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로의 일기 : 영원한 여름편 - 일상을 관찰하며 단단한 삶을 꾸려가는 법 ㅣ 소로의 일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윤규상 옮김 / 갈라파고스 / 2024년 6월
평점 :
<소로의 일기>에는 매일 매일의 날씨와 동•식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단순히 어떤 동물이나 식물을 보았다, 가 아니라 매일의 일상에 존재하는 이들에 대한 관찰과 염려, 생각들 담겨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인근의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꽃이며 새에 대해 그저 꽃이고 새이다, 가 아니라 어떤 꽃이고 어떤 새인지 이름을 말할 때 새삼 놀라웠다. 이름을 명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늘 생각했으면서도 나는 그저 꽃이고 새였던 무심함에 대해 인식하는 시간이었고, 그들의 관찰과 관심에 인식하는 시간이었다.
그 뒤 만난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은 적어도 그런 면에서 이미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페이지를 넘기며 계절의 변화를 착실하게 만나기 때문이다. 나는 소로의 글과 같은 것을 쓸 수 없다. 그와 같이 매일 산책 하고 걷고 관찰하지 못하기에. 소로가 겨울에서 봄이 오는 그 시작의 순간을 알아채는 글귀를 읽으며 나는 걷다가 ‘어느새 이리 더워졌잖아!’ 매번 뒤늦게 깨닫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나라는 인간은 늘상 자연에 뒤늦고, 대체로 많은 인간동물들은 자연에 지각을 넘어 결석해버리고 만다. 우리의 기후위기란 우리가 만들어낸 우리의 것이다. 비록 아무도 갖고 싶지 않았겠지만. 어떤 면에서 ‘영원한 여름’이란 순환이 더 오지 못할 수 있고, 어떤 면에서 ‘영원한 여름’으로 살아가버릴 수도 있는 지금-여기에서 땅 딛고 선 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소로의 일상.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 헨리 데이비드 소로, 갈라파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