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청춘
정해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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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찾아온 죽음, 그리고 손쓸 틈 없이 일어난 사고.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기적같이 살아돌아온 석호와 유식은 마치 어제의 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잠에서 깨어나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눈부신 햇살을 맞이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둘의 영혼은 뒤바뀐 상태이다.

SH 물류의 회장 주석호와 평범한 18살의 고등학생 김유신, 둘 사이의 접점은 티끌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당장 본인의 몸으로 돌아갈 방법 또한 없었기에 둘은 서로의 삶에 녹아들며 죽음까지 남은 100일이란 시간을 알차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탓에 삶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던 석호는 유신의 몸으로 홀연히 흘려보내야만 했던 청춘을 만끽하고 유신은 석호의 삶을 살며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

"난 지금껏 청춘을 잃어버렸던 게 아니라 청춘을 살아냈던 거야. 그러니까 난 이제 됐어. 생각해보니까 아쉬울 거 하나 없는 삶이었어. 열심히 살았고, 그건 다시 돌이킬 필요도 없는 내 성과야. 그러니 이제 네가 원하는 것을 하자."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백일청춘 #정해연 #고즈넉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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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여서 다행이야 - 엄마와 나, 둘이 사는 집에 고양이가 찾아왔습니다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박귀영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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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힐링 고양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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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여서 다행이야 - 엄마와 나, 둘이 사는 집에 고양이가 찾아왔습니다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박귀영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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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부풀어 오른 모습이 마치 흰 비둘기를 연상시키는 백목련 나무는 대문 옆 작은 화단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목련의 특성답게 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났지만 이듬해 봄, 베어버린 목련 나무와 함께 저자의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또한 마당 한켠에 짙게 자리 잡았다.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심은 목련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뿌리가 굵어져 베어날 수밖에 없었지만 비 소식이 있던 어느 오후, 목련 대신에 심은 철쭉이 가득한 화단에 작은 흰색 고양이가 다섯 마리의 아기천사들을 낳아놓게 된다.

"그날, 우리는 백목련 둥치에서 태어난 새끼 고양이를 데려왔다. 우리는 아빠의 기억 속 새끼 고양이를 데려온 걸까"

나 역시 어릴때 집 마당에서 임보했었던 골든리트리버에 반했던 터라 '강아지 파'에 가까웠던 것 같은데 부스스한 털과 앙증맞은 얼굴에 도도한 성격이 어찌나 귀엽던지 훗날 '고양이 파'로 마음을 돌리게 돼서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삐이 삐이 우는 뽀시래기들과 위협인 듯 아닌 듯 하품하듯 하악질을 하는 어미의 모습을 떠올리니 정말 귀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울타리 오르기를 좋아하고 장난꾸러기지만 의외로 겁이 많은 예쁜 호랑이 무늬의 첫째 다로, 아몬드 모양 눈매가 매력적이고 할 말도 많아서 야옹야옹 잘 울곤 하는 둘째 지로, 어리광도 많고 똘망똘망한 회색 눈이 특징인 셋째 구로, 빗방울 모양의 커다란 점이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시키는 마이웨이 성격의 넷째 시즈짱, 가장 작고 여리게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운 다섯째 나나, 그리고 영화 "왕과 나"의 주연인 "데보라 카"를 닮은 엄마 미미까지.

갑작스레 찾아온 고양이들은 저자의 일상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준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존재하듯 하나둘 입양을 보내고 남은 빈자리 허전하게 느껴지지만 미미와 다로가 남아 저자의 곁을 지켜주었다. 햇볕에 잘 말린 보송보송한 이불에 둘러싸인 듯 포근함이 가득 느껴지는 힐링 에세이였다. 고양이 만세♡

#에세이 #함께여서다행이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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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모모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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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웃으며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그 사람에게로 이어졌다.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그건 내가 바라 마지않던 힘찬 충동이었다."

같은 반 친구 시모카와를 향한 괴롭힘을 멈추기 위해 장난스레 내뱉은 고백이 계기가 되어 마오리와 가미야는 조금은 특이한 계약사항이 걸린 조건부 연애를 이어가게 된다.

첫째, 학교 끝날 때까지 서로 말 걸지 말 것.
둘째, 연락은 짧게 할 것.
셋째, 정말로 좋아하지 말 것.

히노가 내세운 이 조항들은 얼핏 보기엔 의아함을 자아낼 수밖에 없는 조건이지만 사실 그녀는 한 아이의 목숨을 구하려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깊은 잠에 빠져 다음날 아침 눈을 뜨면 전날 밤의 기억을 전혀 떠올리지 못하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다.

매일매일의 기록을 시간대별로 수첩에 정리해 사진과 함께 기록해두는데 사고 이전의 기록들과 지금 이 순간의 시간들이 겹쳐져 노트 속의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히노는 "기록 속의 나"와 "오늘의 나"가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지 않은 다른 존재임에 괴로움을 느낀다.

히노가 기억장애를 앓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부모님과 친구인 이즈미, 그리고 선생님뿐인데 사랑과 기침은 숨길 수 없다는 격언처럼 도루에게 자신의 상황을 고백하게 된다. 내일의 그녀가 어제의 고백을 후회할 수도 있으니 가미야는 오늘 일은 기록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조언을 하게 되고 히노는 그가 히노의 비밀을 알고 있음을 기록하지 않는데 그녀에게 예쁜 기억만을 심어주고 싶은 그는 히노의 일기를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 채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반듯하게 개어진 유카타와 남자친구가 선물해 준 밀짚모자용 해바라기 조화를 머리핀으로 장식해 여름의 끝을 장식할 주홍빛 하늘의 불꽃놀이를 구경하러 가는데 가미야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듯하다.

정신없이 분주했던 봄이 끝나면 5월은 다들 저도 모르게 늘어져 오월병이라는 말이 있는데 연분홍빛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은 둘 사이에 어떠한 이야기를 가져다주게 될지 뒷이야기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에서 직접 확인하도록 하자.

완독하는데 2시간 20분이 조금 더 걸린듯한데 "나는 내일의 어제의 너와 만난다"st의 영화를 좋아하는 내겐 찰떡같이 마음에 쏙 드는 로맨스 소설이었다. 입체적인 인물들이 눈앞에 생생히 그려져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었던 이 책과 함께 포근한 가을날이 되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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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제일 좋아 - 내 냥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김규희 지음 / 뜨인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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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긋 솟은 귀, 도도한 발걸음. 칼리코 색의 코트를 지닌 모냐는 라이트 그린색 눈을 띈 우리나라의 토종 고양이 코리안 숏헤어이다.

찬바람이 씽씽 불던 추운 겨울날, 작가님의 조모님과 연이 닿아 집안의 귀염둥이로 등극하게 되는데 애교가 많아 종종 배를 보이며 뒹굴뒹굴 뒤집기를 선보였다고 한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을 한곳에 모아 애옹이를 향한 세레나데를 풍부한 그림체로 표현해놓은듯한 "고양이가 제일 좋아"는 파스텔톤의 모사화 속, 저자의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 함께 녹아있어 마음 한켠을 찡하게 만든다.

아기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듯 훗날 세상에서 제일 예쁠 내 고양이가 생긴다면 읽어주고 싶은 귀여운 힐링 에세이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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