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꽃에브 파트노드 지음책과 콩나무몸이 아픈 소녀 테아 대신 세상을 살아가는 자동인형.테아는 자동인형의 존재를 모른다.자동인형은 테아를 대신해 계절을 느끼고 다양한 경험을 하여 그 모든 경험을 아름다운 '유리꽃'으로 다듬어잠든 테아에게 전송한다.그리고 늘 스스로에게 되뇐다."나는 테아다. 하지만 나는 테아가 아니다"그러던 어느 날 테아가 깨어나고,예상과 달리 기억을 더 이상 보내지 말라고 한다."신나는 가짜 기억보다 텅 빈 하루라도 내가 직접 살아가고 싶어."이 한마디는 자동인형도 바꿔 놓았다.누군가를 대신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나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사실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이야기는 테아가 아닌자동인형의 시점으로 전개되는데덕분에 " 대신 살아주는 존재도 하나의 '나'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단순히 아픈 아이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정체성과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누군가를 대신 사는 삶이 아니라,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존재의 의미가 아닐까?채도를 낮춘 절제된 색감과 , 곳곳에 반복되는 꽃, 프레임은현실과 꿈의 경계를 오가는 듯한몽환적 분위기가 느껴졌다.화려하진 않지만 책장을 넘길 때 마다잔잔한 여운과 깊은 울림을 전하는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그림책이었다.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김초엽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어쩌면 차갑다고 할 수 있는 과학 속에서, 가장 따뜻한 사람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작가.이번 작품 역시 의식, 인공지능, 영혼처럼 복잡하고 낯선 개념들이 등장한다. 어려운 과학 용어도 많지만, 김초엽의 문장 안에서는 신기할 만큼 따뜻한 사람 이야기로 녹아든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면 오래 남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사람이다.《태양 아래 올리브는 수녀 이레와 과학 유튜버 솔민이 한 사건의 흔적을 따라 태국과 라오스, 메콩강을 지나며 진실을 찾아가는 로드무비이자 추적극이다. 오래전 연락이 끊겼던 두 사람이 같은 길을 걸으며 조금씩 서로를 마주하고 이해해 가는 과정 또한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읽는 내내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건 뭘까.증명할 수 없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걸까.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함께할 수 있을까.책을 덮고 나서도 이 질문들은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SF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사람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어려운 과학을 이야기하면서도 결국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사람.역시 김초엽은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과학 속에서 가장 따뜻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였다.
여름은 늘 특별한 계절이다. 강한 햇살과 푸른 바다, 그리고 언젠가는 끝나버릴 것을 알기에 더 선명하게 기억되는 시간. 《8월의 소다수》는 그런 여름의 한 조각을 소다수의 탄산처럼 맑고 청량하게 담아낸 작품이다.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그리스 산토리니를 닮은 '비치곶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새하얀 건물과 푸른 바다, 반짝이는 햇살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여행지에 도착한 듯한 설렘을 안겨준다. 주인공 리사를 따라 한 걸음씩 마을을 거닐다 보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동화 같은 순간과 작은 마법이 피어난다. 🌊✨후반부에 수록된 「불확실한 언덕에서」는 본편과는 또 다른 세계관으로 펼쳐지는 단편 옴니버스다. 고치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들을 엮은 만큼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인 매력을 지니면서도,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은 그대로 이어진다.본편이 여름날의 청량함을 선물했다면, 이 단편들은 포근한 여운을 더하며 책을 기분 좋게 마무리해 준다.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여름의 햇살과 바닷바람이 느껴졌던 책이었다. 올여름은 《8월의 소다수》 덕분에 평범한 하루도 조금은 특별하게, 작은 마법이 일어날 것 같은 기분으로 보내게 될 것 같다.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로 작성한 리뷰입니다.죄와벌로 알고있던 도스토옙스키의 초기 작품에 해당하는백야 (우리는 가장 밝은 밤에 헤어졌다) 는오래된 고전 소설이지만도스토옙스키가 20대에 썼고, 비교적 100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분량으로 지금 전세계 Z세대들에게 다시 열광 받고 있다고 한다.그도 그럴것이 읽으면서`이거 왠지 1800년대판 인소 감성일듯..` 라는 느낌이 든단까?처음엔 진짜 웃었다.'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지독한 몽상가인 주인공.. 건물이랑 친구 먹고, 사람보다 혼자 공상하는 게 편한 남자라니.거기다 이야기는 또 왜 이렇게 길어. 간호사 직업병인지 속으로 계속 "그래서 결론이 뭔데요?" 하고 있었다.심지어 나스텐카가 주인공 손을 잡고 "정말 지금까지 내내 그렇게 사셨어요?" 라고 하는데, 순간 정신과 상담 장면 보는 줄 알았다.그런데...웃으면서 읽던 책이 어느 순간 웃기지 않았다.'감각을 추모하는 기념일.'이 문장을 읽고 잠깐 멈췄다.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사랑,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삶을 추억하며 그 감정을 되살려 살아가는 사람.생각해 보니 주인공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너무 오래 외로웠던 사람이었다.그리고 나스텐카.처음부터 "절 사랑하면 안 돼요." 라고 했던 이유를 알고 나니 이해는 됐다.그래도 마지막 편지를 읽으면서는..."야!! 이 이기적인 여자야!!"라고 외칠 뻔했다.하지만 더 놀라운 건 주인공이였다.단 4일.요즘 감성으로 치면 너무 빨리 활활 타오른 사랑 아닌가 싶었는데, 주인공은 그 짧은 시간을 원망하지 않았다.오히려 평생 공상 속에서만 사랑하던 사람이 단 한 번이라도 현실에서 사랑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충분했다고 말한다.마지막에 왠지 체념 하는 듯한 주인공에게좀 더 힘내서 새로운 사랑 찾자고 응원해주고 싶어졌다.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엄마를 잃은 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어린 자매, 미래와 수진. 하지만 미래마저 강에서 세상을 떠나고, 죽은 자를 살릴 수있는 능력이 있는 수진은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죽은 언니를 살려내는데... 기적이라고 믿었던 선택은 점점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강에 묻혀 있던 오래된 진실과 함께 모두가 외면했던 과거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시작부터 손에서 떼기 어려운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예전에 한 커뮤니티에서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살림을 배우지 못해 살림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어느 학생의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어떤 살림 방법들을 알려주는 댓글들이 달렸을까 해서 봤던 댓글들엔 내 생각과는 다른 댓글들이 많이 달려서 놀랐었다. 살림은 어른의 몫이다. 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 학생으로서 학생답게 그 시간을 보내라. 부모화 되지 마라는 댓글들이었다. 여기 소설에서도 작가가 '트리거 될 수 있다' 경고해 주는 것 중 하나가 부모화였다.미래는 부모를 잃은 뒤 겨우 열한 살이었지만 동생에게는 언니가 아니라 엄마가 되어야 했다. 동생을 위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포기해야 했던 미래의 삶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리고 수진의 깊은 슬픔이 스며든 외로움은 금기를 깨버리고 마는데, 언니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감수하는 모습은 무모해 보이면서도 이해가 됐다. 하지말라면 좀 하지말지 등짝을 때려주고 싶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앞에서는 누구라도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후반부에는 초반에 뿌려 둔 복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야기가 완성된다. 억지스러운 반전이 아니라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전개라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는 오컬트와 미스터리, 스릴러의 재미를 모두 갖춘 작품이지만, 그 중심에는 결국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다. 무서운 이야기를 기대하고 펼쳤다가, 마지막에는 한 사람을 향한 사랑과 애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