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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놀면 안 돼? - 성장이야기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8
이주혜 글.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12월
평점 :
저희집에서는 밤만 되면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곤 한답니다.
"더 놀고 싶은데....",
"책 다섯개만 더 보고 자면 안돼요?"
"잠자기 싫어요~아빠오면 잘꺼에요."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놀다가 잘 수 있을까....
딸아이의 머릿속은 온통 그 생각들로 꽉차있는 듯 해요.
온종일 회사에서 시달린 아빠와
아이와의 씨름으로 지친 엄마는 얼른 자고 싶지만,
딸에게 잠자는 시간은 휴식과 재충전의 의미이기 보다는
그저 놀이의 끝이고, 아빠엄마와 떨어져야 하는 시간인 것 같아요.
졸려서 연신 눈을 비비면서도 놀고 싶어하는 아이...
딸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
밤에는 왜 꼭 잠을 자야 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
태양이는 밤이 싫어요.
밤이 되면 맛있는 것도 못 먹고, 노래도 못 부르고,
가만히 잠만 자야 하니까요.
밤에도 잠 안 자고 신나게 놀 순 없을까요?
박쥐인 깜깜이도 밤이 싫어요.
밤이 되면 잠도 못 자고, 힘들게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니까요.
밤에도 계속 잠만 잘 순 없을까요?
유난히도 달이 밝은 어느 날,
두 손을 모은 태양이와 깜깜이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태양이와 깜깜이의 몸이 바뀌게 된 것이지요.
박쥐가 된 태양이는 밤에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르고, 숨바꼭질도 하면서
최고로 신나는 밤을 보냈어요.
날이 밝자 태양이와 깜깜이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어요.
태양이는 또 맛있는 음식을 먹고,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숨바꼭질을 했지요.
깜깜이는 또 잠자리에 들었지만, 더 이상 잠이 오지 않았어요.
깜깜이는 밤에는 밖에 나가 놀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태양이는 밤에는 잠을 푹 자야겠다고 생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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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인공 아이와 박쥐의 몸이 바뀐다는 재미있는 설정을 바탕으로 해요.
하루종일 맛있는 것을 먹고, 놀기만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던 태양이는
아침부터 밤까지 노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았지요.
잠을 자지 않고, 움직이기만 하면 얼마나 피곤한지 몸으로 깨달았거든요.
박쥐인 깜깜이도 마찬가지였어요.
하루 온종일 잠만 자고 싶었지만,
자고 싶다고 해서 계속 잠이 오는건 아니었거든요.
맞아요! 누구나 잠자는 시간과 활동하는 시간은 나누어져 있어요.
책을 읽고 나서 딸에게 물었어요.
"태양이가 잠 안자고 계속 놀기만 하니까, 좋아하는 것 같아?"
"아니! 자고 싶대~"
"그럼 깜깜이는 계속 잠만 자는게 좋대?"
"아까는 그랬는데...잠이 안와서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어."
그리고나서 딸에게 말했지요.
"응. 맞아! 혜민이도 밤에 잠 안자고 놀면
아침에 너무너무 졸려서 놀 수가 없어.
혜민이가 아침에 졸려서 잠들어버리면 친구들하고 놀지도 못하고,
책도 못보는데...그럼 어떻게 하지?"
"일어나서 놀면 되지~"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밤이 되서 친구들은 모두 자는데..."
"......."
"엄마! 그럼 밤에는 쪼금만 놀고 자면 안돼? 책 세개만 보고~"
ㅎㅎㅎ....그래도 밤에 무조건 일찍 자야한다는건 싫은가 봐요.
끝내 책 세권으로 타협을 보네요.
아이에게는 백번의 잔소리 보다 이렇게 책을 통해
아이 스스로 느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 같아요.
일찍 자야한다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울면서 조르던 아이가
엄마에게 한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거든요.ㅎㅎ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 전개와
재미있는 설정, 사실감 있으면서도 귀여운 그림이
아이 마음속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이겠죠?
잔소리가 필요 없는 책!!!
책을 읽어주는 엄마에게도....귀담아 듣고, 보는 아이에게도
참 즐거운 책읽기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