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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클로에 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너의 심장이 멈출 거라 말했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라는 말, 쉽게 체감이 되지 않는 말이지만 인생은 근사한 여행이라는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한듯하다. 심장에 지병이 있어 의사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은제이는 남은 100일이라는 시간들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던 중 진정한 사랑을 해보고싶은 마음에 신문에 광고를 내게되고 전세계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대충 걸쳐입은 트레이닝팬츠와 푹 눌러쓴 후드티, 슬리퍼 조합까지 얼핏봐도 세련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이었지만 은제이는 솔직한 그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이다.
그렇게 시작된 100일간의 계약은 한 가지의 조건을 명시하고 있었는데 바로 "을이 갑에게 마음을 뺏기는 경우 계약은 해지되고, 계약금은 100% 반환한다"는 것. 그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마음을 무너지지 않게 하기 위한 은제이의 작은 배려였다. 즉흥적으로 떠난 제주도 여행에서 만난 방어회는 분위기를 중시하는 그녀에게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고 회 한점에 세상을 다 가진듯 아이같은 미소를 보이는 은제이를 보며 전세계는 그녀가 궁금해짐과 동시에 그녀만의 사랑하는 방식을 함께 찾아가려 노력하게 되는데 죽음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은제이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그의 마음에도 아릿한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
직접 손질한 쌈 채소를 담아낸 영양이 고루 잡힌 100개의 도시락을 함께 만들어 사회복지관 어르신분들을 위한 온정의 손길도 나누고 산타옷과 사슴뿔을 쓰고 아이들에게 선물도 나눠주며 둘은 노동이라 쓰고 사랑이라 부르는 은제이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게 되는데 심장이 멈출 날을 앞둔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눈부신 그녀의 미소는 눈꽃 모양을 띄고 있었다. 계약이 끝남과 동시에 자신에 대한 기억을 전부 잊어달라는 은제이의 부탁을 과연 전세계는 들어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둘의 결말은 과연 해피엔딩일 것인지 유추하며 소설을 읽어나가면 그 재미는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노을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예쁜 가면을 쓴 것처럼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그녀와 함께한 매 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다. 기억하지 말라니. 그럴 거면 처음부터 이런 장면은 보여주지 말았어야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양을 보는 기분이었다."
p.s 소설 후반부엔 늑대의 유혹 ost와 함께 소설을 읽어내려갔는데 은제이의 일기와 엔딩 크레딧에서의 강동원 얼굴이 어찌나 겹쳐 보이던지 눈물이 퐁퐁 솟아나서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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