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골을 찾아서 샘터어린이문고 83
김송순 지음, 클로이 그림 / 샘터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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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준이는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바람골’로 보물을 찾아 떠난다. 오래전 댐이 생겨 물에 잠기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서도 잊힌 바람골을 찾아 아빠와 함께 깊은 골짜기로 떠난 현준이는 우연히 어떤 소년과 마주친다.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마을에 들어서니,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며 두려움에 떠는 마을 사람들…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 밤이 끝날 것 같지 않았어. 세상이 총소리로 가득했고 귀가 멀 것만 같았어. 그러다 날이 밝았지. 빛이 들자 알 수 있었어. 내 발밑을 축축하게 적시던 게 물이 아니라 사람 피였다는 걸. ———p95

현준이는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은 곳에서 6.25 전쟁의 공포와 실상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된다. 왠지 할아버지와 닮아 낯이 익은 소년은 전쟁 중 강제 징집된 소년병이었고, 고향이었던 북쪽을 떠나 남쪽의 바람골에 숨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전쟁을 기억한다. 교과서와 수업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배우고, 다큐멘터리를 통해 생생한 영상을 보고, 실제로 전쟁을 경험한 어른 세대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전쟁 속에는 실로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슬픔과 고통이 담겨 있을 것이다. 아무리 많은 시각 자료와 데이터 자료로 접한다 한들, 실제로 겪는 것만큼의 비통함에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떤 이념도 목적도 모른 채 무자비하게 끌려간 소년병들, 전쟁으로 인해 사지로 내몰리고 부모를 잃은 아이들, 그리고 허무하게 생명이 꺼져버린 아이들. 전쟁 앞에 무력하기만 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잊어서는 안 될 전쟁의 비극과 평생의 고통으로 남을 그들의 상처를 조명한다.

우리나라가 아직 분단국가임을 차치하더라도, 전쟁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비극일지도 모른다. 실제 비극의 역사를 경험한 세대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생생한 고통의 기억은 희미해지겠지만, 누군가는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가르쳐 주듯 역사를 바로 볼 줄 알고, 고통에 공감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진 사회를 꿈꾸며 그런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 함께 우리 역사를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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