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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평점 :
「동갑내기 과외하기」, 「연애시대」, 최근에는 JTBC의 드라마 「청춘시대」까지!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와 영화의 작가인 박연선 작가가 이번에는 첫 장편소설을 내놓았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는 권상우와 김하늘이 나오는 유쾌한 로맨스 코미디로, 지금까지 내 기억에 남아있는 작품이고, 「연애시대」는 가슴을 울리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그런 내용의 드라마였다. 그리고 「청춘시대」는 4명의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작품이었다. 이렇게 굵직한 작품을 많이 써서 이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라는 소설이 첫 장편 소설이라는 것이 놀라웠고, 그래서 더 읽어보고 싶었다. 더구나 박연선 작가는 코믹, 로맨스, 스릴러, 범죄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그런 작가였는데, 이번에는 '코지 미스터리' 라는 장르까지 정복했다고 한다. '코지 미스터리'라는 것이 생소하기는 한데, 쉽게 생각하면 무겁지 않으면서, 유머러스한 '기분 좋은' 미스터리 소설을 말한다고 한다. 소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는 표지부터 범상치 않았다.
88올림픽 때도 전화가 개통되지 않았다는 첩첩산중 한반도의 오지 추엉남도 운산군 산내면 두왕리. 이 곳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할아버지 강두용 옹께서는 막장 드라마를 보다가 갑자기 돌연사를 하셨고, 이 첩첩산중 시골 마을에 아들, 딸, 손주 등과 주인공 강무순도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모이게 된다. 그런데 주인공인 21세 삼수생 강무순은 아침잠 때문에 낙오되었고, 결국 50만원이 든 봉투와 함께 혼자가 된 할머니 홍간난 여사를 강제로 맡게 되었다. 할머니를 맡게 되었다고는 하나... 시골에서 할일이 없어 따분하고 심심하게 시간을 보내던 무순은, 우연히 15년 전 무순이 여섯 살이었을 때 그렸던 보물지도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발견하게 된 보물상자. 그 안에는 여러가지 물건이 들어있었고, 이 것을 계기로 15년 전에 두왕리에서 네 명의 소녀가 실종되었던 사건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과, 걸죽한 사투리. 소설 내내 함께하는 유쾌함. 결말이 조금 허탈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인 것 같다. 책의 두께가 꽤 두꺼웠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읽히는 책이어서 좋았다. 다양한 작품을 써 낸 박연선 작가의 작품 답게, 재미있고 유쾌하게 읽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