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벨 훅스 지음, 김동진 옮김 / 학이시습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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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훅스는 <벨 훅스, 당신과 나의 공동체> 책에서 공동체를 건설하고 유지하기 위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 그리고 공동체의 연결감을 방해하는 많은 것들을여러 갈래로 톺아보며 이야기 한다. 생각보다 책이 잘 읽히지는 않았다. 나에게 벨 훅스는 페미니즘 인식론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인데, 그것은 대부분 한국에 번역된 그의 책들을 통해서였다. 벨 훅스는 자신과는 달리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쓴다고 했었다. 그리고 그의 글은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란 책제목처럼 쉽게 쓰였고, 성별 이분법으로 나뉘는 것이 아닌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성차별적 문제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달랐다. 그건 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만나온 교육의 장에 대한 이야기여서 그럴 수도 있고, 미국 사회의 문제들과 상황들이 한국의 나에게 이질감 없이 이입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조금은 그동안의 긴 시간을 돌아보는 회고의 시간 같기도 했다. 벨 훅스, 그가 가르쳤고 또 만나면서 배워왔던 것들을 톺아보는 시간으로 말이다. 너무 다른 것들 사이에서 다름뿐 아니라 차별과 혐오가 양산되어 왔던 오랜 역사가 존재해 온 우리 사회가 어떻게 더 나은 사회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벨 훅스는 많은 사건 사고와 인종차별주의 등 차별혐오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끝까지 부여잡는다. 그리고 말한다. 우리 함께 희망을 끌어안고 나아가자고.

 

그가 말한 반인종차별주의자가 되기로 한 백인, 성차별주의와 가부장제에 도전하기로 한 남성, 성적 자유를 진정으로 옹호하기로 한 이성애중심자와 같은 이들은 개인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으로 만듦으로써 생각의 변혁이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경험을 했다.”는 나의 페미니즘 운동과 페미니즘 일상에도 연결감 있게 이어진다. 나에게 여성주의란 어떤 존재만으로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존재들의 안전과 평등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위치성을 가지고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과 동료가 될 수 있고, 연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해 발견하기만 하다고 다가 아니다. 벨 훅스는 문제를 명명하고, 문제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실천 행위에 대해서 중요하게 이야기한다. 그것이 우리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길이라고. “자신과 주변 세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사람들을 목격할 때, 그 투쟁의 장소에서 희망이 생겨난다고 말한 벨 훅스의 말처럼 말이다. 일평생 여성주의 가치를 안고 실천을 놓지 않았던 그는 함께 학습하고, 공부하고,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손을 맞잡으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자신만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세계 그리고 그 세계의 세계가 확장되며 넓어져 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깨어 있으며, 행동을 바꾸어 가고, 사랑이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우리는 그 길을 찾아 나서고, 함께 나서기를 멈추지 않아야 한다. 언제나 사랑과 환대를 놓지 않고 그 길을 찾아 나설 우리의 가능성을 나는 오늘도 믿는다. 그 길에 당신과 함께 할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제나 사랑이 끊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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