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는 ”이 이야기는 런던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라고 썼으나, 글쎄 오늘날에도 어쩌면 이질적이지 않은 일이지 않을까.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죽음을 실험적으로 기술한 작품인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은 비혼 여성, 고립 여성 청년들이 늘어나는 지금 사회에서도 어쩌면 낯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무관심 속에서 희미해지고 지워진 존재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룬 소설에 고정순 작가의 그림이 너무 어우러지고 좋다. 이 그림과 소설은 어우러지면서 동시에 각각의 작품들로 존재한다. 이 다른 표현의 예술을 같은 자리에서 만나 반갑다. 지워지기 쉬운 존재들을 호명하는 시간이었다. <불가사의한 V양 사건>, 버지니아 울프x고정순, 아름드리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