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고 내 아이 키우기
신철희 지음 / 경향에듀(경향미디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5살~!!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되면 엄마손도 많이 필요치 않고,

어느 정도는 혼자 무슨 일이든 잘 해내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여전히 아기 같기만 한 우리딸!!

이런 내게 친구들이 웃으며 말한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도 엄마 눈에는 마냥 아기 같은데...겨우 유치원 보내 놓고,

기대가 너무 크다고~~

하긴...팔순 노인의 눈에 예순 자식도 아기처럼 보인다고 하니,

엄마 눈에 자식은 늘 물가에 내놓은 아기처럼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존재가 맞는 것 같다.

 

만 42개월이 된 딸아이~!!

아이가 24개월이 될 때까지만 해도 나는 화내지 않고, 때리지 않고, 소리치지 않는

자상하고, 다정한 엄마가 될 자신이 있었다.

24개월이 지나고 36개월이 되는 동안...전혀 소리치지 않고 키우기는 힘들다는걸 몸소 체험했지만,

그래도 아이를 때리거나, 내 감정에 못이겨 화를 내는 엄마가 되지 않겠노라고 생각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육아 전문가들 처럼

나도 아이에게 우아한(?) 훈육을 하는 엄마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아이는 점점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그만큼 고집도 세지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 공연히 트집을 잡기도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꾸 그러면 엄마한테 혼난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기도 하고,

엉덩이를 한대씩 때려준 적도 있다.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하지만,

나는 너무도 평범한 인내심을 가진 대한민국의 엄마~!!

매번 그렇게 대응하는게 참 쉽지가 않다.

오히려 아이가 크면 클수록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서인지

'이정도는 혼자서도 해줬으면...이젠 엄마 없이도 혼자 잘 놀아줬으면...

이 만큼 컸으면 이젠 이런 일로 고집을 부리지 않았으면...'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이러니,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

 

[화내지 않고 내 아이 키우기]....

제목만 봐서는 눈과 귀가 솔깃해지면서...한편으로는 '그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나 스스로 마음을 다잡고,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한번 돌아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분명 어떤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는게 현명한지

몰라서 못하는 부분도 있을테니까...^^;;;

엄마라는 사람은 참 끊임 없이 공부할 것이 많다. ㅎㅎ

 





 

   인상적인 구절  

 


 

 

완벽하게 세상에 홀로서는 조건을 갖추고 세상과 맞부딪치는 첫 대상이 바로 부모다.

호기심이 충만한 아이는 스스로 걸어서 이것저것을 탐색하려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느끼려는 세상을 현실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이것저것 간섭하고 통제하며 못 하게 한다.

이때 아이와 부모 사이에 생기는 것이 갈등의 시초다. (p.51)

 

이때의 아이는 처음으로 세상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만만하게 세상이 정말 내 마음대로 되는지

아닌지를 온몸으로 부딪쳐 느껴보려 한다.

이때 부모가 뭐든지 오냐 오냐 하고 아이의 욕구대로 다 들어주면 아이는 실제 세상을

너무 만만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면 아이는 이다음에 맞이하게 되는 큰 세상, 또래관계에서 심한 좌절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너무 억압하고 통제하면 세상은 너무나 어렵고 힘들다고 느껴 도전 자체를 포기하고

자신감 없고 위축된 아이로 자라게 될 것이다.

언제 어느 때나 그렇듯이 부모는 적절함, 중용의 상태를 늘 유지하도록 애써야 한다.

적절히 요구를 좌절시켜 주고 또 적절히 허용하여 차분하게 현실에 도전하는 자녀로 만드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 부모들이 해야 할 과제다. (p.51~52)

 

===> 밥이랑 반찬을 모조리 흘리면서도 혼자 숟가락질을 하려고 하고,

        마음대로 안된다고 짜증을 내면서도 스스로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려 하고...

        방안 곳곳에 물감을 질질 흘리고, 스케치북을 흥건히 적시면서 물감놀이를 하겠다고 하고,

        바지와 양말을 뒤집어 입기 일쑤지만...그렇게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것이 아이의 일이다.

        부모가 도와주면 빠르고, 쉽게 갈 수 있는 길을...오랜시간이 걸려 돌아가는 것!!

        조금 답답하더라도 그것을 참고, 기다려주는 것이 부모의 일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근데...언제 어느 때나 적절함, 중용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면서도

        참으로 지키기 어려운 일이다. ^^;;; 

 

 

떼를 심하게 쓰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방법을 찾기 이전에 먼저

'떼', '고집'이라는게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떼쓰고 고집부리는 것이 부모를 이기려고 하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거나 버릇없는 행동이라고 여기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p.61)

 

===> '떼'와 '고집'이라는 말은 철저하게 부모 입장에서 사용되는 말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말 잘듣는 아이'도 부모 입장에서 착한 아이지, 아이 입장에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의 고집과 힘겨루기를 해야 하는 요즘...

        힘들때 마다 내 자신에게 말해줘야 겠다.

        '지금 너의 딸은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보루를 치고 있어.'

        그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어리광부리는 시절도, 천방지축의 시절도, 솔직하고 발랄한 시절도 모두 충분히 가져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서서히 어른의 준비단계를 가져야 합니다.

너무 일찍 어린 시절을 끝내면 경직되고 불안정하고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이

의무만 수행하고 덜 인간적인 사람이 됩니다.

부모님은 자녀의 이런 감정맥락을 잘 이해하고 지금부터라도 너무

어른스러운 모습을 요구하지도 기대하지도 마세요.

자녀가 짜증 부리는 것은 너무 힘에 겨워 나타나는 모습이니 가급적

모르는 척하거나 받아주고 기다려주며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습관적으로 보이는 의젓함, 억지로 참는 행동들은 칭찬도 야단도 말고 그대로 지켜보며 기다려주세요.

(p.143)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 중의 하나!! 바로 '~~답다'라는 말이다.

        아이는 아이다울 때 가장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이가 로봇처럼 한치의 거스름도 없이 부모 또는 어른이 시킨대로 행동하고,

        어떤 순간에도 어른스럽게 양보하고, 기다리고, 이해할 줄 안다면...그건 좀 징그러울 것 같다.

        아이가 아이다운 순수함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감정표현에 적극적이고, 솔직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때로는 울음이나 고집으로 표현되더라도~~!!

 

 

3~4살쯤 되면 같이 놀고 싶어 한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또래와 함께 놀기 시작하는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유치원에 다니는 나이인 4~6살엔 친구 사귀는 기술을 배우게 되며, 이때 친구 사귀는 기술을

배우지 못하면 앞으로 대인관계에 내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친구와 잘 사귀려면 내 주장만을 하지 말고 양보할 줄도 알고, 타협할 줄도 알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이 시기에 아이들과 많이 놀아보고 싸우기도 하고

얻어맞기도 하고 친구를 때리기도 하는 등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친구하고 놀려면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하는 것을 몸으로 터득하게 된다. ((p.201~202)

 

===> 딸아이는 외동이다. 형제 없이 자라는 것이 안쓰럽고, 걱정스러워서

        가급적 여러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내가 좀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오랜 시간 놀게 하고,

        수시로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들인다.

        그래서일까? 딸아이도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는걸 아주 좋아하고, 당연시 여긴다.

        놀이터에서 놀다가 언니오빠 혹은 친구들에게 자주 말한다.

        "우리집에 놀러가자. 내가 초대할께~~"

        그래...지금처럼 그렇게 여러 아이들 틈에서 부딪치면서...온몸으로 세상을 배워가기를 바란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값비싼 장난감이나 교구가 아닌 친구니까!!!





 

 

이 책은 아이와의 관계 형성에 대해 정답을 제시해주는 않는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귀가 솔깃한 특별한 내용이 담겨있지도 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엄마로서의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주기는 한다.

어떤 경우에 우리딸이 마음 상해 하고, 고집을 부리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솔직히 나는 앞으로 전혀 화내지 않는 엄마가 될 자신은 없다.

하지만, 내 감정이나 기분에 따라 '버럭'하는 엄마, 수시로 아이에게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

아이가 겁을 먹고, 엄마 말에 따르게 하는 엄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최대한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이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줘서

어떤 경우에도 아이가 자신의 감정표현을 솔직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그것을 잘 들어주고 받아주는 엄마가 있다면

엄마가 화를 내는 상황이나, 아이가 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

세상에 엄마 노릇처럼 어려운게 없다는 어른들 말씀이 불현듯 스쳐지나가는 밤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