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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거미줄 (양장본)
엘윈 브룩스 화이트 지음, 가스 윌리엄즈 그림, 김화곤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건 순전히 표지 때문이었다. 내가 구입했을 때만해도 요즘 서점에 있는 것처럼 뉴베리상 딱지를 붙이고 있지도 않았고, 단지 표지 안쪽에 작게 뉴베리상 수상작이라고 쓰여 있을 뿐이었으니까. 하얀 표지가 주는 깔끔함. 그렇게 나는 이 책에 끌렸고, 안쪽을 살펴보니 수상작인 것 같아 결심을 굳히고 읽게 되었다.
처음 도입부분을 읽으면서는 너무도 당혹스러웠다. 돼지와 거미라....흠..... 개와 고양이, 고양이와 생쥐도 아니고 작디 작은 곤충과 돼지라니.... 그 알 수 없는 미묘한 조합을 작가는 어떻게 풀어갈까? 도대체 돼지와 거미가 어떻게 친구가 되는 과정을 이야기할까? 약간의 딴지(?)적인 반발감과 함께 천천히 음미하여 이 책을 읽었다.
아주 작은 소재, 거미줄. 우리가 산 속이나 길 구석, 또는 집 안 구석에 생기면 너무도 귀찮아하는 존재인 그 거미줄. 그럼에도 작가의 발상은 아주 놀라웠다. 작은 사실에서 시작된 미묘한 떨림은 점점 증폭되어 갔다. "그럴수 있을까?"에서 "와, 이럴 수도 있구나. 그래 그럴수도 있지."하는 쪽으로 마음이 쏠리면서, 어느새 윌버와 샬롯의 안위를 걱정하게 되어 버렸다.
그들의 아름다운 우정은 잔잔하지만, 아주 깊었다. 물질적인 것에 퇴색되어 점점 친구들과의 우정, 사람사이의 신뢰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세상에 이 책의 메시지가 큰 울림을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