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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 하자 ㅣ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지음, 하빈영 옮김 / 현북스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독자들에게 무한한 신뢰감을 주는 작가는 참 드뭅니다.
저에게 있어서도 그런 믿음을 주는 작가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지요.
'앤서니 브라운'도 그런 작가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의 책에는 사람의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기법이나 멋을 부린 문장이나 그림 대신
세상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지요.
간혹 우리와 정서가 다른 부분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늘상 그의 책은 기다려지고, 기대가 되곤 합니다.
이번에 만나 본 책은 제목만 봐도 따뜻한 내용이 예상되는 [우리 친구 하자]입니다.
올해 다섯살이 된 꼬맹이 딸아이가 참으로 좋아하는 단어지요. 친구~!!!

어느 날 스미스 씨는 딸 스머지와 강아지 알버트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을 갑니다.
스미드 부인도 아들 찰스와 강아지 빅토리아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강아지들의 목줄을 풀어주고,두 가족은 같은 벤치에 앉게 됩니다.
같은 벤치에 앉았지만, 양쪽 끝에 앉아 서로 다른 쪽만 바라보는 스미스씨와 스미드 부인!
그러나 두 가족의 강아지들은 어느새 좋은 친구가 되어 신나게 어울려 놀지요,
여전히 서로 다른 쪽만 바라보고 있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서로 조금씩 가까이 다가앉습니다.
둘은 함께 그네를 타고, 구름사다리와 큰 나무에도 올라갑니다.
그러다가 야외 무대에 모여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과 강아지들~!!
그들에게 이 세상은 모두 행복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거리를 좁히지 못한 두 어른은 신문을 읽거나, 먼곳을 바라보고 있지요.
이제 헤어질 시간~!!
각자의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
스머지는 찰스한테 받은 노란 꽃 한송이를 유리병에 꽂아 소중하게 간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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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상당히 독특한 형식으로 인간의 관계형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가장 먼저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된 것은 사람이 아닌 강아지였지요.
그리고, 그다음으로 친구가 된 것은 어른보다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이었어요.
순서상으로 보면 이어서 어른들도 친구가 되거나, 간단한 대화라도 주고받아야 마땅하지만,
헤어지는 그 시간까지도 두 어른은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 차이 때문일까요?
각자의 사회적 지위 혹은 신분의 차이 때문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부끄럽거나 먼저 다가갔다가 거절당할까봐 미리 걱정을 해서는 아닐까요?
이런저런 이유로 끝내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고 헤어진 어른들~!!
쉽게 마음을 열고, 어울려 노는 아이들에 비해
분명 어른들은 다분히 소극적이고, 계산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듯 합니다.
아이를 위한 책이지만, 함께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이 좀 씁쓸했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앤서니 브라운의 책은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은 동화라고 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느끼는 이런 기분과 달리
딸아이는 아이의 눈높이, 아이의 시선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즐겼습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상징적인 장치나 숨은그림을 찾는 재미에 푹 빠졌지요.
가볍에 이야기를 읽어내려갔던 처음 두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림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눈빛을 반짝반짝 빛내는 일이 많았습니다.
물론...엄마에게 묻고 싶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아주 많았지요!!!
아이의 감성을 건드리는 따뜻한 이야기면서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장치들이 많았으니까요~^^
앤서니 브라운만의 독특한 감성과 유머가 잔잔히 흐르는 따뜻한 이야기!!
엄마인 저에게도...39개월인 딸아이에게도 참으로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아니, 앞으로도 참 좋은 친구가 될 책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