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조절 -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나를 지켜 내는 방법
권혜경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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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감정 조절
🧃 권혜경 지음
🫝 을유 문화사

감정 조절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참는 것’을 떠올렸다.
화가 나도 참아야 하고,
불안하거나 힘들어도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 감정 조절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감정 조절은 조금 달랐다.

모든 감정을 느끼되, 그 감정에 압도되지 않는 것.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스트레스와 상처를 경험한다.
같은 일을 겪어도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크게 흔들리고도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있다.

책에서는 이 차이를
‘감정을 견딜 수 있는 범위’와
연결해 설명한다.

그 범위가 넓을수록 불안이나 분노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도 휩쓸리지 않고 다시 균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자꾸 눈이 갔던 단어는
‘안전감’이었다.
감정은 마음먹는다고 바로 조절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 몸이 위협을 느끼면 먼저 방어 반응이 일어나고, 안전하다고 느껴야 비로소 감정을 조절할 여유도 생긴다. 책은 이런 과정을 뇌와 몸의 반응, 애착, 인간관계로 이어서 설명한다.

책에 실린 성인 애착 유형 검사를 직접 해봤다.
결과는 회피-무관심형이었다.
결과를 보고 놀라기보다는 ‘역시 그런가’ 싶었다.

외동으로 자랐고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셨다. 자연스럽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무슨 일이 생겨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보다 내가 알아서 해결하려 했고, 속마음을 꺼내놓는 일도 거의 없었다. 숨겼다기보다 애초에 이야기해 본 경험이 많지 않았다.

그 습관은 결혼 후에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남편에게도 내 마음을 잘 이야기하지 않았고, “너는 너무 이야기를 안 해”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동안은 그냥 원래 내 성격이 이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검사 결과를 보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원래 혼자 해결하는 사람이었던 걸까. 아니면 혼자 해결해야 했던 시간이 길어서 그게 가장 익숙한 방법이 된 걸까.

책에서는 서로 다른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생기는 갈등도 다룬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검사를 해보라고 했다. 남편은 어떤 유형인지, 우리가 같은 상황에서도 왜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지 한번 맞춰보고 싶어졌다.

감정 조절을 잘하고 싶어서 펼친 책에서 오히려 내가 지금까지 감정을 어떻게 다뤄왔는지를 들여다보게 됐다.

잘 참는 것에는 꽤 익숙했다.
이제는 잘 이야기하는 것도 조금씩 연습해봐야겠다.

#감정조절 #을유문화사 #을유문화사_서평단 #북스타그램

@eulyoo 에서 제공한 서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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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이지수 옮김 / 디플롯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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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 가와카미 히로미
🫆 디플롯 출판사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에는 열네 편의 퍼즐 같은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처음에는 이어지는 이야기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아 조금 혼란스러웠어요.
이야기가 바뀔 때마다
화자도 달라지고
세계관도 전혀 다르거든요.

공장에서 각종 동물에서 유래한
사람을 만드는 이야기,
남자의 수가 현저히 적어진 세계,
어느 미국에 있을 듯한 마을의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이야기,
이름 대신 숫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
합성 대사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게 다 뭐야?
대체 어떻게 이어지려고
이런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거지?

게다가 여러 이야기에서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관찰자’와
‘어머니’는 대체 누구인지.
의문이 한가득.

마지막에 와서 연결 고리가 보이고
그동안 품었던 의문들이 풀리면서
지나쳐왔던 이야기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해요.

이 긴 이야기를 따라가며
가장 크게 남은 것은
‘다양성’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유를 이야기하고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막상 나와 전혀 다른 존재가
눈앞에 나타났을 때도
우리는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작품 속 인간들은 자신과 비슷한 것을
편안하게 여기고,
조금이라도 다른 존재가 나타나면
낯설어하고 경계합니다.
때로는 그 다름을 없애려고까지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바로 그 ‘다름’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표제작 속 에마의 이야기였습니다.

학교에서는 자유와 자유로운 발상을
중요하게 가르치지만,
남들과 조금 다른 에마는 정작 그 안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친구들은 에마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낯선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그런 에마에게 누군가는 만날 때마다 말합니다.

“큰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해.”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주문처럼 지나쳤던 문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까지 읽고 다시 떠올리니
저는 이 말이 이렇게 들렸습니다.

‘너의 다름을 없애려는 세계에 붙잡히지 마.’
‘네가 가진 가능성을 잃지 마.’

인간은 같은 잘못을 반복하고,
자신과 다르면 배척하고 ,
때로는 새로운 가능성을 스스로 없애버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우리 인간은 끝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으니 비관하지 말자 생각했습니다.

부디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견딜 수 있기를.
우리에게 주어진 가능성을
스스로 없애버리지 않기를.
결국 우리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기를.

마지막장을 읽고 책을 덮는게 아니라
다시 첫장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
이었습니다.

#큰새에게사로잡히지않도록 #디플룻출판사 ###북스타그램


@alice__bookworm 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dplotpress 에서 제공해주신 책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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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니주의보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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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72세의 수평마을에
서울에서 온 혜진과 성진이 이사를 옵니다.

이름을 구분해 부르기 어려웠던 어르신들은
둘을 묶어 ‘찌니들’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는데요.
혜진과 성진, 그래서 찌니들.
애칭부터 너무 귀엽지 않나요. 😂

하지만 어느 날 마을회관에 ‘찌니주의보’가 내려집니다.
찌니들이 ‘여자끼리 좋아하는 사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거예요.

당장 쫓아내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정작 ‘레지’가 무슨 뜻인지 몰라 회의는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좋응게 항꾼에 살제. 싫으먼 암만 같은 여자라도 항꾼에 살겄소?”
어르신들의 질문은 무례해서 당황스럽다가도 너무 솔직해서 웃음이 납니다.

더 웃긴 건 행동이에요.
쫓아내야 한다고 수군거리면서도
찌니들 집 문고리에는 시래깃국과 가지나물이 걸리고,
낯 뜨거운 질문을 던지고 돌아서서는 갓 부친 호박전을 손에 쥐여줍니다.

자신들을 싫어하는 건지 챙기는 건지.
찌니들도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서울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수평마을까지 내려온 두 사람과
평생 이 마을에서 살아온 평균 연령 72세의 어르신들.

서로를 완전히 이해해서 가까워지는 이야기는 아니었어요.
끝까지 자기 방식대로 말하고, 오해하고, 때로는 선을 넘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곤경에 빠지면 또 그냥 지나치지는 못해요.

“암만 미와도 쩌겠냐.
물에 빠진 놈 일단 건져는 놓고 봐야제.”

미워도 밥은 먹이고, 이해하지 못해도 손부터 내미는 사람들.
그래서 《찌니주의보》를 읽으며 자꾸 웃다가도
어느 순간 이 별난 수평마을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완전히 이해해야만 함께 살 수 있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때로는 문고리에 걸어둔 반찬 한 봉지가
백 마디 말보다 먼저 마음에 닿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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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도쿄 - 개정증보판
임진아 지음 / 유유히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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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도쿄
🍵임진아 글ㆍ그림
🪶유유히 출판사

🍰▫️▫️▫️
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한 생각.

'도쿄에 가면 이 책 한 권 들고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

유명한 관광지를 바쁘게 찍고 오는 여행이 아니라,
골목골목을 걷다가 마음에 드는 책방에 들어가고,
작은 부엌 잡화점에서 수세미 하나를 오래 바라보고,
계란튀김덮밥 하나 먹으려고 기꺼이 줄을 서는 여행.

이 책은 그런 여행을 하고 싶게 만든다.

평범한 수세미 하나에도 이야기가 있고,
접시 하나에도 누군가의 일상이 담겨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읽다 보면 나도 괜히 우리 집 부엌을 둘러보게 되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뭘까 생각하게 된다.

🍓▫️▫️▫️
가장 좋았던 건 임진아 작가의 시선이었다. 특별한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사람.
그래서 여행기가 아니라 '취향을 발견하는 기록'처럼 느껴졌다.

🍋‍🟩▫️▫️▫️
그림도 너무 귀엽다. 여백이 많은 손그림이 글과 정말 잘 어울려서 도쿄의 공기와 골목의 분위기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작은 여행을 하는 기분.

🫐▫️▫️▫️
언젠가 도쿄에 다시 가게 된다면, 이 책을 가방에 넣고 작가가 걸었던 골목들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 맛있는 걸 먹고, 작은 상점에 들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면서.
그런 여행도 참 행복할 것 같다. 🍈

출판사 제공 도서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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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굿모닝 에디션) - 오늘이 끝나기 전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들
존 릴런드 지음, 최인하 옮김 / 북모먼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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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뉴욕타임스 기자 존 릴런드가
고령의 여섯 명의 노인을 오랜 시간 인터뷰하며 그들의 삶을 기록하며 쓴 논픽션이다.

노년의 상실이나 죽음을 이야기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 책이 들려준 것은 의외로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노인들의 '긍정성 편향'이었다.

젊을 때는 일과 결혼 생활의 압박, 돈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밤잠을 설치기도 하지만, 그들은 긴 시간을 살아오며 대부분의 걱정은 결국 지나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걱정을 하지 않아서 평온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걱정을 통과한 끝에 지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그래서 한 노인이 말한
'한 접시의 포도만 있으면 충분히 행복하다.'
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행복은 거창한 성공이나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 있는 작은 기쁨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말 같았다.

🥕▫️▫️▫️▫️
처음에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젊을 때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미래를 만들어 가는 시기에는
고민도 필요하고,
불안도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걱정을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치열하게 살되, 불안에 삶을 모두 맡기지는 말라고 이야기한다.

걱정이 삶을 준비하게는 할 수 있어도,
삶 자체를 대신 살아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이 책을 읽는 내내 70대가 되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

두 분은 평생 함께 식당을 운영하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오셨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로 오랫동안 지켜온 가게를 갑작스럽게 정리하게 되었고, 하루아침에 삶의 중심이었던 일이 사라졌다. 허무함과 상실감이 얼마나 컸을지 곁에서 지켜보는 내 마음도 아팠다.

부모님도 지금의 허전함을
너무 오래 붙잡고 계시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생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신 만큼,
이제는 조급함보다 평안이 더 많은 날들을 보내셨으면 한다.
남은 삶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그동안 애써 살아온 자신을 다정하게 돌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
노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미래를 걱정하는 법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법을 조금 배웠다. 행복은 언젠가 모든 문제가 해결된 뒤에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선택하는 태도에서 시작될지도 모른다.

🍇▫️▫️▫️▫️
오늘 내게도 한 접시의 포도만으로
충분히 행복한 순간이 있는지,
조용히 돌아보게 한다

북모먼트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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