미래는 변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금 깨닫는다.




관점에 대한 아포리즘도 기억에 남는다. "모든 경험은 내적이다. 외적인 것은 사건이다."_닐 도널드 월쉬. "문제는 당신에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당신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이다."_에픽테토스. "우리는 우리가 보는 세상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묘사하는 세상을 본다."_조셉 자보르스키. "삶에 대한 대부분의 두려움들은 우리의 생각이 만들어낸 것들이다. 그런 두려움들은 단지 우리의 생각 속에서만 있는 것들이다."달라이 라마. 이 문장들을 읽으면서 내가 현실이 아닌 생각을 무서워하고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자꾸 생각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해결하려고 또 다른 생각 속에 빠진다. 이를 알면서도 속절없이 또 생각의 굴레에 갇히는 도돌이표 삶을 멈추려면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한 강박적인 생각을 알아차리고 흘려보내기를 해야 한다. 또한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하여 행동해야 한다. 온통 생각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나와 지금을 살아야 한다고 책은 선명한 통찰로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책은 여러 각도에서 삶을 돌아보게 한다. 살아가야 할 날들은 너무나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데 여전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결정을 미루거나 회피를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 같아 후회가 밀려온다. 노력보다는 안주를 택하는 나를 독려하는 글들을 읽으며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게 뭔지 고민도 해본다. 경이로움과 경외감에 빠져들지 못하는 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 맹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무엇을 해야 기쁨을 느끼는지 간절히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계속 질문해 보고 일상을 가치 있는 시간들로 충만하게 채워보겠다는 다짐도 더해본다.


"짧은 인생도 아름다운 생활을 하는 데는 충분할 정도로 길다."_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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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 - 마스다 미리 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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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표현하는 마스다 미리의 신간 에세이라 큰 기대를 안고 읽었다. 이번 작품은 작가의 어린 시절을 소환하여 특유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는데 색다른 시선으로 나의 어린 시절을 만나게 해주고 몽글몽글한 감정들을 마음껏 느끼게 해준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소소하고 특별하지 않은 기억들이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엔, 그들의 세상 속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생하게 묘사하고, 아무것도 몰라서 철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나 순수해서 엉뚱한 것이라는 것을 예쁘게 보여주고 있어 따뜻한 미소와 함께 잃어버렸던 소중한 기억들을 되찾아준다.




개미 왕국의 개미들을 가만히 지켜보는데 기분이 이상해졌다.

내가 개미를 보는 것처럼 아주 커다란 사람이 나를 위에서 보고 있다면?

쪼그리고 앉은 채 위를 올려다봤지만 커다란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작은 나>p126



작가의 너무나 개인적인 글은 희한하게도 나의 과거와 닮아있다. 너무나 평범해서 잊혀졌던, 내 기억으론 그리 좋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마스다 미리의 글에는 다르게 표현되어 있다. 인상적이었던 문장은 이런 것들이다. 밤에 피리를 불면 뱀이 나온다는 친구의 말에 절대로 피리를 불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누군가 밤에 피리를 불어 버려서 뱀들이 구불구불 기어 오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했다고. 어린 마스다 미리는 꽤 용감했던 것 같다. 나는 절대 뱀들이 기어 오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 같은데. 전설의 고향도 귀신이 나올 즘엔 언제나 이불을 뒤집어썼으니까. 그래도 비슷한 점도 있었다. 수박씨를 먹으면 수박이 배에서 자란다는 말에 무서웠다고. 나 역시 그런 적이 있었다. 혹시나 수박이든 껌이든 뱃속에서 자라날까 걱정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귀여운 발상인데 그땐 정말 그럴 것만 같아 걱정이었다.



본 적 없는 외국 동전 초콜릿.

이걸 외국에 가지고 가면 외국 사람은 진짜 돈이라고 착각하겠지.

나중에 초콜릿인 걸 알면 놀라겠다고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밤이 왔다. 다들 잠든 후 집에 도둑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면 이 초콜릿을 진짜 외국 동전인 줄 알고 훔쳐 갈지도 모른다.

<작은 나>p137



선생님이 너무 좋았던 그래서 잘 보이고 싶었던 마음도 기억났다. 작가 역시 선생님이 건넨 작은 칭찬에 감동했고, 선생님이 실망하실까 봐 싫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때 전근 가신 선생님댁에 친구들과 방문했던 일, 학년이 바뀌어 담임선생님과 이별할 때 울었던 일, 같은 아파트에 담임선생님이 살아서 우쭐댔던 일들로 마음이 풍성해진다. 마지막으로 반창고 에피소드는 정말 나의 과거 그대로였다. 붕대를 감고 온 반 친구가 부러웠는데 마침 작은 상처가 손에 났고, 반창고로 충분했지만 집에 있던 붕대를 둘둘 감고 신나했던 기억 말이다. 나의 경우는 꽤 커서까지 이어졌다. 깁스나 목발을 한 모습이 부러워 그때마다 나도 하고 싶다고 말하곤 했었다. 오죽하면 가짜로라도 해줘야겠다고 부모님도 절레절레하셨으니. 지금은 혹시라도 다칠까 봐 벌벌대는데 어린 내가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호기심은 줄고 새로운 것을 봐도 시큰둥해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어느새 익숙한 것들만 곁에 두고 있다. 삶이 관성대로 흘러가는 것을 막으려면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것들과 함께해야 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마스다 미리의 책처럼.

딱딱하게 굳어져 가고 있다면, 낭만 있게 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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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의 인생 수업 메이트북스 클래식 15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지음, 정영훈 엮음, 정윤희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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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스토아학파의 대표적 인물인 세네카가 들려주는 인생 지침서이다. 세네카는 인생이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스토아 철학을 방편으로 삼아 우리가 스스로의 삶에 만족할 수 있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르침과 충고를 전한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성주의'로 우리가 이성을 통해 선하게 행동할 때 자연법칙에 순응하는 것이고, 이것이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금욕주의'로 쾌락과 욕심에 흔들리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고 감사해야 온전한 평온을 누리며 행복할 수 있음을 주장한다.


1장은 자연의 섭리에 따르는 삶에 대해 말한다.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으니 소중한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내지 말고 잘 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2장은 헛된 욕심을 버리고 숭고한 목표를 위해 매진하라고 충고한다. 지금의 걱정과 근심, 욕심과 집착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일깨우고, 주어진 삶을 진정 쓸모 있는 것으로 채우라고 이야기한다. 3장은 욕망의 노예로 살지 말라고 경고한다. 욕망에 대한 집착은 결국 고통을 가져올 거라고 강조한다. 4장은 부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담았다. 주어진 재물은 감사히 받아들이되, 언젠가는 돌려주어야 할 것이라 여기면 해가 되지 않고 잘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화를 잘 다스려야 한다고 조언하는데 잠시 시간을 늦춰 보면 화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고단한 일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하며 짧은 인생을 화를 내면서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다수의 선택을 받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최선인지 꼼꼼히 따져 물어야 합니다.

또한 무엇이 나에게 지속적인 행복을 가져다줄지 고민해야 합니다.

<세네카의 인생수업>p116



책의 내용을 대충 훑어보면 참으로 단순하고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로 보여 공감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게다가 어떤 부분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기도 한다. 금욕을 주장하면서 들어오는 재산은 마다하지 않겠다거나 쾌락 자체를 악으로 규정하는 것, 미덕이 최고의 선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내가 가진 철학과는 부딪히는 부분이라 수긍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렇게 디테일한 분석보다는 행복으로 가는 방향을 가리킨다고 보면 어떨까 싶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유혹과 소음에 현혹되지 말고 절제를 통해 만족을 찾아가자고, 균형 있게 올바른 방식으로 살려고 노력하자고 말이다.




타인의 의견에 따라서 내 삶을 뒤바꾸지 않는다는 점은 무엇보다 확고하다.

사방에서 아무리 귀에 익은 비난들을 쏟아부어도 이를 기분 나쁘게 듣기보다

오히려 가련한 꼬마들이 울부 짖는 것으로 듣고 지나칠 것이다.

<세네카의 인생수업> p210



"우리는 겉만 그럴싸한 것이 아니라 무언가 견고하고 균형 있으며, 아름다운 속내를 숨기고 있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이다. 겉모습에 연연하지 않으며 살겠다고 하지만 바깥에는 부러운 것들로 가득하고, 나도 남에게 그런 존재로 보이고 싶은 욕망을 떨쳐내지 못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을 절제해야 인생에서 비틀거리거나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시선을 멈추게 하는 것, 입을 떡 벌리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게 만드는 것들은 겉모습만 화려하지 사실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라는 세네카의 조언을 명심하고, 자유와 평온을 위해 일상을 정돈하며 내면에 귀 기울여 산만하지 않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는데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인생의 철학적 통찰력과 삶의 방향성을 발견하고 싶다면 세네카의 인생수업을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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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작 단편소설 모음집
알퐁스 도데 지음, 김이랑 옮김, 최경락 그림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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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 속 경험은 한정적이다. 지금의 '핵개인화의 시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경험치가 부족하다 보니 타인의 마음을 읽지 못해 사회와 직장에서의 갈등은 물론이고, 가족간의 공감도 쉽지 않다. 이렇게 관계가 원만하게 형성되질 않으니 삶은 삐걱대고, 멘탈은 쉽게 무너진다. 우리에겐 경험에서 배우는 지혜가 필요하다.


소설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준다. 특히 명작 소설은 읽을 때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서 나의 생각뿐 아니라 타인의 생각도 배울 수 있어 공감의 태도를 갖출 수 있게 해준다. 책<세계명작 단편소설 모음집>에는 20편의 세상의 이야기들을 담겨있다. 제목만 봐도 반가운 명작들과< 마지막 수업><베니스의 상인><크리스마스 선물><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변신>등, 작가는 들어봤지만 읽지 못한 소설들이도 기 드 모파상<비곗덩어리>,애드거 앨런 포<검은 고양이> 앙드레 지드<탕아 돌아오다>빅토르 위고<가난한 사람들>등 포함되어 있다. 모두 단편소설의 특징을 잘 살려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섬세하고 농밀하게 풀어내고 있다.



인생이란 얼마나 이상야릇한 것이고, 무상한 일이냐!

사소한 일로 파멸하거나, 살아나는 것이 예사니 말이다.

<목걸이>p116



책 속 단편소설 중 기 드 모파상의 <목걸이>는 짧은 이야기 속에 심오한 성찰이 담겨 있어 더욱 인상깊었다. 아름다운 마틸다는 결혼 지참금이 없어 가난한 하급 관리와 결혼하게 되고 자신의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형편을 한탄하며 지낸다. 어느 날 꿈에 그리던 파티에 초대받아 친구의 목걸이를 빌려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목걸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녀는 빌린 목걸이를 친구에게 돌려주기 위해 같은 목걸이를 큰돈을 빌려 사게 되고 10년 동안 빚을 갚느라 온갖 고생을 다해 젊고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은 사라지고 허름하기 짝이 없는 아낙네의 모습이 되어버린다. 모든 빚을 다 갚은 어느 날 친구에게 그동안의 일을 털어놓는데 목걸이가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듣게 되면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예전에 읽었을 때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그쳤으나 지금은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인간 본성의 모습이 들여다보인다. 욕망의 추구는 결국 불행과 고통으로 이어지게 되고, 평생을 시선의 노예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은 가짜 목걸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지 않은 친구보다 애당초 허영심으로 목걸이를 빌리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허탈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보다 나 자신의 즐거움이 먼저였다면, 가진 것에 감사하며 충만하게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족도 그레고르도 그것(헌신)이 모두 습관이 되어

돈을 받는 쪽의 감정과 내놓은 쪽의 호기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거기에는 이미 훈훈한 정이 담긴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변신>p526



프란츠 카프카의<변신>은 좀 더 다양한 화두를 던진다.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란 무엇인지, 인간다움은 무엇인지, 삶의 가치는 무엇인지 등등. 주인공은 자고 일어나 보니 벌레로 변해 있다. 소설에나 나올법한, 현실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이 겪는 경험은 현실 그 자체다. 가족의 부양에 헌신했던 주인공이 벌레가 되자, 그로 인해 사회적 능력이 없어지자 가족에게 혐오와 무시를 당하게 되고, 끝내는 버림받게 되어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다. 주인공의 헌신을 당연한 권리인 줄 아는 가족과 벌레가 되어서도 의무를 다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주인공은 경제력이 인간의 가치를 말해주는 지금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가족을 위한 희생은 당연한 것인가, 경제적 무능력자는 인간으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건가,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것인가 등등 온갖 질문들이 아우성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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