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위기론은 (중략) '언제나 옳다'라는 진리값을 지닌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중략) 잘못된 진단 위에 제대로 된 처방을 세울 수는 없는데, 샌드위치 위기론과 같은 지독한 동어반복적 명제 위에 한국 경제의 밝은 미래가 설 수 없다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17-18쪽
한국에서 샌드위치 위기론은 경제적 담론이라기 보다는 정치적 담론에 가깝다. 정확히 얘기하면 정치인들이 정권의 경제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할 얘기이고, 기업가들이 정부에 무언가를 요구하려고 할 때 커튼이나 배경처럼 사용하기 위해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담론이지만, 과학적 진단은 아니다. 왜냐하면 기업이라는 존재 자체가 국외 혹은 국내에서 언제나 이런 경쟁적 조건 내에 있기 때문이다. -18쪽
샌드위치 위기론은 전형적인 외인론에 해당한다. 크게 보면 국민경제의 외부 경쟁 여건의 여건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고, 작게 보면 기업 밖에서 기업이 어찌할 수 없는 조건의 변화가 발생해서 한국 기업에 위기가 생겼다고 보는 것이다.-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