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안 되겠어요 -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 차일드 커뮤니케이션 Child Communication
이상희 글, 노인경 그림 / 상상스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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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부터 유난히 더 눈에 띄고, 가슴이 아픈 뉴스~!!

바로 아이들의 유괴나 성폭행 소식이다.

아이들의 순진한 까만 눈망울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짓들을 할 수 있는건지...

뉴스를 볼때 마다 화가 치밀다 못해 험한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 된다.

아마도 대한민국에 사는 어른이라면 모두 한마음이 아닐런지...

가장 소중하게 아껴주고, 지켜줘야 할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이런 어둡고, 위험한 곳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우리딸은 올해 다섯살이 되었다.

아이가 30개월쯤 아니...그전이던가?

말을 또박또박 잘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엄마 전화번호와 집주소,

아빠 차량번호를 기억하도록 했고, 수시로 물어봐서 말로 표현하도록 훈련을 시켰다.

"엄마 우리집 주소는 oo아파트 oo동 oo호지? 우리 엄마 전화번호는...."

외출할 때마다 수시로 각인을 시켜서인지 묻지 않아도 혼자 한번씩 말을 해서

주변 어른들이 똘똘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한다.

아이는 엄마를 잃어버렸거나 당황스러운 순간이 되면 알던 것도 곧잘 잊어버리고,

얼어서 입이 떨어지지 않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도 모르는 것 보다야 훨씬 나을 것 같아서 훈련시키는 일에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

"싫어요~!! 안돼요~!!"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것도

이삼일에 한번씩은 연습을 시키고 있다.

곧잘 따라하는 아이를 보면 대견하다 싶으면서도

이런 연습을 시켜야 하는 현실이 참 서글프기도 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안전이니...!!

 

이번에 만나본 책은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이다.

유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시와 대처방법이 나와있는 동화책~!!

우리 아이가 스스로를 지키는데 꼭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책을 읽어본다.


 

이 이야기는 보라별에 사는 다섯 쌍둥이 짬콩이들이

쫌쫌이들한테 잡혀갔다가 간신히 집에 돌아온 얘기다.

쫌쫌이들은 아이들을 붙들어가는 나쁜 이들이다.

 

***********************************************

 

다섯 쌍둥이들끼리 어린집으로 향하던 어느 날...

어느 아주머니의 도움요청에 막내콩이는 얼른 아주머니를 부축해서

건널목을 건넜지.

"그건 안되겠어요. 지금 나는 어린이집에 가는 길이에요.

다른 어른한테 도와달라고 하세요." 하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 아주머니는 바로 쫌쫌이였어.

막내콩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당나귀 나라로 끌려가 버렸어.

 

"얘야, 햄스터가 트렁크 속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어쩌면 좋으냐?"

네콩이는 낯선 할아버지를 돕느라 트렁크 속으로 팔을 뻗었어.

그 할아버지도 바로 쫌쫌이였는데!!

네콩이가 트렁크 속으로 몸을 들이밀자마자 트랑크가 닫히고,

네콩이도 당나귀 나라로 끌려가 버렸어.

 

막내 콩이와 네콩이가 끌려간 줄도 모르고 어린이집으로 가는 꼬마 콩이들~!!

이번엔 세콩이 앞에 고양이가 나타났어.

고양이한테 맛난거 먹이러 가자는 낯선 언니의 말에 따라나선 세콩이!!

"지금은 안되겠어요. 우리 선생님께 여쭤보고 올게요."

하고 얼른 어린집으로 갔어야 했는데...

세콩이도 자동차 속으로 끌려들어갔지.

 

"꼬마야, 우리 강아지 좀 붙들어줄래?"

두콩이는 강아지를 뒤쫓아 갔어.

"그건 안되겠어요. 강아지는 제가 붙들 수 없어요. 우리 선생님께 말씀드릴게요."

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두콩이도 쫌쫌이 손에 이끌려 당나귀 나라로 끌려가고 말았어.

 

한콩이가 어린이집에 들어서니 선생님이 다른 콩이들을 찾는거야.

그제야 한콩이는 쌍둥이 동생들이 뒤따라오지 않았다는걸 알았지.

아빠 엄마는 간신히 동생들을 찾아냈어.

이제 짬콩이들은 길고양이를 돌보러 어두운 골목에 혼자 들어가지 않아.

아주 예쁜 강아지가 다쳤으니 도와달라고 해도,

엄마 아빠나 선생님이 아니면 절대로 따라나서지 않지.

"그건 안되겠어요."

똑 부러지게 말하면서 쫌쫌이를 물리친단다.

 

 


 

 

이 책은 각각의 상황들에 대한 예시가 자세히 나와 있어서 참 좋다.

그냥 '낯선 아저씨, 아줌마는 따라가면 안된다'는 식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하는지...그럴 때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그 예시를 보여 준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접근~!!

그리고, 아무런 의심 없이 자연스럽게 따라나서는 아이들~!!

그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은 가슴이 철렁하고, 아이들은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엄마 아빠, 선생님이 아닌 다른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도 함부로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그럴 경우 큰 소리로 "그건 안되겠어요!"라고 외쳐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도덕 교과서에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라고 가르치는데...

사람에 대한 열린 마음과 사랑의 손길을 나누는 법을 알려줘야 하는데...

낯선 사람에 대해 일단 경계심을 가져야 하고,

도와달라는 요청에 함부러 응해서는 안된다는다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는 것이

나 역시도 혼란스럽고, 참으로 가슴이 아프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줄 모르는 유아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르쳐줘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열마디의 잔소리 보다 책을 통해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은 아이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위험한 순간에 대해 인지를 할 것이고,

그러한 순간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재미와 함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참 고마운 책이었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것을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때가

꼭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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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수네 집에 놀러 갈래? 킨더 어린이 도서관 6
주원규 지음, 이나성 그림 / 킨더랜드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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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

유아들 책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기대를 가득 안고 책을 신청했다.

그런데...책을 받고 정말 깜짝 놀랐다.

책 내용이 좋을 것 같아서 신청했는데, 막상 책을 받고 보니,

42개월인 우리 딸이 읽기에는 글밥이 너무 많은 초등학교 저학년용 책이었던 것이다.

왠만큼 글밥이 많은건 잘 소화해내는 딸이지만,

이건 초등학생용 단편소설이라 할만한 방대한 분량~!!

그래서...책은 내가 읽고, 딸에게는 내용을 간추려서 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으로 책 내용을 전달했다.

아빠는 한국인, 엄마는 외국인인 초등학생 깜수~!!

내용은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좀더 깊고, 넓게 전개되었지만

초등학생들이 읽어보면 충분히 공감하고, 재미있어 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잘 가지고 있다가...좀더 큰 후에 꼭 읽어주어야지. ^^

 


 



 



 

초등학교 3학년인 민철, 태용, 성주는 사생대회를 앞둔 어느 날

그림연습을 하러 서오릉에 와있다.

아이들은 토요일까지 그림 연습을 시키겠다고 이곳으로 데려온 미술학원과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만 하고...

급기야 선생님 몰래 용감스럽게도 탈출을 감행한다.

휴대폰 전원까지 끈 아이들은 버스를 타고 번화가로 나가 자장면을 사먹고, PC방까지 간다.

처음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일탈 행동에 적잖이 흥분하고 설레었지만,

이런 기분도 잠시~!!

PC방에서 만난 불량배들 앞에서 겁먹은 꼬마의 모습이 되어 움츠러들게 된다.

이런 이들 앞에 같은반 친구인 깜수가 나타나서 구해주고,

깜수를 따라 철거촌 마을에 있는 깜수네 집까지 따라가게 된다.

뜻하지 않게 집에 돌아갈 시간이 너무 늦어진 아이들은

혼날 것이 두려워 점점더 집에 연락하기가 무서워지고....

평소 두렵게 느꼈던 까만 얼굴과 위압스러울만치 키가 큰 깜수와 함께 있는 것도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깜수네 집을 도망쳐 나오는데....야속하게도 또다시 맞닥트리게 된 불량배 일행~!!

결국 또다시 깜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깜수와 함께 밤을 보내면서

깜수가 결코 무서운 친구가 아니라 자신들과 똑같은 아이라는 것...

오히려 잠든 얼굴이 너무도 평온한 천사의 얼굴이란 것을 발견하고,

깜수에게 마음을 열기로 하는데....

우여곡절 많은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 학교에서 깜수를 찾았지만,

깜수는 급작스럽게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한번도 친구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던 아이...

하지만, 세아이는 모두 깜수를 생각하고, 보고 싶어하게 되고,

마침내 모두가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우리 깜수네 집에 놀러 갈래?"

 


 

 

같은 나이임에도 너무도 두려운 존재였던 깜수~~

불량배들을 피해 찾아간 좁고, 컴컴한 냄새나는 깜수네집!!

그들은 깜수와 함께 하는 내내 그 시간과 공간이 두렵고, 불편했지만...

어느새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깜수를 친구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전에는 결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말....깜수네 집에 놀러 갈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다문화가정~!!

그들이 우리말과 우리 문화에 서툴고, 생김새가 다르기는 하지만,

분명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이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마음을 열고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쉽지 않기는

아이나 어른이나 모두 마찬가지가 아닐런지...

오히려 아이 보다 어른들이 그런 면에서 더 서툴다는 생각마저 든다.

 

5살이 되어 올해 처음으로 단체생활을 시작한 딸아이는

처음 이삼일 동안은 유치원에 가서도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었다고 한다.

그때 딸아이 옆에 다가와서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면서 "울지마...울지마.."하면서

위로해준 친구가 있었다고 했는데...그 아이가 바로 다문화 가정의 아이였다.

"친구 하나가 많이 위로를 해주었어요. 어머니도 OT날 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 조금 눈에 띄었을지도 모르는데..."

선생님의 전화를 받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언뜻 떠오르는 얼굴이 없었다.

하지만, 아이 얼굴이 생각나지 않고, 그 아이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것은

나의 관심 밖이었다.

그저 우리 아이가 힘들어할 때 옆에서 위로해주고, 힘이 되어주고, 손을 내밀어준 친구가

있었다는 것 만이 감사할 뿐이었다.

그 친구 덕분이었을까? 딸은 빠른 시간에 유치원에 적응했고,

또다른 아이에게 자신이 받았던 것처럼 손을 내밀고, 위로를 해주는 아이가 되었다.

 

작가는 말한다. 이 세상에 다문화 가정이라는 말조차도 아예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그런 날이 올 때, 우리의 아이들이 보다 더 넓은 이해심과 배려의 마음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나와 다르다는 것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며, 틀린 것은 더더욱 아니다.

나와 다른 사람, 나와 다른 생각에 거부감을 갖기 보다는

그 모든 것을 초월하여 감싸안고, 다독이고, 품을 줄 아는

넓고, 따뜻한 마음~!!

내 아이가 그렇게 사랑이 가득한 아이로 자라주기를 바래본다.

어느 날...우리집에 제임스나 수잔이 놀러오고,

딸아이와 함께 피터나 데이빗 집에 놀러가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

그런 날이 기대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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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구멍 비룡소의 그림동화 176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고향옥 옮김 / 비룡소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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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작은 아기가 엄마 배 속에서 엄마 배꼽 구멍을 보고 있어.

우와! 보인다, 보여. 바깥세상이 보인다.

아기가 태어나면 선물로 줄 로봇을 만들고 있는 오빠의 발그레한 얼굴...

아기에게 보여 줄 예쁜 꽃을 가꾸고 있는 언니의 신나는 소리...

아빠는 아기를 위한 노래를 만들고,

엄마가 만드는 맛있는 음식의 좋은 냄새...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가족들의 도란도란한 목소리!!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들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새 소리, 꽃잎이 흩날리는 소리도...들린다, 들려.

이리 오렴. 이리 오렴. 이리 오렴.

그날 밤, 아기가 아무한테도 들리지 않게 조용히 속삭였어.

우리 내일 만나요!!!


 



 

이 책은 상당히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책이다.

아기 (동생)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설레임과 흥분, 기대를 담은 책들은

솔직히 참 많이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이 유독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른 책들과 달리 가족이 아닌 아기의 입장, 아기의 시선에서 씌여진 책이라는 점이다.

엄마의 배꼽 구멍을 통해서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바깥 세상의 소리를 듣고 있는 아기~!!

저마다 아기를 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가족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기는 얼마나 행복할까?

아기와 만날 날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설레임 만큼이나

그들의 곁으로 다가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지?

 

동생이란 존재에 대한 질투와 경계심...

출산에 대한 두려움...

그 모든 것을 배제한 체, 만남에 대한 기분 좋은 설레임만이 가득한 이 책은

동시를 읽는 듯, 동요를 부르는 듯...그렇게 흥겹게 이어진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내용만큼이나 물감으로 그린듯 편안한 느낌의 그림..!!

아이에게 밝은 느낌을 전해 줄 참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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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곰이야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2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그림, 서애경 옮김 / 현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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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 맑은 날 아침, 남자 둘이 타고 있는 예쁜 색깔 풍선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배가 고픈 두 남자는 풍선에서 내려 도시락 먹을 곳을 찾아 나섰지요.

두 남자가 떠나자 갈색 곰 한 마리가 나타나서 풍선 바구니를 보고

낮잠 자기 좋은 굴이라고 생각합니다.

곰은 아늑하고, 좋은 바구니 속에서 깜빡 잠이 들어 버렸어요.

잠에서 깨어난 곰은 어리둥절했지요.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한 낯선 숲 위를 둥둥 떠가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때 새 한 마리가 날아가다가 풍선에 부딪쳤고, 새 부리에 찔려 풍선의 바람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로 떨어진 풍선이 내려온 곳은 가장행렬이 펼쳐지고 있는 어느 도시였어요.

사람들은 바구니 밖으로 나온 곰을 보면서 사람이 곰 처럼 분장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진짜 곰처럼 멋지게 꾸몄다고 생각한 방속국 기자가 곰을 방송국으로 데리고 갑니다.

방송국에서 도망쳐 나온 곰은 오토바이를 타고, 경기장으로 가게 되고,

얼떨결에 경주에 참가하고, 일등으로 경승선을 통과하지요.

이번에 곰은 날개가 다섯 개나 달린 별난 새를 타고 음악 공연장에 가게 됩니다.

음악소리에 흥이 난 곰은 무대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가장행렬에 참여했던 곰의 모습과 달리기 경주에서

우승했던 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춤까지 잘춘다면서 호들갑을 떨었지요.

소란스러운 사람들한테 잔뜩 겁을 집어먹은 곰은 소방차 사다리를 나무라고 생각하고

오르기 시작했어요.

곰이 사다리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마침 풍선이 하늘을 떠가고 있었습니다.

풍선에 타고 있던 두 남자는 곰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바구니에 올라타도록 도와줍니다.

곰에게는 참으로 힘들었던 하루~!!

두 남자가 잠시 풍선을 땅에 내린 사이 곰은 바구니에서 내려 엉금엉금 걸어갔습니다.

 


 

 

 

이 책은 상당히 화려한 색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림이 주는 이런 화려함과 달리 그 내용은 곰의 순박함과 호기심, 상상력으로 가득차 있다.

곰이 잎이 하나도 없는 키 큰 나무가 가득한 숲이라고 생각한 곳은 다름 아닌  도시의 빌딩 숲이다.

날개가 다섯개나 달린 별난 새는 바로 헬리콥터~!!

자신이 살고 있고, 알고 있는 자연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순박한 곰~!!

하지만, 그와 달리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믿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사실과 상관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결론을 내려고 하는 면이 있다.

곰은 그냥 곰일 뿐인데...가장 행렬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곰의 탈을 쓴 사람으로 본다든지

곰의 울음소리를 사람의 이름으로 판단하고, 곰의 소리를 자기 마음대로 결론지어 버린다.

"겨릉, 겨르르응" 하는 소리를 경기장으로 알아듣는다거나,

"크릉" 하는 소리를 이름으로 알아듣는게 그 예다.

곰은 한번도 자신이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말할 수도 없지만~^^),

사람인 척 흉내를 낸 적도 없다.

단지....그를 곰의 탈을 쓴 사람이라고 믿은 대중들만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사물을 바라볼 때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생각으로

사실과 상관없이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꼬집는다.

 

순수한 우리 아이들이라면 어땠을까?

만약 가장 행렬에 갑자기 커다란 곰이 나타났다면...어른들 처럼 곰의 탈을 쓴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커다란 곰이 무서워서 소리치고, 숨어버렸을까?

"진짜 곰인데...엄마 진짜 곰인데 사람들이 왜그래?"

딸아이의 질문에 많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아이에게는 진짜 곰이 도시에 날아가서 겪게 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어른에게는 자신들의 잘못된 시선과 선입견, 섣부른 판단에 대한 자기 반성으로...

그렇게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어도 좋을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독특한 내용과 구성~~!!

오랜만에 만난 신선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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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지 않고 내 아이 키우기
신철희 지음 / 경향에듀(경향미디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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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5살~!!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엄마손도 많이 필요치 않고,

어느 정도는 혼자 무슨 일이든 잘 해내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여전히 아기 같기만 한 우리딸!!

이런 내게 친구들이 웃으며 말한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도 엄마 눈에는 마냥 아기 같은데...겨우 유치원 보내 놓고,

기대가 너무 크다고~~

하긴...팔순 노인의 눈에 예순 자식도 아기처럼 보인다고 하니,

엄마 눈에 자식은 늘 물가에 내놓은 아기처럼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존재가 맞는 것 같다.

 

만 42개월이 된 딸아이~!!

아이가 24개월이 될 때까지만 해도 나는 화내지 않고, 때리지 않고, 소리치지 않는

자상하고, 다정한 엄마가 될 자신이 있었다.

24개월이 지나고 36개월이 되는 동안...전혀 소리치지 않고 키우기는 힘들다는걸 몸소 체험했지만,

그래도 아이를 때리거나, 내 감정에 못이겨 화를 내는 엄마가 되지 않겠노라고 생각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육아 전문가들 처럼

나도 아이에게 우아한(?) 훈육을 하는 엄마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아이는 점점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그만큼 고집도 세지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공연히 트집을 잡기도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꾸 그러면 엄마한테 혼난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도 하고,

엉덩이를 한대씩 때려준 적도 있다.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너무도 평범한 인내심을 가진 대한민국의 엄마~!!

매번 그렇게 대응하는게 참 쉽지가 않다.

오히려 아이가 크면 클수록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서인지

'이정도는 혼자서도 해줬으면...이젠 엄마 없이도 혼자 잘 놀아줬으면...

이 만큼 컸으면 이젠 이런 일로 고집을 부리지 않았으면...'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러니,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

 

[화내지 않고 내 아이 키우기]....

제목만 봐서는 눈과 귀가 솔깃해지면서...한편으로는 '그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나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한번 돌아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분명 어떤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는게 현명한지

몰라서 못하는 부분도 있을테니까...^^;;;

엄마라는 사람은 참 끊임 없이 공부할 것이 많다. ㅎㅎ

 





 

   인상적인 구절  

 


 

 

완벽하게 세상에 홀로서는 조건을 갖추고 세상과 맞부딪치는 첫 대상이 바로 부모다.

호기심이 충만한 아이는 스스로 걸어서 이것저것을 탐색하려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느끼려는 세상을 현실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이것저것 간섭하고 통제하며 못 하게 한다.

이때 아이와 부모 사이에 생기는 것이 갈등의 시초다. (p.51)

 

이때의 아이는 처음으로 세상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만만하게 세상이 정말 내 마음대로 되는지

아닌지를 온몸으로 부딪쳐 느껴보려 한다.

이때 부모가 뭐든지 오냐 오냐 하고 아이의 욕구대로 다 들어주면 아이는 실제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면 아이는 이다음에 맞이하게 되는 큰 세상, 또래관계에서 심한 좌절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너무 억압하고 통제하면 세상은 너무나 어렵고 힘들다고 느껴 도전 자체를 포기하고

자신감 없고 위축된 아이로 자라게 될 것이다.

언제 어느 때나 그렇듯이 부모는 적절함, 중용의 상태를 늘 유지하도록 애써야 한다.

적절히 요구를 좌절시켜 주고 또 적절히 허용하여 차분하게 현실에 도전하는 자녀로 만드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 부모들이 해야 할 과제다. (p.51~52)

 

===> 밥이랑 반찬을 모조리 흘리면서도 혼자 숟가락질을 하려고 하고,

        마음대로 안된다고 짜증을 내면서도 스스로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려 하고...

        방안 곳곳에 물감을 질질 흘리고, 스케치북을 흥건히 적시면서 물감놀이를 하겠다고 하고,

        바지와 양말을 뒤집어 입기 일쑤지만...그렇게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것이 아이의 일이다.

        부모가 도와주면 빠르고, 쉽게 갈 수 있는 길을...오랜시간이 걸려 돌아가는 것!!

        조금 답답하더라도 그것을 참고, 기다려주는 것이 부모의 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근데...언제 어느 때나 적절함, 중용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면서도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일이다. ^^;;; 

 

 

떼를 심하게 쓰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방법을 찾기 이전에 먼저

'떼', '고집'이라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떼쓰고 고집부리는 것이 부모를 이기려고 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거나 버릇없는 행동이라고 여기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p.61)

 

===> '떼'와 '고집'이라는 말은 철저하게 부모 입장에서 사용되는 말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말 잘듣는 아이'도 부모 입장에서 착한 아이지, 아이 입장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의 고집과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요즘...

        힘들때 마다 내 자신에게 말해줘야 겠다.

        '지금 너의 딸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보루를 치고 있어.'

        그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어리광부리는 시절도, 천방지축의 시절도, 솔직하고 발랄한 시절도 모두 충분히 가져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어른의 준비단계를 가져야 합니다.

너무 일찍 어린 시절을 끝내면 경직되고 불안정하고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이

의무만 수행하고 덜 인간적인 사람이 됩니다.

부모님은 자녀의 이런 감정맥락을 잘 이해하고 지금부터라도 너무

어른스러운 모습을 요구하지도 기대하지도 마세요.

자녀가 짜증 부리는 것은 너무 힘에 겨워 나타나는 모습이니 가급적

모르는 척하거나 받아주고 기다려주며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습관적으로 보이는 의젓함, 억지로 참는 행동들은 칭찬도 야단도 말고 그대로 지켜보며 기다려주세요.

(p.143)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 중의 하나!! 바로 '~~답다'라는 말이다.

        아이는 아이다울 때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이가 로봇처럼 한치의 거스름도 없이 부모 또는 어른이 시킨대로 행동하고,

        어떤 순간에도 어른스럽게 양보하고, 기다리고, 이해할 줄 안다면...그건 좀 징그러울 것 같다.

        아이가 아이다운 순수함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감정표현에 적극적이고, 솔직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때로는 울음이나 고집으로 표현되더라도~~!!

 

 

3~4살쯤 되면 같이 놀고 싶어 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또래와 함께 놀기 시작하는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나이인 4~6살엔 친구 사귀는 기술을 배우게 되며, 이때 친구 사귀는 기술을

배우지 못하면 앞으로 대인관계에 내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친구와 잘 사귀려면 내 주장만을 하지 말고 양보할 줄도 알고, 타협할 줄도 알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이 시기에 아이들과 많이 놀아보고 싸우기도 하고

얻어맞기도 하고 친구를 때리기도 하는 등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친구하고 놀려면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터득하게 된다. ((p.201~202)

 

===> 딸아이는 외동이다. 형제 없이 자라는 것이 안쓰럽고, 걱정스러워서

        가급적 여러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내가 좀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오랜 시간 놀게 하고,

        수시로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들인다.

        그래서일까? 딸아이도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는걸 아주 좋아하고, 당연시 여긴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언니오빠 혹은 친구들에게 자주 말한다.

        "우리집에 놀러가자. 내가 초대할께~~"

        그래...지금처럼 그렇게 여러 아이들 틈에서 부딪치면서...온몸으로 세상을 배워가기를 바란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값비싼 장난감이나 교구가 아닌 친구니까!!!





 

 

이 책은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 대해 정답을 제시해주는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귀가 솔깃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지도 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엄마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주기는 한다.

어떤 경우에 우리딸이 마음 상해 하고, 고집을 부리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솔직히 나는 앞으로 전혀 화내지 않는 엄마가 될 자신은 없다.

하지만, 내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버럭'하는 엄마, 수시로 아이에게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

아이가 겁을 먹고, 엄마 말에 따르게 하는 엄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한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줘서

어떤 경우에도 아이가 자신의 감정표현을 솔직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것을 잘 들어주고 받아주는 엄마가 있다면

엄마가 화를 내는 상황이나, 아이가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

세상에 엄마 노릇처럼 어려운게 없다는 어른들 말씀이 불현듯 스쳐지나가는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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