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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찰리의 연감 - 버크셔 해서웨이의 전설, 찰리 멍거의 모든 것
찰리 멍거 지음, 피터 코프먼 엮음, 김태훈 옮김 / 김영사 / 2024년 11월
평점 :
작년 말, 찰리 멍거의 인터뷰를 팟캐스트로 들었다. 진행자 두 명이 굉장히 깔끔하고 잘 들리게 진행을 하는 편이라 종종 듣곤 했는데, 마침 찰리 멍거의 인터뷰가 올라와서 신기한 마음으로 들었다. 유명한 사람들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찰리 멍거라니! 그런데 나이가 많으셔서 그런지 목소리가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남을 만한 인터뷰였다. 바로 다음 날 인터뷰를 번역한 글들도 바로 올라왔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굉장했다. 그리고 며칠 뒤 그의 타계 소식을 들었다. 마지막 인터뷰를 들을 수 있었구나...
그의 책이 나올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서평단 지원을 했다. 꼭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비록 가제본이였고, 책의 일부 뿐이었지만 충분히 의미있다는 생각으로 지원했고, 감사하게도 결국 가제본을 손에 넣게 되었다.
전반의 1~3장은 그의 인생과 사고방식에 대해 간단히 다루고, 4장은 그의 11강을 다룬다. 그 중 가제본에 실린 것은 1~3장과 4장의 1,2강이다. 4장의 2강까지 읽은 후 읽지 못한 남은 9강의 내용들이 정말 궁금하다. 한참 재미있어지는 중에 놓친 기분이다.
그는 워런 버핏의 파트너로 유명하다. 워런 버핏을 알고 바로 그다음에 알게되는 사람 아닐까. 내가 아는 그는 부자였다는 것, 코스트코를 추천했다는 것 정도이다. 투자를 열심히 하는 사람도 아니기에 그냥 보통 사람들이 아는 만큼, 그 이상은 잘 모른다. 그런데 그의 마지막 인터뷰를 들으며 더 알고 싶어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1~3장의 그의 인생과 사고방식에 대한 내용이 정말 궁금했다.
여러 책을 읽어본 결과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둘로 나뉘는 것 같다. 세상을 혼자 바꿀만큼 괴짜 천재거나, 이런 사람이 내 주변에 살고 있는지도 몰랐을 정도로 평범하게 자신만의 원칙을 지키며 수수하게 살아가는 사람이거나. 찰리 멍거는 그 중에 후자다. 스티브 잡스나 일론 머스크의 전기를 읽으며 느낀 점은 “나는 성공할 수 없겠다”였다. 하지만 찰리 멍거의 삶을 읽다보니 “나도 성공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눈에 띄게 뛰어나지 않았지만 적당히 뛰어났고, 스스로의 원칙을 믿었으며 그 원칙에 위배되는 행동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자신의 자식이라 할지라도. 남들에게 흔들리지 않았으며, 항상 공부했고, 겸손했다. 이 모든 것들은 평범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누구나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성공할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그의 투자 원칙을 읽으며 내가 몸담은 회사도 체크했다. 과연 나는 어떻게 행동하고 움직여야 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 고민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망치를 가진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못처럼 보이는 법”이라는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은 단순하거나 쉽게 읽히지 않는다. 그만큼 기본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한다. 미국 경제와 주식, 그리고 투자시장과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가 되어 있지 않는다면 읽어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기본적인 공부의 바탕위에 이 책을 읽는다면 갑자기 머릿속에 환한 전구가 하나 켜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나는 그동안 망치만 들고 모든 문제를 못으로 봐왔던 사람이었으니까.
가제본이기 때문에 4장의 2강까지 밖에 읽지 못했지만, 11강까지 읽으면 좀 더 배웠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책을 읽은 후의 느낌은 항상 똑같다. 지속적인 배움을 통해 내가 바로 서야 하고, 내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 말하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공을 붙잡을 수 있다.
책을 읽고 배움을 갈구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바로 그것 아닐까, 내가 옳다 여기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확인하는 그 과정. 오늘도 내가 옳다 생각하는 것을 옳다고 확인했다. 찰리 멍거를 통해.
* 김영사를 통해 가제본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