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안의 맛
김의경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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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택한 책이었다. 두리안을 처음 먹었을 때의 그 묘한 맛. 친구들이 불호일 때, 나에게 호였던 신기한 두리안을 생각하면서 말이다. 소설은 내 생각과 다른 이야기들이었고, 나는 이 속에서 나를 보고, 내 친구를 보고 동생을 보고 엄마를 보곤 했다. 나보다 먼저 이 책을 읽은 동생은 잘 읽혔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소설은 잘 읽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내용들이 좀 힘들었다고. 이어 책을 읽으며 동생의 말을 금방 이해하게 되었다. 지리멸렬한 삶의 이야기들을 누가 반기고 웃으며 맞이할까 싶기도 하여서. 그러나 나는 그런 삶의 이야기가 좋다. 그건 실재하기 때문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밑줄 그은 글귀는 “수현과 우정을 나누면서 나는 단순히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치유받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문장이다. 나는 이 소설집이 그러해서 좋았다. 징글징글한 삶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이어지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견디는데 우리가 갖는 관계, 우리가 맺는 관계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뤄주어서.

<두리안의 맛>, 김의경 소설,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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