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오베라는 남자는 까탈스럽고, 예민하고, 화를 잘 내며, 무뚝뚝할 뿐만 아니라 화도 잘 낸다. 한마디로, 같이 있으면 굉장히 피곤할 것 같은 사람이다. 59세인 그는(삽화에서는 완전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고집스럽게 사브(SAAB)라는 자동차를 몬다. 원칙주의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을 얼간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제 됐어! 이제 좀 닥쳐!"라고 윽박지르기까지 한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뭐 이런 고집스러운 인간이 다 있나.. 나고 생각했다. 자신은 랩톱과 태블릿을 구분하지도 못하면서, 후방 탐지기 소리도 잘 모르면서 다른 사람이 모르는 것이 있거나 잘 하지 못할 때는 저렇게 무시하다니!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오베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그는 자살을 결심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바로 그의 부인이었다.


' 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  -69쪽


 부인을 지독히 사랑한 것일까. 부인이 없는 곳에서는 염증을 느끼는 것일까. 오베는 부인의 장례식 6개월 후, 자살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자살을 시도할 때마다 이웃들이 찾아와서 그의 자살을 방해한다. 사다리를 빌려달라고 하기도 하고, 라디에이터를 고쳐달라고 하기도 하고.. 그가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자꾸만 생긴다. 싫은 티를 잔뜩 내면서도 해주는 오베의 모습에 독자들은 점점 빠져들게 된다.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도 정이 많은 오베. 많은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는 책 '오베라는 남자'. 옛날 할아버지들을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었다. 오베는 결코 친절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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