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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보다 큰 세상을 너에게 줄게
이수련 지음 / 창비 / 2024년 5월
평점 :
수많은 육아서에서 말한다.
엄마는 아이의 우주라고.
아이의 우주인 엄마보다 큰 세상을 주겠다고 하는 책 제목에 바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들어가는 글만 읽어봐도 알 수 있다.
이 책은 육아 방법을 알려주는 단순한 육아책이 아니다.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주고
엄마의 세상도 넓어지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아이와의 건강한 분리를 고민하는 부모라면,
내 아이가 부모의 품을 넘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면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한 아이의 존재에 대한 기다림과 환대, 엄마의 역할은 거기서 시작됩니다.
9쪽
아이를 임신하고 기다리는 일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그 기다림을 책임지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엄마로서 나의 첫 의미는 이것이었구나.
난 이 기다림에 책임을 지고 아이를 환대했구나.
이렇게 만난 아이를 사회와 연결해 주는 존재는 엄마. 바로 나다.
아이의 존재 기반이 사회적인 장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신경쓰자.
삶이 지속되면서 찾아올 우연한 기회나 놀라움의 순간들을 궁금해하고 바라는 엄마. 자기의 고유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 바로 그런 엄마가 가지지 않은 것이 있는 엄마입니다.
80쪽
가지지 않은 것이 있는 엄마가 되어 가지지 않은 것을 주고 싶다.
내 아이가 가지지 않은 것이 있기를 바라게 된다.
부디 내 아이가 삶의 모든 굴곡에서 기쁨, 슬픔, 행복, 고난을 경험하며 의미를 찾길.
이 무한한 우주에서 '유일하고 특별한 아이'가 될 수 있길.
애도와 대체가 없는 박탈은 성장을 위한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아이를 상실감에 빠뜨릴 뿐인 실패한 박탈이 됩니다.
96
내 아이가 상실을 감내하려면, 아주 작은 상실에도 애도가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 다이소에서 산 장난감, 수수깡으로 만든 알 수 없는 작품들까지.
다 치우고 싶지만 아이들이 만든 것들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지고
또 새롭게 만드는 것들로 대체하자는 이야기를 나눈다.
이렇게 엄마 역할을 배우고 익힌다.
사실은 아이가 해서 좋은 것이었는데 관계가 역전되었어요. 이젠 아이가 사랑받으려면 꼭 그런 것들을 해야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급기야 아이가 만든 결과물이 아이보다 더 우위를 차지하게 되지요.
119쪽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
"몸과 마음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했던 그 마음을 자꾸 잊는다.
이왕하는거 운동도, 공부도, 놀이도 다 잘했으면 하는 이 마음. 경계하고 또 경계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말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이 건넨 말이 아이를 규정하지만 그 말이 아이를 대표할 수 없다는 것, 아이에겐 다른 면이 있다는 사실이지요.
"너는 키가 커.(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
"너는 공부를 못해.(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지.)"
엄마의 말엔 이 괄호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127-128쪽
정말 와닿았던 부분이다.
내가 한 말로 아이를 가두지 않으려면, 괄호를 잊지 말아야겠다.
아이는 드러나는 말로 규정되지 않는 또 다른 면이 많이 있다.
그게 전부는 아닌 내 아이!
아이가 스스로 설 수 있도록 아이의 삶을 지지해 줄 든든한 토대가 필요하지요. 부모가 그런 기반을 만들고 지켜 준다면 아이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독립시킬 수 있습니다. 부모가 맡았던 보호자 역할을 그 토대로 이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62쪽
학생이 아닌 아이 자체의 자리가 보전되는 집,
우리 집이 아이들에게 삶의 토대가 될 수 있게 우리 집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집은 편안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엄마와 아빠에게도 소중한 삶의 토대가 되어주고 있다.
자신이 뭔가를 해서 부모와 우리 집에, 친구에게, 세상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면 그 활동은 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이 됩니다.
183쪽
완전히 이루지 못하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어도 아이가 노력한 과정에 대한 인정이 필요합니다.
184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과 반성을 했다.
아이가 그날 해야 할 숙제를 다 마치지 못하면, 못 한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눠왔다. 분명 해낸 부분이 더 많았는데 말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어도 아이의 노력을 인정해줘야 한다.
과정을 인정하고 존중하자.
부모의 위치는 규칙 쪽에 있는 게 아니라 아이와 함께 규칙의 힘을 받는 쪽에 있다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186쪽
나와 아이들은, 우리 가족은 한 팀이다.
그 누구도 예외없이 규칙을 함께 지키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규칙도 함께 만들 수 있다.
엄마가 규칙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자.
"네가 달리기 잘한 걸 자랑스러워하니까 나도 네가 자랑스럽다."
아이가 먼저 만족하고, 엄마는 이후에 그렇게 만족한 아이를 보면서 만족하는 겁니다.
221쪽
아이를 트로피로 만들지 않게 늘 유념해야겠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지해주는 사랑을 하려면 내 결핍을 채워 주는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 아이와 관련되지 않은 나만의 만족과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
"엄마가 되어도 포기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사랑을 돌려받기를 원하지 않고 아이가 스스로 삶의 길을 새롭게 열기를 원하는 것, 손잡고 걸어가 주기보다 아이가 한 걸음 한 걸음 계속 내디딜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그것이 바로 엄마로서의 욕망이고 달리 말해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엄마로서 주고 싶은 사랑이다.
아이가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아이에게 엄마는 우주다. 그 우주에서 아이는 자란다.
점차 엄마의 우주에서 벗어나 자기만이 우주를 만들어 간다.
아이에게 그런 우주가 되어주고 싶다.
엄마의 우주와 아이의 우주가 함께 존재하게끔 말이다.
해당도서는 출판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