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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여서 다행이야 - 엄마와 나, 둘이 사는 집에 고양이가 찾아왔습니다
모리시타 노리코 지음, 박귀영 옮김 / 티라미수 더북 / 2021년 10월
평점 :
절판
꽃잎이 부풀어 오른 모습이 마치 흰 비둘기를 연상시키는 백목련 나무는 대문 옆 작은 화단에 위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너른 땅에서도 잘 자라는 목련의 특성답게 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났지만 이듬해 봄, 베어버린 목련 나무와 함께 저자의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 또한 마당 한켠에 짙게 자리 잡았다.
크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심은 목련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뿌리가 굵어져 베어날 수밖에 없었지만 비 소식이 있던 어느 오후, 목련 대신에 심은 철쭉이 가득한 화단에 작은 흰색 고양이가 다섯 마리의 아기천사들을 낳아놓게 된다.
"그날, 우리는 백목련 둥치에서 태어난 새끼 고양이를 데려왔다. 우리는 아빠의 기억 속 새끼 고양이를 데려온 걸까"
나 역시 어릴때 집 마당에서 임보했었던 골든리트리버에 반했던 터라 '강아지 파'에 가까웠던 것 같은데 부스스한 털과 앙증맞은 얼굴에 도도한 성격이 어찌나 귀엽던지 훗날 '고양이 파'로 마음을 돌리게 돼서 저자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삐이 삐이 우는 뽀시래기들과 위협인 듯 아닌 듯 하품하듯 하악질을 하는 어미의 모습을 떠올리니 정말 귀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울타리 오르기를 좋아하고 장난꾸러기지만 의외로 겁이 많은 예쁜 호랑이 무늬의 첫째 다로, 아몬드 모양 눈매가 매력적이고 할 말도 많아서 야옹야옹 잘 울곤 하는 둘째 지로, 어리광도 많고 똘망똘망한 회색 눈이 특징인 셋째 구로, 빗방울 모양의 커다란 점이 오페라의 유령을 연상시키는 마이웨이 성격의 넷째 시즈짱, 가장 작고 여리게 태어났지만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운 다섯째 나나, 그리고 영화 "왕과 나"의 주연인 "데보라 카"를 닮은 엄마 미미까지.
갑작스레 찾아온 고양이들은 저자의 일상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준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존재하듯 하나둘 입양을 보내고 남은 빈자리 허전하게 느껴지지만 미미와 다로가 남아 저자의 곁을 지켜주었다. 햇볕에 잘 말린 보송보송한 이불에 둘러싸인 듯 포근함이 가득 느껴지는 힐링 에세이였다. 고양이 만세♡
#에세이 #함께여서다행이야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