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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 경제학자 우석훈이 밝힌 잔혹한 "대한민국 연봉" 이야기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6년 1월
평점 :
■ 책을 읽으며 마음이 머물렀던 문장들
■
들어가는 말
돌아보면 우리는 각자의 연봉에 대해 혹은 우리 모두의 임금에 대해
너무 이야기를 안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연봉이 너무 높아서 내놓고말하기가 불편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정말
형편없어 보이는 자신의 시급을 밝히는 게
싫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5~6p
1장 라면만 먹고살 것인가, 캐비아도 먹고살
것인가?
사회에 내던져진 사람들의 삶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은
연봉을 원한다.
그렇지만 꼭 그렇게 연봉에 목매지 않아도 아주
비루하거나 아주 비참해지지 않는 사회가 더 좋은 사회라고 생각한다.
...그 사이
우리는 더욱 더 연봉에 목을 매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17p
주는 사람은 많이 준다고 생각하고 받는 사람은 적게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
연봉이 가지고 있는 기본 메커니즘
아닌가.
-37p
회사는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나은 연봉을 위해 노력하는 게 맞고,
사회는 더 적은 연봉으로도 사람들이 사는 데 불편함이
없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
-40p
반드시 정규직을 해야하는 이유에는 연봉과 함께 안정성
그리고 회사복지라는 요소들이 있다. 복지가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일하더라도 기본적인 복지에는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자신의 꿈과 하고 싶은 일을 고려해 회사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지, 정규직인지 아닌지, 어떤 복지 혜택이 있는지를 놓고 선택하는 상황이 정상은 아니다.
-54p
2장 당신, 여기서 대체 뭐하고 있나?
대부분 20대, 늦으면 30대에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이 선택으로 자신이 살아갈 삶의 대부분이 결정될 확률이 높다. 한국에서는 한
번의 선택이 삶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좋은 사회일수록 '무엇을 선택 하느냐'보다 '어떻게 살아왔느냐'가 더 중요하다. 무엇을
선택했든, 약간의 성실과 일정한 상식만으로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사회이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86~87p
평균적으로 한 사회에서 가장 낮은 보수를 받는 연봉의 직업군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 철학 혹은
경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비율을 살펴보면 그 사회의 통합도를 알 수 있다. 한국에서 복지 분야 직업군의 임금은 낮아도 너무 낮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의 비율도 너무 높다.
-104p
그렇지만 임금이 동종 평균을 유지하는 경우, 임금이 업계 최고로 가는 것과 회사 복지가 업계 최고로 가는 것 사이에는 복잡한 계산법이
존재할 수 있다. 일괄되게 하나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임금도 업계 최하이고, 회사 복지도 업계 최하인 곳, 그런
데는 오래가기 어렵다.
-105p
링컨은 "모든 사람을 얼마 동안 속일 수 있다. 또 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106p
더 많은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데에는 평균임금을 올리는 게 유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습적으로 평균임금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특정 업체도
이걸 깨기가 쉽지가 않다.
-108p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의 경우 가장 중요한 인생의 선택을 대학과 학과를 선택할 때로 그 시간을 유예시킨다. 중간에 대학을 바로 졸업할
것인지 아니면 휴학을 하면서 취업 준비를 보다 집중적으로 할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선택하게 된다.
-110p
개인이 내릴 수 있는 선택이라는 게 사실상 한국에서는 별 거 없다.
-112p
경제가 늙어간다는 것의 또 다른 의미는 업종 전체든 개인이든, 지식의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 경제'에서는 어느
분야에서 시작하든지 새로운 기회가 많이 펼쳐진다.그렇지만 '늙은 경제'에서는 지식이 더욱 세밀해지고, 그래서 체화된 지식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다른 요소에 비해서 더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한국에서 회사를 바꾸는 것이 작은 선택이라면 분야를 바꾸는 것은 정말 큰 선택이다. 어느 날 갑자기 업종을 바꾸라는 것은 그리 권하고
싶은 선택은 아니다.
-113p
자기가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것을 연장시키는 것이 창업의 성공률을 높여준다. 하던 일을 바꾸는 것, 그 위험성에 대해서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114p
3장 급가속이 필요할 땐, 킥 다운
우리의 삶이 비루하고, 많은 청년들이 '헬조선'을 외치고 있는 것은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계산 능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정책의 밑에는
정치가 숨어 있다.
정책이 실패해서 정치가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치가 실패해서 정책이 실패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정책은 계산으로 만들 수 있지만 정치는 계산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125p
연봉이 결정되는 과정에서는 개인의 노력과 기업, 즉 고용주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131-132p
비정규직 시간을 늘리는 방식은, 현재의 정규직 전환율의 구조 속에서 오히려 비정구직의 고착화만 가중시킬 위험성이
높다.
-134p
같은 일을 하는데 왜 다른 연봉을 받아야 할까? 능력 등 성과의 차이가 아니라 성별이나 출신 지역, 학벌 혹은 계약 형태 때문에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흐름이 강하다.
우리는 스스로 그런 차별금지의 원칙 같은 것을 만드는 내재적인 역사가 없었다.
-136p
임금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4대 보험과 시간외수당 혹은 유급휴가에 대한 차이를 줄이는 것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137p
크게 보면 비정규직이 임금과 처우 등에서 받는 부당한 차별을 줄이고, 비정규직 요건을 일의 성격에 따라 다시 규정하는 변화가 오면
비정규직의 연봉은 올라가고, 상당수는 처음부터 정규직 일자리로 노동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다.
-138p
업무의 특성상 생겨나는 마찰적 구조 등으로 인하여 비정규직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그렇지만 보편적 복지 대신에 청와대가 우리에게 디밀고
있는 '보편적 비정규직 체계'를 완화시키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은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특단의 조치이다.
지난 대선 때, 후보 시절 박근혜가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실제 일부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신규 채용부터는 다시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이런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139p
MB 정부 이래로, 정부에서는 최저임금을 별로 올려주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 대신에 하고 싶어 하는 건, 매년 결정하는 최저임금을
3년에 한 번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많은 사람들이 더 올려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임금인상분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려는 속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143p
생활임금제는 '공사에 돈을 쓸 것이냐','사람한테 쓸 것이냐'와 같은 철학적 문제에 가깝다. 쉽게 생각해보자. 4대강으로 경제 활성화를
한다고 하면서 우리는 한국 청년의 미래를 강바닥에 처박았다.
그 22조 원을 청년들에게 월급 보조금 같은 형태로 지급했다고 해보자. 지금
우리의 현실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150p
생활임금제는 어려운 사람들이 가정을 이끌어갈 수 있게 해주자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실질적으로 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임금구조의 맨 하단을 차지하는
나라에서는,생활임금제를 통해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강바닥에 세금을 처박는 것보다는
100배는 유용한 선택이다.
-151p
돈이 생기면 임원들이 다 챙겨가는 회사, 그런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임금이 발생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없애기는 어렵고 고액 연봉자에게
적대적인 생각을 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같은
회사 내에서나 같은 직종 그리고 사회적으로 두 집단의 격차가 너무 어마어마하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적인 것도 아니고 합리적인 것도 아니다.
-163p
4장 가끔은 꾀가 필요해
회사에 들어가 시키는 일을 하고 연봉도 주는 대로 받는데 꾀가 필요할까? 한명회처럼 국가를 상대로 하는 거창한 꾀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작은 꾀는 필요하다.
-169p
전공을 정하고 자기 분야를 정해 어디엔가 들어갔다고 하자. 그 순간 평균연봉과 평균 재직 기간 등 많은 것들이 정해진다. 그리고 남는 것은
그야말로 개인전략과 집단전략, 딱 두 가지가 남는다.
-169p
처음 입사할 때 연봉제를 시행하는 회사에서는 희망연봉을 적어내라고 한다. 사실 높게 쓴다고 해서 연봉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다.
처음
낮게 쓴 것이 실제 연봉의 기준이 된 곳에서는 그 작은 선택이 수십 년간의 임금 기준이 되기도 한다.
-171p
대체적으로 입사 연봉 +-10퍼센트 정도면 무난하다. 위로 좀 더 쓰느냐, 좀 더 아래로 쓰느냐는 실제 평가할 때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초임의 기수준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이 계산법을 알기란 쉽지 않다.
-172p
1년을 4개의 시기로 나누어 분기라고 부른다. 높은 연봉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이 좀 더 낫다.
-173p
낙엽이 지기 시작하는 시기, 그때가 직장인들에게는 씨 뿌리는 시기이다. 연봉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벼를 추수해야 할 시기,그때가 다음
추수를 위해서 씨를 뿌려야 하는 시기이다. 한국에서는 그렇다.
-176p
업무 분장이 너무 명확해지면 '꽃보직'이라는 게 생겨나고 그 반대편에는 한직이 생겨난다. 누구나 가고 싶은 곳과 아무도 가고 싶지 않은
곳이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그리고 당연하게 조직 내에서 로비가 생겨난다. 그러면 더더욱 자연스럽게 학연,지연,이런 것들이 작용하게 된다.
한국은 아직 정의로운 사회는 아니다.그래서 회사 안에서 사람들과의 적정한 관계와는 상관없이 '자기 업무 성과만 정확하게 내면 된다'라고
말할 수가 없다.
-178p
이렇게 정원이 줄어든 상태로 일이 진행되다 보니,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자신도 도움을 받아야 하고 다른 사람도
내 도움을 받아야 한다.
-179p
기본적으로 자신이 하던 일을 다 던져버려야 할 정도의 극단적 상황이 아니라면 도와주는 편이 낫다. 그렇게 한 일이 그해의 성과평가에서
자신의 업무로 잡혀서 일종의 점수로 전환되지 않을 가능성은 높다.
그렇지만 피어 리뷰라는 동료들 사이의 상호평가는 그렇게 남을 돕는 경우에
대해서 높아진다. 이러한 작은 것들이 10년에 걸쳐서 쌓이면 업무의 범용성이 높아진다. 회사를 옮겨야 하거나 승진을 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
범용성이다. 동료의 업무를 돕는 것을 괴로워하지 않는 성격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10년을 지냈는데도 전혀 성과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조직이라면 미련 없이 나오는 게 낫다. 지난 시간이 억울하겠지만 아직도 살아야 할 날들이 많기 때문이다.
같이 버티고 있다가
같이 망할 이유는 없다. 우리가 일을 하는 것은 연봉을 받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지, 충성심을 높이기 위해서 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정말로 지금의 조직에서 진짜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면 30대 중반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뒤로는 이제 진짜 전문직과
관리자 시장이다.
-180-181p
좀 잔인한 말일지 모르지만 사실 조직에 꼭 필욯나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회사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것은 없다. 그리고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은 더더욱 없다.
사람이 조직이 꼭 필요한 것이지 조직에게 어떤 사람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가 조직 내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면 조직에서 자신을 잡지 않을까라는 바람은 현실 세계에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187p
더 많은 연봉을 위해서 상급학위로 진학하는 것이 미래에도 꼭 도움이 될까? 예전에는 그랬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간의 경쟁이 더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성과주의가 더 강화된다.
학위나 자격증이 성과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 입사에 약간의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성과가 되지는 않는다.
-189p
'유능한사람'이라는 말처럼 객관화시키기 어려웅ㄴ 것도 없다. 내가 본 수많은 사례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독서를
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간접경험을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입체적인 방식으로 늘릴 수 있는 법이 독서다. 그 다음이 여행이다.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지에 대한 책을 읽고 가는 것,그게 회사 생활에서 개인 가치를 높이기 위한
가장 손쉽고 값싼 방법과 같은 이치다. 어짜피
여행가면 다 볼 건데 무엇 하러 책을 읽는가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물론 개개인의 성과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독서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89p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매일 같이 어울려서 술 마시는 것 보다는 매일 책을 읽는 편이 낫다고 얘기하고
싶다.
-190p
악착같이 연봉은 비밀이어야 한다고 고집하는 회사가 A급 회사가 아닌 시대가 우리에게도 곧 올 것이다.
-198p
연봉을 실시간으로 공개해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모든 사람의 연봉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꼭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은 연봉으로도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살아가는 삶도 충분히 가능하고, 그게 나쁜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연봉을 발설하면 처벌하겠다, 이런 건 근로기준법
등 법의 정신도 아니고, 표준계약서 방식을오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는 정책적 흐름도 아니다. 힘이 있으니까 그냥 하는 소소한 갑질의 하나 일
뿐이다. 당장은 노동자들에 비해서 우월적인 정보력으로 자기들 맘대로 하는 것 같아 기분은 좋겠지만, 그게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2p
맺는 말
경제의 안정성은 훨씬 더 떨어졌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좋아질 일은커녕 나빠질 일만 남아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돈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그게 다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높은 연봉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소한 한국에서 연봉이 낮아지면 불행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연봉이라고 표현하기도 낮은 연봉을 받으면서는 행복해지기가 어려울 것이다.
-206p
■ 그리고 나의 생각
■
단순히 연봉의 이야기만 하는 책이 아니다. 정책적인 문제에서부터 즉, 우리나라 구조에서부터 문제점을 파악해서 우리가 이렇게까지 가난한
불만족스러운 힘든 원인을 알려준다.
난 나를 당연히 을로 받아들였고 을이 받는 혜택이든 부당함이든 그 모든 것에 대해 의구심만 가진 채 그렇게 흐르듯 지내왔다. 내 능력이
안되서 이 정도, 그냥 여기에 만족하고 살 게 아니었다. 묻고 따지고 더 알아보고 해볼 것을.. 무엇에 마음이 걸려서 무언가에 눈치가 보여서
쭈뼛쭈뼛 지내온걸까.
처음엔 나도 물론 말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왜 굳이 그래야만 하는지 따박따박 따져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시선, 가시같은 대답뿐
이었으니까. 점차 나도 묵인하고 '알아서 되겠지. 이유가 있겠지.' 저변에 점점 깔려갔다. 그래서 우리가 나쁜 건가? 우리가 비겁한건가?
흠... 자신이 받는 회사 복지나 혜택에 대해서는 자랑하고 드러낸다. 물론 회사도 복지나 기타 혜택을 제시하며 회사를 홍보하곤 한다. 그런데
복지만큼이나 중요한 연봉은? 왜 연봉은 제대로 안알려줄까.
면접 시 의논 이라는 모호한 답변 안에 고개를 갸우뚱..머리를 긁적이며 입사 지원을 하고 그제서야 알게된 연봉에 이 정도면.. 뭐
무난하겠지. 하며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나온다. 애초에 처음부터 제대로 모른다. 들어가고 나서야 실상을 깨닫고 다 튕겨져나간다. 못버틴다고 책임감이 없다고 누군가는
손가락질 하겠지.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마다 난무한 그 열정페이. 열정페이라도 하려고 달려드는 가엾은 청춘들. 믿고 믿고 믿었지만 끝까지 비정규직
꼬리표를 뗄 수 없는 서러움.
어디서 보상받을까. 26년을 대기업에서 일하다 퇴직을 한 아버지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박스에 회사에서 사용했던 모든 개인용품을 담아
돌아왔다. 남들 다 희망퇴직하며 나갈 때 그래도 버티고 버티다 결국 나왔다. 불쌍했다. 그 회사 내 순환고리에만 익숙해진 생활로 인해 회사보다
더 날카롭고 냉혹하게 돌아가는 사회를 잘 모르셨다. 노후 준비는 커녕 자존감만 더 낮아지고 더 작아진 상태로 회사를 나오셨다. 비단 우리
아버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닐거라 생각한다. 불안한 미래를 원치 않는다면 지금 나라든 회사든 나든 무언가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을 갖고 알려고 든 만큼 나는 분명 배울 것이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비정규직 사용이 2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 정도지, 비정규직 사용연한을 4년으로 연장하면... 한 숨이 절로 나온다.
나이 많은 정규직 잘라내고, 젊은 비정규직 자리를 만들고 있다. 나라가 미쳐간다. 나라도 제정신이 아닌데 회사라고 제정신일까?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자신있다고 두 주먹 움켜쥐고 말할 수 있나. 고민이 많아졌다.
이러한 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지 조차 몰랐던 내가 부끄러웠다. 정말 관심이 없구나. 그냥 오늘 돌아가는 일. 내일 돌아갈 일 만 관심
가졌구나.
하루하루 보내며 한 달이 지나 월급 받으면 휴~ 하고 넘기고 또 다음 한 달을 기다리며 그냥 그렇게 지내왔구나.
내가 속한 그 어딘가에 주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움직이면 나는 더 가라앉지 않을 거란 확신이 생겼다.
대한민국에 그리고 내가 다니는 회사에, 그리고 나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책상에 놓인 나의 책 제목을 보고 "연봉을 얼마나 받고 싶어서 그런 책을 읽어?" 라고 했던 ***씨
당신의 코를 납작하게해주겠소이다.
-본 포스팅은 리뷰어스/새로운현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