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메시아의 율법 아래" 있으며 "메시아 안에 있다. 그가 갈라디아서의 절정을 이루는 본문에서 말하듯이 메시아의 백성은 죽었다. 이들은 옛 정체를 뒤에 버려두고 새 정체로, 메시아의 사람이라는 정체로 들어갔다. 이것이 바로 복음이 "유대인에게 걸림돌"이 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새 정체 역시 깊이깊이 뿌리 내린 유대인의 세계관 속에서만, 그리고 이제는 메시아를 염두에 둔 세계관 속에서만 의미가 있다. 그에게 부여된 특별한 책임을 짊어진 바울은 이제 메시아의 사람이라는 그 정체를 훼손하지 않고도 온갖 부류의 삶들과 어울려살아가면서 그들과 함께하는 동안에 그들의 관습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것이 하나님의 미래에 속한 실상이사랑은 단순히 의무가 아니다. 바울이 말하는 핵심은 사람이다. 지금은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반영처럼 흐릿하게 보이지만, 물굴과 얼굴을 마주한 채 완전한 실상을 보게 미래가 저편에서 기다린다. 중요한 점은 이 미래가 예수와 관련된 사건 그리고 영의 놀력을 통해 현재라는 시간 속으로 미리 앞당겨 들어왔다는 것이다. 바울이 사랑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는 심지어 많은 이가 그의 중심 테마로 여기는 ‘믿음‘보다 사랑을 중요시한다. 사랑은 현재의 미덕이지만, 신자는 이 미덕 안에서 다가오는 마지막시대의 삶을 내다보고 그 삶을 실제로 체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