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마음에 닿았습니다 - 지식이 아닌 공감을 전하는 아홉 명의 정신과 의사 이야기
김은영 외 지음 / 플로어웍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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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은 마음이 가는 책에 '서평단 응모'는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새해에 기분 좋은 소식이 왔다. 두근두근~ 글 인연'그대의 마음에 닿았습니다', 나는 또 어떤 생각과 다짐들을 하게 될까.. 몹시 기대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주제로 실제 일어나고 있는 마음 아픈 현실을 들려주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하는 것은 결국 어른들이다. 따뜻한 가슴을 가진 지혜로운 어른들이 필요하다. 지속 가능한, 올바르게 기능하는 사회시스템이 필요하다.


"오직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만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애도'를 주제로 사랑하는 자녀를, 형제를 가슴에 묻은 가족의 가슴 아픈 이야기다. 책을 덮고 그린슬리브스 연주곡을 여러 버전으로 들었다. 이야기 사연으로 마음이 일렁이다가 잔잔한 리듬 속에 차츰 안정이 되었다. '깊은 세계는 꿈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오직 자기 내면에서 올라오는 것만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을 잘 안다. '우리는 고유한 회복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는 말에 눈물이 흘러내렸다. 


"때로는 좌절하고 때로는 다시 무너져 내릴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걷고 있는 길에서 지치지 않는다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회복의 길에 올라설 수 있다." 삶의 아픔은 개개인마다 내용이 다를 수 있지만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은 비슷한 것 같다. 지금까지 다섯 분의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준 이야기를 만났다. 주제는 다르지만,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야 한다고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우리는 사람으로 상처를 받고 쓰러지기도 하지만 따뜻한 손길 덕분에 상처를 딛고 다시 일어나기도 한다. 분명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가슴 아픈 내용이지만, 그 안에는 진심으로 온전한 삶에 다시 이르기를 기원하는 따뜻한 응원이 있다. 느리게 읽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마음을 다루는 이야기는 자꾸만 멈출 수밖에 없다. 네 분의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좀 전에 '코로나19' 부분을 읽다가 덮었다. 메르스 완치자이며, 메르스로 어머니를 잃은 유가족 그녀의 말이 가슴 아파서.. 


#그대의마음에닿았습니다 #9인의정신과의사 #플로워웍스 #서평단 #정신건강의학 #심리치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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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래컴, 동화를 그리다
제임스 해밀턴 지음, 아서 래컴 그림, 정은지 옮김 / 꽃피는책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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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래컴, 동화를 그리다」한 장 한 장 넘기며 수록된 그림들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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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먼 이렇게 가까운 - 21편의 영화와 스무 개의 기억
이명연 지음 / 꽃피는책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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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호기심으로 마음을 두드리는 책 『그토록 먼 이렇게 가까운』 서평단 모집에 문을 두드렸고 마침내 여럿 가운데 운이 좋아서 책을 선물받았다. 책을 여니 엽서 크기의 차분한 색감의 종이로 꽃피는책에서 인사말을 전했다.

"〈그토록 먼 이렇게 가까운〉 서평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막 꽃봉오리를 틔운 꽃피는책에서는 앞으로 '기억' 관한 이야기들을 전할 예정입니다. 작가의 내밀한 기억이 독자들에게 공감과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라면서요. 이 책이 모쪼록 즐거운 공감, 나직한 울림이 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영화에 기대 우리 모두가 지나온 그때, 그곳, 그리고 그들을 떠올릴 수 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책날개에서 전하는 작가의 소개에 '공부가 직업이지만 공부보다는 주로 고민을 한다'는 말씀에 미소가 방긋거렸다. '고드름의 온도'나 '벚꽃의 주저' 같은 것을 고민하는 작가님. 두근두근 설렘을 안고 이야기 안으로 들어갔다. 책표지를 포함한 네 장을 넘기고, 오른쪽 정렬로 하단의 작은 글씨체로 전하는 작가님의 말씀 일부를 옮겨와서. "이 책에 담긴 글에는 얄팍한 철학도, 사소한 교훈도 없다. 있다면 오직 나뿐, 나의 이야기뿐. 영화에 슬며시 기댄." 이 말을 그대로 믿고 가뿐하게 영화에 슬며시 기댄 이야기를 만나려고 했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나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자꾸만 멈추게 했다. 예를 들면 이런 문장들 앞에서.

어느 한 시절이 지나가 버렸다는 것, 빛나는, 아니 빛났어야 할 시간이 가버리고 말았다는 것, 그리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뼈아픈 사실이 한꺼번에 들이닥쳐 울었다는 것, 울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이번에는 울음을, 엉엉을 내놓지 않았다.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한 길을 우리는, 최대한 천천히 내려갔다,
속도가 주는 묘한 흥분이 어둠이 주는 두려움과 섞여 브레이크 잡은 손을 천천히 풀게 했다.
돌아본 한계령은 그저 어둠이었다.
한계령 후, 그 길 후, 삶보다 죽음 쪽에 기울 때가 종종 있다.
나는 내가 보지 못한 그 낡은 '어떤' 옷의 조각조각을 살피는 동안 그간이 내 삶이 말라버리는 것을 느꼈다.
어찌해야 할지, 어찌해야 하는 건지 알지 못했으니까. 알 수 없었으니까.
그럴 때면, 그냥 두었다. 그저 감당했다. 그래야 마땅해서.
모든 사랑은 결국 첫사랑이기에.
두렁에 대파가 올라올 때면, 꼭 한둘은 꽃인 양 꺾어오던
나는 되도록 그녀에게서 먼 자리에 앉는 것으로 마음을 견뎠다.
죽음의 영역인 지는 해를 바라보며 탄생해 삶의 영역인 뜨는 해를 바라보며 완성되지만, 완성된 그 즉시 파괴된 사랑.
그 '천천히'는 정작 파괴의 슬픔을 더 크게 만들고,
끝인사를 내게 처음 양보한, 녀석의 걸음걸이
두 걸음걸이가 담고 있는 슬픔의 비교할 수 없는 깊이와 농도를.
뒤돌아 '엉엉'을 숨길 때로 있었는데,
가끔 기억은 말이 안 되는 것을 말이 되게 한다.
그 눈 오던 그 밤 이래 처음으로, 난, 그 눈, 할머니의 그 눈이라도 보고 싶어졌다. 눈(雪) 속이 꼭 아니더라도.
'논 가운데 집'이라 불리던, 여름이면 대문과 마당 사이 바람길에 둔 평상에서 낮꿈을 꾸던,
창살 사이로 들어오던 허약한 햇살을,
겨울이면 내내 연탄재가 '함부로' 껴져 있던.
이미 깨진 삶 위에 서 있는 존재
부디 '내게 강 같은 평화'를 더는 속으로 되뇌지 않아도 되기를, 그럴 수 있다면 그의 삶에 강 같은 평화가 넘치기를,
'전쟁'이라는 것은 난생처음 '느껴'야 했으니까, 느끼고 말았으니까.
이제는 안다. 시를 왜 쓰느냐는 대답에 '이래서'라고 대답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대답인지.
'심연'을 어떤 방식으로 들여다보는가의 차이만 있을 뿐!
그날 이후, 그 심연과 같은 무언가를 쓰려 했다.
그런데 대수롭지 않은 그 일이 대수로운, 아니 대수로움을 넘어 뼈아픈 상처가 되었다.
그 짧은 새, '자리에 없기를, 부디 없기를' 몇 번이고 되뇌고 바라면서. 하지만 자리는 빈 채가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불쑥, 외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
전화를 해주던 이들 덕분에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었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됐는데, 그 앎이라는 것이 외로움에는 아무 소용도 없다.
울음은 함께하지 못하면 누가 된다.
울음은 그 한동안은 부재중이었다.
우리가 종종 범하는 아주 심한 착각 중 하나,
그런데, 그런데도 '너무도' 부질없게 느껴졌던 것이다,
적어도 내겐, 그날 그 사건 이후
'세월'이라는 단어가 이름인 배와 함께 아이들이 가라앉던 날,
어느 저녁, '다시' 울게 되었다. 아무 준비도 없이,
시로 우는 울음. 시인인 은사는 그렇게 시로 울고 있었다
울어야 끝나는 일은 결국 울어야 끝난다.
무엇을 부쉈는지, 어떤 일이 끝났는지는 잘 모르지만.
나무 한 그루를 키우고 있다.
5년 전부터 나무는 크고 있고, 나는 나름 애써 키우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그저. 냉동실에 둔 잎들은 이듬해 봄,
5년이 지난 지금. 작년, 더 큰 놈으로 바뀐 화분에서 나무는 잘 자라고 있다.
'희생'이라는 단어
그 단어는 그러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수밖에 없어 감내해야 하는, 아픈 사람의 몫이라며 내게 울먹였다.
그 며칠 후, 둘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게 고작 그것밖에 없어 나무 한 그루를 들였다.
나무가 살아 크는 한 그녀도 살고 클 것이라는 희망과 확신을 갖고.
참, 나무 이름은 그라비올라다.
나는 삶이 일종의 '중독'이라 생각하곤 하는데,
분명함은 내게 갑작스런 욕망을 갖게 했다.
나는 즉시 쓰기 시작했고, 쓰는 동안 생각했다.
그런데, 또 걸렸다. 열심히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으면 찾아오는 그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심사(心思)가 또 찾아온 것이다.

여러 나무 중에 '왜 그라비올라 나무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검색을 했다. 그동안 이름만 들어보았지, 어떻게 생겼는지 생김새를 알지 못했다. 이야기 중에 정성스럽게 잎을 채취해 잘 말려서 냉동실에 보관해두고는 쓰임이 필요한 그곳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전하지 못하고. 화분을 큰 것으로 옮겨줄 때 잎을 찢어 거름 삼아 뿌리 곁에 묻었다고 한다. 나무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잘 자라고 있다고 한다. 작가님을 뵌 적은 없지만 섬세하고 따뜻한 마음씨가 느껴진다.

작가님께서 들려주신 영화 이야기 중에 다섯 편, 〈후크〉, 〈봄날은 간다〉, 〈죽은 시인의 사회〉, 〈메멘토〉, 〈시네마 천국〉은 예전에 본 영화인데 어쩐 일인지 '메멘토'만 선명하다. 그리고 작가님 덕분에 〈동사서독〉을 보게 되었다. 다른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영화의 내용을 알지 못해서, 이야기를 이해하고 싶어서, 호기심이 일어서, 마침 번거롭지 않게 매월 꼬박꼬박 결제되고 있는 곳에서 볼 수 있어서 가능했다. 영화를 보고 나니 '아하'하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 책에 언급된 영화를 한 편씩 다 만나볼까?'로 생각이 이어졌다가 그만두었다. 그러기엔 너무 많은 시간을 몰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몰입의 시간은 언젠가.. '볼까?'라는 마음이 아주 간절할 때, 그때로 미뤄두기로..

자꾸만 멈추다 보니, 약속 시간을 지나친 것은 아닌가 했는데 날짜를 헤아려보니 다행히도 간당간당하게 맞추었다. 책을 받은 지, 어느덧 14일이 지나갔다. 14일 동안 어디든 나와 동행했다. 나의 가방 안에, 머리맡에, 책상에. 읽는 동안 참 좋았다. "덕분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이렇게 전해본다.

#책리뷰 #그토록먼이렇게가까운 #이명연시인 #21편의영화 #스무개의기억 #추억의영화 #꽃피는책 #책으로산책하는시간 #나를들여다보는시간 #인생 #삶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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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 삶의 관점을 바꾸는 22가지 시선
김경훈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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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 들지 못하는 어느 밤이었다. 머리맡에 놓아둔 핸드폰을 자꾸만 끌어다 집으며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내 귀에만 들릴 만큼 소리를 줄이고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가, 끝없이 줄 서 있는 사진과 영상들이 담긴 인스타그램을 넘겨보다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왔다.

'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사서 읽었더라면 손쉽지만 끝까지 읽지는 못했을 것이다. 나의 책장엔 그런 책들이 수두룩하게 자리를 차지하며 '언젠가'를 기약한 책들이 빽빽하다. 더 이상 늘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책에 대한 어떤 욕심 같은 것이 있다. 읽고 싶다는 동기에 지켜야 할 약속까지 전제된다면 어떻게든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그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게 된다.

서평단에 응모했고, 어느 날 선물처럼 메시지가 도착했고, 생각보다 한참 뒤에야 책이 도착했다. 그날부터 14일간 곁에 두고 틈틈이 읽었다. '이 책을 덮고 난 후에 내게는 무엇이 남게 될까..'라는 호기심을 진 채로.

오늘 오전, 책을 덮고 난 후 떠오른 마음은 '스스로의 연민에서 벗어나자. 나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는 마음과의 고통스런 힘 대결을 그만두고, 그로써 깨달은 것들을 느끼게 되었음을 감사하고 인생의 한 걸음 한 걸음을 천천히 걸어가자!'하고 다짐했다. 내가 경험해 볼 수 없는, 김경훈 기자님의 삶의 시간들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몇 문장을 옮겨왔다.


"사진기자 일을 이렇게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제가 하는 일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찰나의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일, 그리고 사진 속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 말입니다."

"인생은 우연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님을, 결국 매 순간 최선을 다한 일들이 쌓여 삶이 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넬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깊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사진의 고유한 특성중 하나인 '사진의 모호성' 때문입니다. 사진은 사진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석되고 사용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보는 사람 개개인의 생각과 감정, 배경지식 그리고 그 사진을 보는 일들이 살고 있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같은 사진이 다른 방식과 내용으로 이해되고 받아들여진다는 것이지요."

"그 '힘'을 가진 피사체를 찾아야 합니다. 사진을 발견의 미학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 경험을 놓고 보면 사진을 잘 찍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사진기자가 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 즉 뉴스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찾아 사진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가짜 뉴스에 속고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 가짜 뉴스를 퍼나르며 정치적 갈라치기에 일조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분별력과 이성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사진의 내용에 대한 옳고 그럼의 판단 기준이 시대에 따라 급변하고, 사진이 적용되는 정치적 올바른(Political Correctness, PC)의 기준도 시대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상징적인 시각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보도사진의 속성상, 저는 사진을 찍기 전에 지금 이 사진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지 한 문장으로 머릿속에 정리합니다."

"사회의 면면을 들여다볼 때 여러분은 한쪽 눈을 감지는 않나요? 보고 싶은 곳만 바라보지는 않나요? 인종, 민족, 언어, 종교, 성에 관한 편견을 버리려면 두 눈을 번쩍 떠야 합니다."

"언제나 공정하고 정확하게 뉴스를 전달하는 저널리즘의 영역.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아름다운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진 미학의 영역.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두 발을 양쪽에 균형 있게 서 있는 것이 이상적인 보도사진이라 생각합니다."

"사진은 우리를 어느 시절로 연결하고, 또 사진 속 인물들에게로 연결합니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순간 사진에 정지된 장면이 기록됩니다. 그리고 사진에는 그 순간의 이야기가 저장됩니다. 이야기는 때로 기나긴 촉수를 뻗어 사진을 보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줍니다."

"아픔을 겪어 슬퍼하는 사람을 곁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그 감정에 이입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현장에서 마주한 끔찍한 모습이 뇌리에 박혀 오랫동안 괴롭기도 합니다."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록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슬픔에 공감하고 아파하는 것도 꼭 필요하지만, 사진기자로서 또다시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문제점을 짚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만방에 알리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할 때 목표를 '좋은 사진을 찍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 있는 사진을 찍자'가 아닌 '실수하지 말자'로 바꾸었습니다. 혹시라도 사진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사진 속의 그들에게는 생각지 못한 피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사진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키스와 같은 사진이 되어있기를 바랍니다. 사실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한 번 더 사진이 보여주는 문제를 고민하고, 사진 속 인물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요."

"살아남은 자들은 지치고 힘든 눈빛이었고, 수습된 시신에서 가족과 친지를 발견하면 오열을 터트렸지만, 그럼에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내일을 위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 달 가까이 그곳에 머물며 세상에 회복할 수 없는 절망은 없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며칠 만에 뜨거운 목 넘김을 느끼게 해준 그 커피는 쓰나미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만들어준 삶의 증거물이자 저 역시 그들과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 귀중한 음료였습니다."

"세상에 끝없는 절망은 없다는 것, 목숨이 붙어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요."


취재 현장, 사진으로 담은 시간의 이야기에 울고 웃었다. 가슴 아픈 이야기에 슬피 울다가 이야기의 끝은 희망에 대한 감동의 눈물이었다. 사진이 가진 힘, 한 장 사진으로 우리 사회에 작은 변화를 만들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을 목격한 눈물이었다.


『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와 함께 했던 소감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39쪽 '발신하는 감정'이 아니라 '발산하는 감정'이 오타가 난 것은 아닐까 싶다. 그리고 110쪽 의지의 승리 영문 제목 뒤로 ')' 괄호 닫기를 해야 한다.


작가님께서 감정의 발산이 아닌 '발신(發信)'의 의미로 쓴 것이라고 연락을 주셨다. 본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는 타인 앞에서 베일로 얼굴을 가리듯 솔직한 감정을 감출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내 눈에 보이는 타인의 감정은 어쩌면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감정일 뿐 타인이 정말로 발신하는 감정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책리뷰 #인생은우연이아닙니다 #삶의관점을바꾸는22가지시선 #김경훈기자 #인문에세이 #다산북스 #책으로산책하는시간 #나를들여다보는시간 #사진기자 #멈춰진시간속의이야기 #사진에담은이야기 #인생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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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길어 올리기 - 그 설핏한 기억들을 위하여
이경재 지음 / 샘터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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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기다리는 설렘과 선물처럼 품에 안기는 이야기의 인연이 참 좋다. 그것은 일상에 즐거움이라는 에너지를 가져다준다. 입곱번째로 만나게 된 이야기는 이경재 작가님의 '시간 길어 올리기(그 설핏한 기억들을 위하여)' 이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경험했던 옛 추억에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음악, 영화 등의 문화 예술이 담겨있다. 그것을 경험해보지 않았어도, 상상해보는 것으로 나만의 간접 경험을 만들어간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다가 오랜만에 그리운 분을 생각하게 되었다. 잠시 책을 덮고 법정 스님의 법문 영상을 찾아보았다. 열반에 드신 법정 스님의 말씀은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살아생전에 뵌 적은 없지만 법정 스님의 말씀은 힘들었던 어느 시절에 마음을 밝혀준 등불이었다. 지금도 앉은 자리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법정 스님의 책이 있다. 오래전 샘터에서 시리즈로 엮은 책과 무소유. 오두막 편지는 어디에 있을까.. 좋은 말씀은 후대에까지 계속 전해져야 한다는 생각인데 자신의 이름으로 낸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달라는 법정 스님의 유언이 그 당시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애 가져가고 싶지 않다는 말씀이 어떤 뜻인지..
이경재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추억의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이 좋았다. 그리고 바코드만 찍으면 만날 수 있는 음악 덕분에 일상에 리듬을 더할 수 있었다. 작가님의 추억과 취향이 담긴 음악을 만나는 일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언젠가 그 어느 나라를 여행하고 있는 내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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