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곰이야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2
브라이언 와일드스미스 글.그림, 서애경 옮김 / 현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어느 맑은 날 아침, 남자 둘이 타고 있는 예쁜 색깔 풍선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배가 고픈 두 남자는 풍선에서 내려 도시락 먹을 곳을 찾아 나섰지요.

두 남자가 떠나자 갈색 곰 한 마리가 나타나서 풍선 바구니를 보고

낮잠 자기 좋은 굴이라고 생각합니다.

곰은 아늑하고, 좋은 바구니 속에서 깜빡 잠이 들어 버렸어요.

잠에서 깨어난 곰은 어리둥절했지요.

키 큰 나무들이 빽빽한 낯선 숲 위를 둥둥 떠가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때 새 한 마리가 날아가다가 풍선에 부딪쳤고, 새 부리에 찔려 풍선의 바람이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래로 떨어진 풍선이 내려온 곳은 가장행렬이 펼쳐지고 있는 어느 도시였어요.

사람들은 바구니 밖으로 나온 곰을 보면서 사람이 곰 처럼 분장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진짜 곰처럼 멋지게 꾸몄다고 생각한 방속국 기자가 곰을 방송국으로 데리고 갑니다.

방송국에서 도망쳐 나온 곰은 오토바이를 타고, 경기장으로 가게 되고,

얼떨결에 경주에 참가하고, 일등으로 경승선을 통과하지요.

이번에 곰은 날개가 다섯 개나 달린 별난 새를 타고 음악 공연장에 가게 됩니다.

음악소리에 흥이 난 곰은 무대에 올라가서 춤을 추고,

사람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가장행렬에 참여했던 곰의 모습과 달리기 경주에서

우승했던 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춤까지 잘춘다면서 호들갑을 떨었지요.

소란스러운 사람들한테 잔뜩 겁을 집어먹은 곰은 소방차 사다리를 나무라고 생각하고

오르기 시작했어요.

곰이 사다리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마침 풍선이 하늘을 떠가고 있었습니다.

풍선에 타고 있던 두 남자는 곰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바구니에 올라타도록 도와줍니다.

곰에게는 참으로 힘들었던 하루~!!

두 남자가 잠시 풍선을 땅에 내린 사이 곰은 바구니에서 내려 엉금엉금 걸어갔습니다.

 


 

 

 

이 책은 상당히 화려한 색감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림이 주는 이런 화려함과 달리 그 내용은 곰의 순박함과 호기심, 상상력으로 가득차 있다.

곰이 잎이 하나도 없는 키 큰 나무가 가득한 숲이라고 생각한 곳은 다름 아닌  도시의 빌딩 숲이다.

날개가 다섯개나 달린 별난 새는 바로 헬리콥터~!!

자신이 살고 있고, 알고 있는 자연의 모습으로 인간 세상을 바라보는 순박한 곰~!!

하지만, 그와 달리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믿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사실과 상관 없이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결론을 내려고 하는 면이 있다.

곰은 그냥 곰일 뿐인데...가장 행렬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곰의 탈을 쓴 사람으로 본다든지

곰의 울음소리를 사람의 이름으로 판단하고, 곰의 소리를 자기 마음대로 결론지어 버린다.

"겨릉, 겨르르응" 하는 소리를 경기장으로 알아듣는다거나,

"크릉" 하는 소리를 이름으로 알아듣는게 그 예다.

곰은 한번도 자신이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말할 수도 없지만~^^),

사람인 척 흉내를 낸 적도 없다.

단지....그를 곰의 탈을 쓴 사람이라고 믿은 대중들만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이렇게 사물을 바라볼 때 있는 그대로를 보지 못하고 자기들만의 생각으로

사실과 상관없이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꼬집는다.

 

순수한 우리 아이들이라면 어땠을까?

만약 가장 행렬에 갑자기 커다란 곰이 나타났다면...어른들 처럼 곰의 탈을 쓴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커다란 곰이 무서워서 소리치고, 숨어버렸을까?

"진짜 곰인데...엄마 진짜 곰인데 사람들이 왜그래?"

딸아이의 질문에 많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지만, 어른에게도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아이에게는 진짜 곰이 도시에 날아가서 겪게 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어른에게는 자신들의 잘못된 시선과 선입견, 섣부른 판단에 대한 자기 반성으로...

그렇게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어도 좋을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독특한 내용과 구성~~!!

오랜만에 만난 신선한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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