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이금이 작가님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 중 마지막 개정판이다.
청소년 문학이지만, 늘 어른이 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작가님의 이전 책들이 떠올랐다.
이번엔 또 어떻게 마음을 흔들지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만난 지오와 석주, 이야기는 두 10대 소년에게서 시작된다.
20대가 된 지오는 5년 만에 연락한 석주를 만나기 위해 기차 여행을 시작하고 과거를 회상한다.
지오는 그렇게 과거를 거슬러 자신의 '선택'들을 마주한다.
지오의 회상에서 아빠가 등장할 때 마다 답답하고 화가 났다.
"지오는 아빠와 마주할 때마다 벽을 대하는 느낌이었다. 스며들 수도 없고 뛰어넘을 수도 없는." 173쪽
"세상 어디에도 무풍지대는 없었다." 177쪽
폭력, 명령, 복종, 불신, 돈으로 아들을 대하는 지오 아빠.
그를 마주할 때 마다 지오의 암담한 세계도, 그 속에서의 '선택'들도 이해할 수 있었다.
두려움에 맞서지 못한 비겁한 선택들이더라도 말이다.
또 다른 소년, 석주.
석주는 고등학교 입학식에서 신입생 대표로 입학 선서를 할 정도의 모범생이다.
석주의 목표는 엄마 아빠의 자랑이 되는 의대에 입학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본인의 진정한 '선택'인지 혼란스럽다.
'선택'을 망설이는 석주에게 울음 섞인 말을 내뱉는 석주 엄마의 모습에 흠칫하게 되었다.
"몰라서 물어? 네가 잘되는 거지. 그래서 엄마가 지금 이러는 거야." 187쪽
나는 석주 엄마와 다른가? 내가 진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과 내가 바라는 것은 다를 수도 있는데, 내가 강요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내 아이들은 어리지만 석주처럼 자기 삶에 의구심을 가지며 살아가게 하고 싶지는 않다.
지오와 석주의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단연 자전거 여행이었을 것이다.
자전거 여행으로 만난 은설과 아저씨는 인생에 있어서 '선택'이란 이런 것이라고 분명하게 보여주고 알려준 사람들이다.
구수함(?)으로 가득찬 따뜻함을 베풀어주는 아저씨는 소설 속에서 유일한 진짜 어른 같았다.
지오, 석주, 은설과 같은 청소년들에게 어쩌면 다 자란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진짜 어른.
5년 만에 만난 석주와 지오는 각자의 '선택'으로 삶을 마주하고 있다.
석주의 선택은 책임으로, 지오의 선택은 두려움을 넘어서는 것으로.
은설, 석주, 지오 모두 언젠가 '스스로 선택한 삶에 자신감'이 뿜뿜한 날이 오길 바란다.
그들의 인생에 찾아올 <얼음이 빛나는 순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