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2 : 인간 삶의 연약함) - 전3권 - 바람이 분다, 가라 + 채식주의자 (리마스터판) + 내 여자의 열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을 읽는 한 해 2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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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장편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 는 삶과 죽음, 사랑과 상실, 예술과 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한겨울 새벽 미시령 고개에서 시작된 한 여류화가의 의문사, 그리고 그 죽음을 둘러싼 사람들의 기억과 고통이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 특히 친구 서인주의 죽음이 자살이 아님을 믿고 진실을 찾아 나서는 이정희의 고투는 단순한 진상 규명을 넘어, 삶의 본질을 향한 문학적 탐색으로 확장된다.


작품은 현실과 과거, 과학과 예술, 정신과 육체가 교차하는 복잡한 구성 속에서 독자를 정신없이 끌고 간다. 플랑크의 시간, 얼음 화산, 달의 뒷면 등 시적인 장 제목은 이야기의 구조적 밀도와 상징성을 더한다. 


한강은 무채색의 먹그림처럼 말의 여백 속에 감정과 의미를 쌓아 올린다. 인물들의 상처는 지나치게 내밀하고 고통스럽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진실하게 산다는 것'의 무게를 체감하게 한다.


이 소설은 단지 하나의 죽음이 아니라, 그 죽음을 마주한 자들의 절망과 고요한 저항, 끝끝내 삶을 향해 기어가는 존재의 몸부림을 그린다. “삶 쪽으로 바람이 분다. 가라, 기어가라, 어떻게든지 가라.” 이 문장은, 한강의 문학이 독자에게 건네는 가장 간절한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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