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일까? 1
김인호 그림, 남지은 글 / 홍익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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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일까? 두근두근 설레임을 느끼게 해 주는 예쁜 책이었다.

 

우연이 운명이 되고, 우연이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사랑,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첫 사랑은 언제나 설레임, 가슴 두근거림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심장이 콩콩콩.. 콩닥콩닥.. 가슴이 두근두근...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미남 미녀들로 멋진 청춘들이다.

작가를 꿈꿨지만, 사정상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는 28세의 이홍주.

그런 홍주를 중학교 때부터 설레이는 마음으로 지켜보면서 첫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강후영.

학창시절부터 홍주의 절친이면서 후영을 짝사랑했던 김혜지.

홍주의 대학선배로 대학시절 특별한 관계로 가지고 있었던 32세의 베스트셀러 작가 방준호

혜지에게 첫 눈에 반한 혜지네 회사의 과장 33세의 노총각 김경택. 

이들 다섯 사람이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풀어내는 알콩달콩 두근두근 가슴 설레이게 하는 러브스토리.

 

홍주의 마음은 준호에게 향해 있고, 후영의 마음 속에는 오직 홍주만이 들어차 있고

그런 홍주와 후영을 바라보는 혜지의 마음 속에는 후영에 대한 짝사랑의 아픔과 그리움만이...

그리고 김혜지를 좋아하지만, 정녕 그녀 앞에만 서면 가슴이 벌렁벌렁, 다리가 덜덜덜 떨려서 자꾸만 작아지는 순진남 김경택.

 

서로 다른 상대방만을 쳐다보고 있는 이들의 사랑. 과연 그 결실은??

우연일까? 책의 표지 만큼이나 내용 또한 풋풋하고, 예쁜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연애하고 싶다. 다시 새롭게 멋진 사랑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간절하게 들었다. ㅎㅎ 

 

헤어졌다가 우연히 다시 만난 첫사랑 과연 운명일까? 아니면 우연일까?

분명한 것은 만약 가슴이 콩딱콩닥.. 콩닥콩딱 두근두근 뛴다면...

운명이고 우연이고에 관계 없이 사랑일 것이다. 

 

지혜: 근데 어떻게 홍주네 옆 건물로 이사를 다 왔어?

후영: 아! 새로 일하게 된 회사가 요 앞에 큰 길 거너 바로거든....

        본격적으로 일 시작할 겸, 가까운 곳으로 급하게 얻었어~ 얻고 보니 이웃사촌이네~

지혜: 완전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 우연이...

후영: 진짜!! 전혀 몰랐어?

홍주: 어~ 진짜 몰랐지! 언제 그려서 붙인거야?

후영: 내가 그림 그렸다는 거 말고... 내가 널 좋아했다는 사실 말야...

        그걸 몰럈냐고 묻는거야.. 이 바보야!

 

내 마음이 너를 향했던 그때...

 

누군가 마음에 속 드는 사람을 만난다면...

운명처럼...

 청춘들의 따사로운 훈훈한 사랑이야기를 통해서..

멋진 사랑을 해보고 싶은 분께

아름다운 인연을 만나고 싶은 분께

조심스레 권해 드립니다.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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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열하일기연구
창비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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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이 30,000원이 아니라 3,000원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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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재발견 - 다산은 어떻게 조선 최고의 학술 그룹을 조직하고 운영했는가?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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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선생님의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 글 읽는 맛이 참 좋다.

거짓말처럼 정말 단어들이 책 밖으로 튀어 나와서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죽비소리>의 좋은 글귀는 지금도 발취하여 수업시간에 종종 학생들에게 들려준다.

정민 선생님과의 첫 만남은 <책읽는 소리>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딱 든 느낌은 ‘어려운 고전의 글도 이렇게 알게 쉽게 읽을 수 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가슴 벅찬 감동이었다. 이 책 이후 정민 선생님의 글에 깊은 매력과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연암 박지원의 이야기를 풀어쓴 <비슷한 것은 가짜다>는 충격이었다.

원문의 감칠맛 나는 맛깔스러운 번역과, 어려운 연암 글에 대한 쉬운 풀이는 삼척동자 아니, 비전공자라고 하더라도 연암에 대해서 조금의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가 다 ‘아~ 그거였구나!!’ 하면서 저절로 고개를 끄떡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정민 선생님이 연암이 아닌 다산과 소통을 하고 계셨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의 출간이 아마도 그 시발(始發)이었던 것 같다.

연암 연구에 몰두하다가, 2005년 안식년을 떠나면서 다산과 만나게 되었다고 했다.

다산과 만남 직후 다산의 학문과 그 사상, 열정, 매력에 아마도 단단히 빠져버리신 듯 했다.

“연암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다가가면 갈수록 높고 큰데 비해

다산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다가가면 갈수록 넓고 깊다.”고 하셨다.

연암이 태산이었다면, 다산은 바다였던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다산은 정조의 브레인이면서 최측근이었다.

그런데 1800년 6월 정조가 갑자기 승하해 버린다.

다산은 자신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기둥이었던 호학(好學)의 개혁 군주인 정조(正祖)의 사후(死後) 가까스로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기나긴 귀향길에 오르게 된다.

무려 18년이란 세월동안 전라남도 강진이라는 궁벽한 곳에서 삶을 이어나갔다.

다산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곳에서 유배생활을 하며 엄청난 공부를 하게 되고, 지적 결과물을 창출해 낸다.

다양한 제자그룹도 만들었고, 다양한 인물들과 멋진 교류도 가졌다.

정민 선생님은 이를 두고 “개인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조선의 학문을 위해서는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하였다.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실로 어마어마한 “18세기 조선의 모든 것이 총 망라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불후의 저작이었다.

다산의 18년, 아니 평생의 내공이 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간혹 잘 이어지던 이야기가 갑자기 툭 끊어지고, 또, 어떤 글은 전후만 있고, 중간이 없거나, 또 어떤 것은 부분부분이 잘려져 나간 것도 있었다.

정민 선생님께서는 의문을 가졌다. 분명 어딘가에 문집(文集)에서 결락(缺落)된 내용의 자료들이 존재할 것이라 믿었다.

정민 선생님은 다산의 끊어지고, 잘라져 나간 이야기들의 파편과 흔적들을 쫓아다니기 시작했다. 다산 관련 자료와 친필이 있다는 말만 들으면, 조선팔도 어디든 찾아갔다.

그렇게 5년이란 세월동안 오직 다산만을 쫓아다녔다.

그 결과물로 탄생된 책이 바로 <다산의 재발견>이란 책이다.



이 책은 저자가 다산의 자취를 찾아 헤맨 여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다산 관련 자료를 만나게 된 과정과 자료를 손에 넣는 과정에서의 어려움과 우여곡절 등 사연들이 서설부분에 구구절절하게 기술되어 있다.

한 학자의 다산에 대한 그리움과 학문적 열정 등을 이 장을 통해서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다.

새로운 자료의 출현 소식만 들리면 전국 어디든 직접 찾아가서 어렵사리 자료들을 손에 넣었다.

대부분의 자료가 보물(寶物)이다 보니, 소장가가 선뜻 보여주며, 공개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마음으로 소장자에게 끝끝내 정성을 다해 소장가 스스로 자료를 내놓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었다.

선생님의 갖은 노력과 끈질긴 열정, 집념으로 얻어낸 자료를 우리는 이 한 권의 책!!

<다산의 재발견>을 통하여 참 쉽고 편하고 들여다보는 셈이다.

정민선생님의 자료에 대한 열의는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존재여부가 불투명 한 자료에 대해서도 단서만 있다면, 우선은 일단 추적했다.

소장기관의 담당자들조차도 미처 몰랐던 자료들을 단 하나의 단서(분명이 있다는 믿음.)만 가지고 끝까지 추적해서 기어이 자료를 손에 넣고야 말았다.

<다산송철선증언첩>이 바로 그 자료다. 이 자료를 찾고 쫓는 과정은 요즘 흥행하는 뮤지컬 탐정 셜록홈즈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도 들게 만들었다.

그만큼 흥미진진한 스릴이 있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구한 자료들은 대부분이 초서로 쓰인 글들이었다.

먼저 탈초하여 초서의 한자들을 정자(正字)로 옮긴다면, 정리하고 해석해서 분석을 하고 논문으로 작정하였다. 그리고 매 논문 뒤에 번역한 원문과 해석을 실어서 독자의 이해를 돕고 나아가 어렵게 구한 원본자료들까지도 과감하게 흑백이 아닌 컬러사진으로 실어서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과 시각적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었다.

독자에 대한 애정과 배려, 정성이 없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다산 관련 새 자료를 발굴하고 모아서 쓴 논문 22편이 모여 이 책을 탄생시켰다. 즉 지난 5년이란 시간동안, 학회지에 발표한 다산관련 논문들을 추려내어 한데 모아서 엮은 것이다.

<다산의 재발견>은 조선후기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정치 등 문화 전반에 걸친 ‘인간 다산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다.


(이 서평은 Humanist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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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축제 2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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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5월30일에

염소의 축제를 기념한다.

 

-도미니카의 메렝게, <염소를 죽였네>

 

책을 들춰보던 중에 차례 다음에, 문득 이런 메시지가 나와 나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염소의 축제를 기념하면서 염소를 죽였다.’

말이 되는 것도 같고, 말이 되지 않는 것도 같은 이 글귀.

‘염소, 축제, 도대체 무슨 의미지...?’ 속으로 궁금증이 일어났다.



아무튼 이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메시지가 나를 책 속으로 인도하였다.

마치 <The Phantom Of The Opera(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이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크리스틴’을 자신만의 지하세계로 인도하듯이 말이다.

메시지의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손에 책을 들었다. 그리고는 읽었다.

 

“아무나 죽이는 건 안 돼. 그러나 독재자를 제거하는 건 괜찮아.”

안토니오와 살바도르는 ‘염소’를 죽이겠다동일한 목적을 확인하고 서로 화해했다.

 

첫 번째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작품에서 ‘염소’란 단어의 존재가 처음으로 등장하였는데, ‘염소’는 도미니카의 독재자 트루히요를 암살한 이들이 그를 가르킨 별명이었던 것이다.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염소의 축제’

 

‘염소’는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한 동물이다. 즉 트루히요의 지나친 성욕과 그의 뛰어난 능력을 압축하여 염소라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축제’는 ‘아주 큰 파티’를 뜻하는 말로, 다시 말하면 ‘독재자의 죽음을 의미하는 유혈축제’를 뜻한다. 또, 하나의 ‘염소의 축제’는 달리 ‘독재자 트루히요의 축제’라는 말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다. 즉, 트루히요만의 비밀스러운 은밀한 행사를 뜻한다.

 

도미니카의 메렝게, <염소를 죽였네>

메렝게는 독재시절 대표적인 음악의 장르였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도미니카 민중들은 그의 죽음을 축하하는 노래를 독재자의 메렝게 장르로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염소를 죽였네>노래의 제목으로 트루히요 암살이라는 주제를 예시하고 있다.

 

작품은 ‘우라니아’라는 여인이 산토도밍고를 떠났다가 35년 만에 돌아오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현재의 그녀는 외향적으로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내면은 치유하기에 너무나도 큰 상처(트루히요에게 강간을 당한 일)를 지니고 있었다.

 

살아 있는 제물..

그녀는 그녀 아버지의 출세욕에 의해 염소(트루히요)의 성욕을 해소 해 주기 위해 바쳐진 살아 있는 제물이었다. 가장 사랑받고 아름다워야 할 시기에 더럽고 추잡한 정치적 거래의 희생양가 된 그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딸을 바친 아버지를 원망하고 증오하면서 그녀는 트루히요시(산토도밍고)를 떠나 미국에서 명문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다.

 

이곳 도미니카 공화국에 한 지도자가 있다. 그는 독재자이다. 그는 공포와 폭력으로 국민들을 탄압했다. 나라 안의 모든 것이 자신의 소유로 여겨 마음대로 했고, 국가의 뿌리가 되고, 근간이 되는 백성들을 함부로 대했다. 암살자들인 안토니오와 살바도르의 말처럼 그는 인간의 탈을 뒤집어 쓴 짐승(염소) 이였던 것이다. 이 인간 염소는 자기가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할 백성들의 아내와 딸을 강간했고, 심지어는 14살짜리 어린 여자아이까지도 성적 쾌락의 대상으로 삼아 자신의 성욕을 풀었다.

 

독재는 여성에게 특히 잔인하다.

트루히요에게 있어 섹스는 권력과 남성성, 그리고 남성우월주의 사회의 최고가지를 보여주는 상징 중 하나.

 

트루히요에게 강간당한 14살짜리 어린 여자아이가 바로 ‘우라니아’였다. 14살의 나이에 도저히 치유할 수 없는 너무나도 큰 상처와 시련을 입은 것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라는 인간이 자신의 손녀뻘 되는 여자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그 사실 하나 만으로는 트루히요는 이미 인간이길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는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비인간이자 악마였던 것이다.

 

무려 30년이라는 세월동안 한 나라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무소불위의 독재자 라파엘 레오니다스 트루히요

그가 정권을 잡기 시작한 1930년대부터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가 마음만 먹으면 못할 일이 없었다. 그는 능히 물을 포도주로 만들고, 빵을 수없이 늘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고문, 실종, 납치, 살해, 처형, 테러, 음모, 모함, 중상모략, 강간

 

항거할 수 없는 절대 권력을 지닌 독재자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예전 북한에도 이와 비슷한 인물이 있었다.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모래로 쌀을 만드는 위대한 영도자. 독재자의 모습은 세계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어떤 공통점이 있는 듯 하다.

 

사람들 사이에 ‘트루히요는 절대로 땀을 흘리지 않는다’는 것은 신화였다. 사람들이 말하길 “그는 가장 혹독한 여름철에도 모직 군복을 입고 벨벳으로 만든 삼각모자를 쓰고 장갑을 낀다. 그래도 그의 이마에서는 땀 한 방울 볼 수 없다.” 그는 자기가 원하지 않을 때면 땀을 흘리지 않는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 특히 운동을 하고 있을 때 그의 육체는 땀을 흘렸다. 그가 허락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뉴스 방송은 다섯 시에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동생 페탄이 그가 일어나는 시각에 맞추어 네 시로 뉴스를 앞당기자 나머지 방송국도 그대로 따랐다. 방송국들은 그가 면도를 하고 목욕을 하고 옷을 입으면서 라디오를 듣는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지극 정성을 떨었던 것이다.

 

우라니아는 나약한 약자, 트루히요는 잔인한 강자로 대변된다.

우라니아의 분노와 수치심, 치욕은 도미니카 여성 모두의 치욕이고 수모였던 것이다. 트루히요는 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가장 모범적이고 도덕적이어야 할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란 것은 눈 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 없는 파렴치한 악마의 화신이었다.

 

사실 작품에서 우라니아는 요사가 만들어낸 가공의 인물로 이 소설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다. 요사는 우라니아를 통해서 잔인하기 그지없던 독재기간 동안 자유를 억압당하고 침묵을 지켜야만 했던 탄압받은 모든 여성들의 상징이며, 독재자에 의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욕을 당하고 타락해야 했던 도미니카 국민 전체를 대표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 염소(트루히요)는 1961년 5월 30일 산크리스토발로 향하던 중 자신의 시보레 차에서 안토니오, 아마디토, 임베르트, 살바도르, 토니 등등 7인에 의해 고속도로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다. 국민들의 그의 죽음을 축제로 인식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욕심과 국민들의 불신, 도덕성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30년 나라를 공포로 다스렸던 통치자의 허망한 말로이다.

 

“부귀(富貴)는 누구나가 다 원하는 것이지만, 정도(正道)로써 얻어 것이 아니라면 누리지 말아야 한다.” 이 말은 2500년 전 공자께서 하신 말씀이다.

맹자는 군왕(君王)이 갖추어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로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말을 했다. 백성들과 더불어 함께 즐기는 즐거움이야 말로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뜻이다.

 

정도(正道), 여민동락(與民同樂)

둘 다 위정자(爲政者)가 되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그런데 염소의 축제에 등장하는 독재자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독재자들은 절대 여민동락(與民同樂)할 수 없다. 부귀를 그 어느 누구에게도 나눠 줄 마음이 없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이 세상과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불십년(權不十年)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듯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대다수의 독재자, 폭군들은 그 종말이 비참하다. 그건 이미 수 천년의 역사가 다 증명을 했다.



정치(政治)는 바르게 다스린다는 뜻이다. 백성들의 소리를 듣고, 그들의 어려움을 들어주어 아무런 어려움 없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고 다독거려줘서 그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 바로 정치이다. 백성들 위에 군림하여 그들을 억압하고, 탄압하는 것이 정치가 아니다.



첫 페이지, 첫 단락에서 ‘우라니아’라는 여성을 처음 대면하게 되었고, 이어서 염소 트루히요, 그리고 암살단 안토니오와 그의 동지들까지 모두 만나게 되었다.

이들을 만나고 나서

 

‘삶의 문제...? 인간의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인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정답이 없는 어려운 문제이고, 평생을 고민해야 할 숙제이다.

그리고 이 작품, 과연 노벨문학상을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는 작품이었다.

 

예전에 <톰 소여의 모험>과 <삼총사>를 읽고 나서 이 책들 원서로 읽어 보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아무래도 번역본 보다는 원서로 읽으면 번역자가 아닌 저자의 의도를 가장 극명하게 살필 수 있고, 특히 그가 작품을 쓰면서 단어의 취사선택에 있어서 어떤 생각을 했고, 무엇을 드러내기 위해 이러한 어휘를 사용했는지에 대해 분명하게 알 수 있으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이 작품 또한 번역서와 원서를 비교해 가면서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배경이 된 곳 산토도밍고(Santo Domingo)...

카리브 해의 낭만 휴양지.

유네스코에 등록될 정도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곳이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염소의 축제>를 들고 이곳을 직접 방문해서 그들의 자취를 쫓아가보며 작품의 세계에 빠져 보고 싶다.

산토도밍고는 1936~1961년까지 대통령의 이름을 따 트루히요시라고 불렸으나, 그가 암살됨으로써 독재체제가 붕괴되자 옛 이름인 산토도밍고로 환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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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쟁으로 보는 조선역사
이덕일 / 석필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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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쟁! 처음 시작된 그때로부터 수백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자행되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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