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통과하는 빛과 같이 트리플 25
서이제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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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동명의 소설은 영화가 소재인 소설이어서 더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영화와 같았다. 영화를 보듯 소설이 내게 이어지고 흘렀다. 이 소설을 읽으며 오랜만에 인디 음악을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면 좋겠단 마음이 들었다. 에세이에서 서이제 작가는 재즈를 좋아하는 이를 좋아해서 그와 대화를 나누려고 재즈를 정말 열심히 들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그만큼 재즈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되었다고 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다. 아주 어릴 적 버섯이란 식재료도 그랬고, 20대 초반의 레나의 음악도 그랬다. 온전히 나만으로 지금의 나의 취향이 만들어지지 않았단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이유로 시작되어 좋아함이 된 것들도 타인과 다르니 어떤 면에선 그 이유부터 온전히 나의 것이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좋은 것들을 알게 되다니, 그를 좋아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오래 했다’는 작가의 글을 읽으며 김사월이 말한 만두를 빚는 마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했다. 그래, 지난 삶의 그들을 좋아하길 참 잘했었다. 나도 내게 말해주고 싶으네. 그것이 연애로 진입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의 사랑이 스스로만 알다가 휘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보게 되었다. 마지막 단편에서처럼 이루어지는 사랑은 반드시 결혼의 모양만은 아닐 테니까, 그런 생각도 하다가.

작고 얇고 책 한 권이 ‘창문을 통과하는 빛과 같이’ 조용하게 반짝였다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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