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우리는 역설에 부딪힌다. 자기를 만들어가다 보면 삶은 반드시 특정한 구조와 형식으로 명백히 규정되고 규정하는조직적 양식으로 이동한다. 일관된 삶에는 구조와 만족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경로와 습관이 발달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은 경계선이 되어 우리의 자유를 제한하고 경험의 폭을좁힌다. 익숙한 것에 의존하고 기존의 자신 또는 남들이 기대하는 자신에 만족하려 애쓰면서, 우리는 점점 선택의 자유를잃어간다. 생각과 행동은 자기 정체성, 즉 자아를 참고하기 때문이다.
자아의 입장에서 볼 때, 숭고한 특성이 드러나면 인격 구조가 통째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자기 존재의 신성이 드러나는 일만큼은 막으려 아마 신경증적인 힘을 발휘해 그 힘이 다할 때까지 싸울 것이다. 고무적인 사실을 귀띔하자면, 중년기의 내면 작업은 구제 불능의 어두움만이 아니라 최상의 가치를 이끌어내기도 한다. 하데스에는 그저 상실과 비탄, 암울함만 있는 게 아니다. 그곳은 풍요로 가득한 변화의 땅,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수확하는 약속의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