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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안 되겠어요 -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 ㅣ 차일드 커뮤니케이션 Child Communication
이상희 글, 노인경 그림 / 상상스쿨 / 2011년 3월
평점 :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부터 유난히 더 눈에 띄고, 가슴이 아픈 뉴스~!!
바로 아이들의 유괴나 성폭행 소식이다.
아이들의 순진한 까만 눈망울을 보면서 어떻게 그런 짓들을 할 수 있는건지...
뉴스를 볼때 마다 화가 치밀다 못해 험한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 된다.
아마도 대한민국에 사는 어른이라면 모두 한마음이 아닐런지...
가장 소중하게 아껴주고, 지켜줘야 할 우리 아이들이
사회의 이런 어둡고, 위험한 곳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친다.
우리딸은 올해 다섯살이 되었다.
아이가 30개월쯤 아니...그전이던가?
말을 또박또박 잘하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엄마 전화번호와 집주소,
아빠 차량번호를 기억하도록 했고, 수시로 물어봐서 말로 표현하도록 훈련을 시켰다.
"엄마 우리집 주소는 oo아파트 oo동 oo호지? 우리 엄마 전화번호는...."
외출할 때마다 수시로 각인을 시켜서인지 묻지 않아도 혼자 한번씩 말을 해서
주변 어른들이 똘똘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도 한다.
아이는 엄마를 잃어버렸거나 당황스러운 순간이 되면 알던 것도 곧잘 잊어버리고,
얼어서 입이 떨어지지 않기도 한다고 한다.
그래도 모르는 것 보다야 훨씬 나을 것 같아서 훈련시키는 일에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
"싫어요~!! 안돼요~!!"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것도
이삼일에 한번씩은 연습을 시키고 있다.
곧잘 따라하는 아이를 보면 대견하다 싶으면서도
이런 연습을 시켜야 하는 현실이 참 서글프기도 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안전이니...!!
이번에 만나본 책은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이다.
유아에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시와 대처방법이 나와있는 동화책~!!
우리 아이가 스스로를 지키는데 꼭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책을 읽어본다.
이 이야기는 보라별에 사는 다섯 쌍둥이 짬콩이들이
쫌쫌이들한테 잡혀갔다가 간신히 집에 돌아온 얘기다.
쫌쫌이들은 아이들을 붙들어가는 나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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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쌍둥이들끼리 어린집으로 향하던 어느 날...
어느 아주머니의 도움요청에 막내콩이는 얼른 아주머니를 부축해서
건널목을 건넜지.
"그건 안되겠어요. 지금 나는 어린이집에 가는 길이에요.
다른 어른한테 도와달라고 하세요." 하고 말했어야 했는데...
그 아주머니는 바로 쫌쫌이였어.
막내콩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당나귀 나라로 끌려가 버렸어.
"얘야, 햄스터가 트렁크 속으로 들어가 버렸으니 어쩌면 좋으냐?"
네콩이는 낯선 할아버지를 돕느라 트렁크 속으로 팔을 뻗었어.
그 할아버지도 바로 쫌쫌이였는데!!
네콩이가 트렁크 속으로 몸을 들이밀자마자 트랑크가 닫히고,
네콩이도 당나귀 나라로 끌려가 버렸어.
막내 콩이와 네콩이가 끌려간 줄도 모르고 어린이집으로 가는 꼬마 콩이들~!!
이번엔 세콩이 앞에 고양이가 나타났어.
고양이한테 맛난거 먹이러 가자는 낯선 언니의 말에 따라나선 세콩이!!
"지금은 안되겠어요. 우리 선생님께 여쭤보고 올게요."
하고 얼른 어린집으로 갔어야 했는데...
세콩이도 자동차 속으로 끌려들어갔지.
"꼬마야, 우리 강아지 좀 붙들어줄래?"
두콩이는 강아지를 뒤쫓아 갔어.
"그건 안되겠어요. 강아지는 제가 붙들 수 없어요. 우리 선생님께 말씀드릴게요."
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두콩이도 쫌쫌이 손에 이끌려 당나귀 나라로 끌려가고 말았어.
한콩이가 어린이집에 들어서니 선생님이 다른 콩이들을 찾는거야.
그제야 한콩이는 쌍둥이 동생들이 뒤따라오지 않았다는걸 알았지.
아빠 엄마는 간신히 동생들을 찾아냈어.
이제 짬콩이들은 길고양이를 돌보러 어두운 골목에 혼자 들어가지 않아.
아주 예쁜 강아지가 다쳤으니 도와달라고 해도,
엄마 아빠나 선생님이 아니면 절대로 따라나서지 않지.
"그건 안되겠어요."
똑 부러지게 말하면서 쫌쫌이를 물리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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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각의 상황들에 대한 예시가 자세히 나와 있어서 참 좋다.
그냥 '낯선 아저씨, 아줌마는 따라가면 안된다'는 식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접근을 하는지...그럴 때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그 예시를 보여 준다.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 접근~!!
그리고, 아무런 의심 없이 자연스럽게 따라나서는 아이들~!!
그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은 가슴이 철렁하고, 아이들은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엄마 아빠, 선생님이 아닌 다른 사람은
어떤 이유에서도 함부로 따라가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그럴 경우 큰 소리로 "그건 안되겠어요!"라고 외쳐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도덕 교과서에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도와주라고 가르치는데...
사람에 대한 열린 마음과 사랑의 손길을 나누는 법을 알려줘야 하는데...
낯선 사람에 대해 일단 경계심을 가져야 하고,
도와달라는 요청에 함부러 응해서는 안된다는다는 것을 말해줘야 한다는 것이
나 역시도 혼란스럽고, 참으로 가슴이 아프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줄 모르는 유아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가르쳐줘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열마디의 잔소리 보다 책을 통해 배우고, 느끼는 것이 많은 아이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위험한 순간에 대해 인지를 할 것이고,
그러한 순간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재미와 함께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참 고마운 책이었다.
아울러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것을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때가
꼭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