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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존경받을 만해 ㅣ 단비어린이 문학
임서경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7월
평점 :
'존경'이라는 말은 주로 언제 사용할까요? 어렸을 때는 부모님과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들이 존경의 대상이었죠. 커가면서는 어떤 대상에게 존경이라는 말을 사용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요. 과연 위인들만 존경의 대상일까요? 평범한 사람들은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없을까요?
이 책의 제목인 '충분히 존경받을 만해'는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말로 들리네요. 어떤 일이나 행동을 했기에 충분히 존경받을 만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요?
표지 그림에 보면 여러 사람이 그려져 있네요. 할머니도 보이고 젊은 여자분도 보이고 아저씨도 보이고 아줌마도 보이고 아이들도 보이네요. 과연 이들 중에 누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사람일까요?
이 책에는 3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네요. 첫번째 이야기는 한 바퀴 용 선생이네요. 이 책에 등장하는 용수인 선생님은 교사가 된 후 처음으로 가온초등학교 4학년 1반 담임을 맡게 되었네요. 선생님은 의욕이 넘치지만 아이들과의 첫 만남은 예상밖이네요. 키도 작고 얼굴도 동안이라 평소에도 중학생이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4학년 1반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아닌 학생 취급을 당하네요. 이 일로 학생들과 보낼 1년이 걱정스럽네요.
반을 이끌어줄 회장과 부회장을 뽑는데 하필이면 자신을 학생으로 오해해서 말을 막 한 학생 둘이 선출되었네요. 그 아이들만 아니길 바랬는데...
선생님은 방과후 회장과 부회장을 남게 하고 1학기 동안 할 일을 말해주는데 회장 하랑이는 짜증난다고 회장 안한다고 뛰쳐나가고 부회장 도건이도 힘들다고 말하네요. 담임 선생님으로서 첫 날부터 참 힘드네요.
용 선생님은 아이들의 외모, 성격, 말투, 습관 등을 관심있게 살피며 수업하는 동안 아이들의 특징을 써 내려가네요. 그리고 일주일 후부터 열아홉 명 아이들의 가정환경을 확인하며 퇴근길에 반 아이들의 집을 한 바퀴 돌아보네요. 아이들의 집을 돌아보다가 폐휴지 손수레를 끄는 할머니를 도와드리는데 할머니도 용 선생을 학생으로 오해하네요. 알고보니 나준이 할머니셨네요.
용 선생님의 퇴근 후 아이들 집 한 바퀴 돌기는 계속되고 아이들도 조금씩 변해가네요. 이외에도 선생님이 계획했던 '귀한 손' 찾아 편지 쓰기와 아이들에게 '책 밥 배달' 하기도 잘 진행되네요. 과연 용 선생님과 함께 한 4학년 1반 아이들의 일상은 앞으로 어떻게 변할까요? 아이들은 처음과 달리 선생님에 대한 마음이 어떻게 변하고 선생님과 함께 하는 활동에 대한 만족도나 평가가 어떻게 변할까요? 용 선생님과 아이들의 1년이 기대되네요.
두번째 이야기는 재활용 박사네요. 이 책에는 재활용 분리수거를 철저히 지키는 로운이 아빠가 등장하네요. 로운이 아빠는 몇 년 전부터 재활용품 공장에서 유리병 분류하는 일을 하시는데 그 일을 시작한 후로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만 보면 목소리가 커져 싸움으로 이어지네요. 로운이는 그런 아빠가 부끄러워서 싸우지 말라고 하는데 경비 아저씨는 재활용 분리수거를 도와주는 로운이 아빠를 고마워하고 주민들 중에도 재활용 분리수거 방법을 알려주는 로운이 아빠를 칭찬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로운이는 학교에서 환경에 대해 공부하면서 재활용에 대한 문제를 척척 맞춰서 선생님의 칭찬을 받고 반에서 환경 지킴이로 활동하게 되네요.
로운이는 학교에서 환경 지킴이로, 로운 아빠는 아파트에서 재활용 박사로 활동하면서 둘은 좀 더 가까워지네요. 로운 아빠의 재활용 분리수거 활동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요?
세번째 이야기는 물길, 숨길이에요. 채이 할머니는 체격이 좋으시고 고장난 물건도 척척 잘 고치시네요. 채이는 그런 할머니가 일터에서 가져오시는 초콜릿 과자를 좋아하는데 할머니의 일터가 보석 사우나이고 그곳에서 때를 밀고 고장난 물건을 고치는 일을 하신다는 말을 친구 다민이를 통해 듣고 부끄럽고 답답하네요.
채이 엄마는 마트에서 일하시고 손님들을 위한 이벤트로 10분 정도 노래를 하시는데 손님들의 반응도 좋고 엄마도 그 시간을 행복해 하네요. 하지만 채이는 엄마가 마트에서 노래하고 일하는 것도 싫으네요.
채이가 엄마와 할머니가 현재 하는 일을 싫어하고 부끄러워하는 걸 알게 된 할머니와 엄마는 속상해하고 집안 분위기는 침울해지네요.
밤에 잠이 안온 채이는 거실에서 울고 있는 엄마를 보고 다가갔다가 엄마 방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엄마도 어렸을 때 할머니를 부끄러워했다는 말을 듣게 되네요.
채이네 가족은 앞으로 어떤 일을 계기로 침울한 분위기가 바뀔 수 있을까요? 엄마와 할머니는 지금의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을까요? 채이는 앞으로 할머니와 엄마에 대한 마음이 바뀔까요?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네요. 초등학교 선생님, 평범한 아빠, 평범한 할머니와 엄마네요. 하지만 이들의 소소한 행동들이 잔잔하게 우리 삶에 변화를 가져오네요.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들처럼 위대한 업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이들의 사소한 행동이 주변 사람들의 삶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었으니 이들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이네요. 우리 주변에도 조금만 눈여겨보면 이런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우리 가족부터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 더 좋고요.
*허니에듀 서평단으로 단비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