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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주룩주룩
요시다 노리코.요시다 다카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지하철역 입구에서 아침마다 손에 드는 무가지 신문, 수많은 광고와 홍보성 기사들이 넘쳐나는 공짜 신문들의 틈바구니에서 한 남자 배우가 등장하는 포스터를 보고 마음을 빼앗겼다. 바로 츠마부키 사토시!

만화를 제외하고, 일본 소설과  영화는 딱히 내 입맛에 맞지 않다고 평소 생각해왔다. 물론 내가 광적으로 좋아하는 아오이 유우가 나오는 영화들을 빼놓고 말이다. 그런데 츠마부키 사토시의 영화 속 장면 하나가 나의 마음을 빼앗았다. 특히 코를 쥐고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고 있는 스틸 컷!! 이렇게 울 수 있는 남자, 이렇게 울 수 있는 배우..... 나는 기대에 부풀었고 영화 개봉일까지 기다릴 수 없어 이 책을 구입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스토리에 대한 부분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생략한다.) 하지만 결과는 좀 실망스러웠다. 하나의 장면 또는 영상에는 많은 것을 내포시킬 수 있다. 흔들리는 주인공의 눈동자, 울음을 참으려 경직된듯 실룩이는 주인공의 눈가, 눈동자의 움직임과 시선....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영상에 담겨 아름다움과 깊이를 만들어 낸다. 영상이 이렇다면, 소설은 그 모든 것을 정제된 언어로 행간에 담는다.

영화를 소설화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주인공의 수많은 아픔과 슬픔, 복잡한 심정을 단순히 '나는 슬펐다.'라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일종의 폭력이고, 생략과 압축이라는 이름의 무지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근데 이 소설이 그랬던 것 같다. 책을 읽고 난 후, 영화를 보았다. 일본 영화 특유의 감정 과잉이 군데군데 있긴 하지만, 영화의 영상미는 훌륭했다.

<눈물이 주룩주룩>을 소설과 영화 사이에서 어떤 걸 먼저 볼까 고민하는 사람은 영화를 먼저 보기를 바란다. 소설을 먼저 읽고 실망해서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이 생길 것 같아서다. 이 책은 영화를 소설화하는 데에 있어서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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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반양장) 반올림 1
이경혜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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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건, 한 잡지에 실린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 대표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그 인터뷰 기사를 읽고,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이 나와 비슷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비평가도 전문가도 그 무엇도 아닌 단순 독자이지만 말이다. 비평가와 단순 독자인 나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것에서 묘한 쾌감과 승리감, 약간의 우월감을 맛보며 나는 이 책을 기대에 부풀어 선택했다.

무게감 있는 표지와 제목! 그만큼 문학적인 문장들을 기대했으나 사실 그건 좀 기대에서 벗어났다. 직접적이고 너무도 실제적인 어투의 문장들. 요리조리 미사여구를 다 빼고, 딱 그만큼만을 말하고자 절제한 것일까? 아무튼 달큰하고 둥글게 굴린 문장들 일색인 아동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은 단연 실제적이라고 할만했다. 그점은 정말 마음에 든다. 진실로 하여금, 사실로 하여금 말하게 한다고나 할까. 가끔 읽다보면 인물과 독자 사이에서 작가라는 필터가 너무가 강하게 다가올 때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청소년의 이야기다. 미래를 이끌어가는 꿈에 부풀어 있는 교과서 속의 청소년들이 아니라, 갖가지 문제로 고민하고 상처받는 현실의 청소년들이 책 속에 등장한다. 유미와 재준이. 그리고 재준이의 파란 일기장.... 아이들로 하여금 직접 이야기하도록 절제하고 절제한 작가의 노력 덕분인지, 작품은 아주 사실적이다. 마음먹은 대로, 머리가 시키는 대로만 되지 않는 건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을 다시금 읽으면서 내가 사실적이고 약간은 건조한듯한 문장들 사이에서 놓쳐버린 무언가는 없을지 살펴봐야겠다.

인상 깊은 구절은, 아이가 해서 나쁜짓은 어른이 해도 나쁘다. 어른이 해서 괜찮다면, 아이가 해서도 괜찮다는 것. (정확한 문장은 떠오르지 않지만, 대략 이런 문맥이었다.^^)

솔직하고 솔직한 요즘 10대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면 선택해도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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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 (양장본)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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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순전히 표지 때문이었다. 내가 구입했을 때만해도 요즘 서점에 있는 것처럼 뉴베리상 딱지를 붙이고 있지도 않았고, 단지 표지 안쪽에 작게 뉴베리상 수상작이라고 쓰여 있을 뿐이었으니까. 하얀 표지가 주는 깔끔함. 그렇게 나는 이 책에 끌렸고, 안쪽을 살펴보니 수상작인 것 같아 결심을 굳히고 읽게 되었다.

  처음 도입부분을 읽으면서는 너무도 당혹스러웠다. 돼지와 거미라....흠..... 개와 고양이, 고양이와 생쥐도 아니고 작디 작은 곤충과 돼지라니.... 그 알 수 없는 미묘한 조합을 작가는 어떻게 풀어갈까? 도대체 돼지와 거미가 어떻게 친구가 되는 과정을 이야기할까? 약간의 딴지(?)적인 반발감과 함께 천천히 음미하여 이 책을 읽었다.

  아주 작은 소재, 거미줄. 우리가 산 속이나 길 구석, 또는 집 안 구석에 생기면 너무도 귀찮아하는 존재인 그 거미줄. 그럼에도 작가의 발상은 아주 놀라웠다. 작은 사실에서 시작된 미묘한 떨림은 점점 증폭되어 갔다. "그럴수 있을까?"에서 "와, 이럴 수도 있구나. 그래 그럴수도 있지."하는 쪽으로 마음이 쏠리면서, 어느새 윌버와 샬롯의 안위를 걱정하게 되어 버렸다.

  그들의 아름다운 우정은 잔잔하지만, 아주 깊었다. 물질적인 것에 퇴색되어 점점 친구들과의 우정, 사람사이의 신뢰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세상에 이 책의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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