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엄마를 잃은 뒤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온 어린 자매, 미래와 수진. 하지만 미래마저 강에서 세상을 떠나고, 죽은 자를 살릴 수있는 능력이 있는 수진은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죽은 언니를 살려내는데... 기적이라고 믿었던 선택은 점점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강에 묻혀 있던 오래된 진실과 함께 모두가 외면했던 과거가 하나씩 모습을 드러낸다. 시작부터 손에서 떼기 어려운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예전에 한 커뮤니티에서 엄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살림을 배우지 못해 살림하는 법을 알려달라고 하는 어느 학생의 글을 본 적이 있었다. 어떤 살림 방법들을 알려주는 댓글들이 달렸을까 해서 봤던 댓글들엔 내 생각과는 다른 댓글들이 많이 달려서 놀랐었다. 살림은 어른의 몫이다. 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 학생으로서 학생답게 그 시간을 보내라. 부모화 되지 마라는 댓글들이었다. 여기 소설에서도 작가가 '트리거 될 수 있다' 경고해 주는 것 중 하나가 부모화였다.미래는 부모를 잃은 뒤 겨우 열한 살이었지만 동생에게는 언니가 아니라 엄마가 되어야 했다. 동생을 위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포기해야 했던 미래의 삶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그리고 수진의 깊은 슬픔이 스며든 외로움은 금기를 깨버리고 마는데, 언니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감수하는 모습은 무모해 보이면서도 이해가 됐다. 하지말라면 좀 하지말지 등짝을 때려주고 싶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앞에서는 누구라도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후반부에는 초반에 뿌려 둔 복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야기가 완성된다. 억지스러운 반전이 아니라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전개라 더욱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그리고 강은 그녀를 끌어내린다》 는 오컬트와 미스터리, 스릴러의 재미를 모두 갖춘 작품이지만, 그 중심에는 결국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있다. 무서운 이야기를 기대하고 펼쳤다가, 마지막에는 한 사람을 향한 사랑과 애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