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훔치다 왓썹 유에스에이 미국 문화의 모든 것 1
이효석 지음 / 왓썹문화컨텐츠연구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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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외국 역사 문화 : 미국을 훔치다, 왓썹 유에스에이

미국 문화의 모든 것 Vol.1

 

 

  미국 문화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는 '미국을 훔치다, 왓썹 유에스에이'. 글로벌 시대. 접근하는 것도 힘들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인터넷 창에 검색을 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을 간 듯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멋진 시대가 왔다. 이런 시대에는 글로벌 인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들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시대의 과제일 것이다.


  책은 문화를 이해하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작된 문화 컨텐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발간되었다고 한다.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미국 문화에 관해 알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강대국, 선진국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 먼 나라이지만 어릴 때부터 배우는 영어로 인해 가까이 느껴졌던 미국. 그들의 문화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앞으로 그들의 행보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다양한 행정구역이 존재하는 이유는 변혁의 역사와 시대를 거쳤기 때문이다. - p. 2


  ​책은 미국 50주의 소개부터 시작하여 패션문화, 쇼핑문화, 여성문화, 음식문화, 연애문화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 50주의 소개로, 주의 특징과 각각의 행정구역을 소개하는데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미국의 행정구역인 '주'는 정말 각각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 심지어 법체계조차 다른 곳도 있다. 외화나 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틀림없이 많이 들었을 콜로라도 주, 텍사스 주 등 많은 행정구역이 연이어 소개된다.

  사실 그보다 흥미로웠던 부분이 뒷 부분의 패션, 쇼핑, 여성, 음식, 연애문화 쪽이었는데 미국 브랜드들의 소개부터 시작해 미국인들의 패션특징, 블랙프라이데이, 아울렛, 브라질리언 왁싱, 메이크업, 음식의 양, 연애 문화의 특징 등 다채롭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나와있다.


미국은 반품의 천국이다. (중략) 미국에서는 세탁하거나 여러 번 입더라도 반품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 p. 167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역시 반품에 관한 내용! 손님은 왕이라는 표현이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더욱 잘 적용되는 듯, 미국은 세탁하거나 여러 번 입어도 반품이 가능하며 단순 변심에도, 또 3개월가량 쓰다가 실수로 액정을 깼을 때도 반품하거나 새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반품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문화에 관한 책이라서 그런지 책 속에는 사진의 양이 상당하다. 미국 50주의 소개에서는 예쁘고 아름다운, 또 웅장한 자연풍경이 페이지마다 있고, 다른 챕터에도 각각의 소개에 맞는 사진들이 다양한 크기로 삽입되어 있다. 그 사진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참 흥미롭다고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은 시리즈로 다루고 있는데, 각각의 목차가 다르므로 자신에게 더 맞는 책을 먼저 선택해 봐도 좋을 것이다.


  책을 편찬해 낸 왓썹문화컨텐츠연구소는 미국편을 시작으로 전 세계 문화교과서 제작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며, 우리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각 나라의 언어와 영어로 번역해 전 세계로 출판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그들의 이 프로젝트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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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얽힌 흥미진진 인문학 1 영어에 얽힌 흥미진진 인문학 1
박진호 지음 / 푸른영토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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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문 교양 : 영어에 얽힌 흥미진진 인문학 1

 


 

  영어책이냐, 인문학 책이냐! '영어에 얽힌 흥미진진한 인문학'. 영어 학습에 투자하는 돈이 수 조원에 이른다는 영어에 관심이 참 많아진 세상. 이제 영어는 기본! 그런 세상 속에서 발 맞춰 살기 위해 오늘도 영어에 기웃기웃거려본다.


  책은 과거부터 계속되어온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로 시작되는 주입식 영어공부가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시스템에는 변화가 필요한데,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어떤 학습을 하는 것이 효율적일까하고 고민한 결과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영어를 잘 하기 위해서는 말하기, 쓰기, 듣기 같은 삼위일체도 중요하지만 많은 어휘를 암기하고 그와 관련한 정확한 뜻을 알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p. 7


  우리 말도 마찬가지다. '꿩 먹고 알 먹기', '가는 날이 장날이다'와 같이 듣고 바로 유추해 낼 수 있는 속담들도 있지만 특히 존댓말 하는 습관은 외국인에게 낯설고 헷갈리는 우리 문화다. 존댓말은 우리의 '장유유서'와 같은 유교적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국어 표현에 문화가 녹아있는 것이다.


  영어는 약 3천년 전에 쓰이던 라틴어를 어원으로 했기 때문에 역사도 길고, 그래서 많은 문화에 영향을 받아 발전해왔다. 하물며 영어는 우리보다 네 배나 많은 어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스토리에 대해 이해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bedlam : 아수라장, 대소동. 13세기 중반 영국 런던에 베들레헴 성모 정신병원이 있었다. 본래는 수도원이었으나 차츰 중증의 정신병자를 돌보는 시설이 되었다. bedlam(베들럼)은 이 Bethlehem(베들레헴)이 발음하기 쉬운 형태로 변형된 것이다.

ex) His speech caused bedlam. 그의 연설은 대혼란을 야기했다. - p. 27


addict : 중독되다. 이 단어는 라틴어의 '노예'라는 뜻의 additus에서 왔다. 로마의 병사들(soldiers 솔져스)은 전투에서의 '뛰어난 활약'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보상(reward 리월드)으로, 잡힌 포로를 노예로 분배받았다. 술(booze 부우즈)이나 마약(narcotic 날카틱)에 중독되는 것은 결국 약물(illehal substance)의 노예가 되는 것과 같기에 addict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They were shokeed to discover that their doughter was a heroin addict. 그들은 자신들의 딸이 헤로인 중독자라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 p. 135


  이 책의 주요 목차들도 좋지만 각각의 챕터가 끝나면 나오는 '이 표현에 그런 뜻이?'항목에는 단어들에 대한 짤막짤막한 유래설들이 적혀있는데, 이러한 항목들이 참으로 흥미롭다. 게다가 예시 속에는 다른 단어들의 뜻과 발음도 적혀있어 가볍게 훑고 지나갈 수 있게 해놨으며, 설명하는 단어에 대한 예시가 적혀있기도 하다.


   영어와 인문학과의 접목은 어렵던 영어와의 흥미를 되살려줘 영어에 대한 동기부여를 마련해준다. 책은 단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리즈로 출간이 되었으므로, 영어에 대한 낯설음과 울렁증을 극복하고 싶은 분들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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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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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역사추리 소설 : 시체 읽는 남자

 

  굉장히 흥미로운 소설을 읽었다. 바로 인류 최초의 법의학자 '송자'에 관한 이야기! 13세기 송나라에서 가진 것 없이 태어난 그는 온갖 시기 속에서 여러 번의 직책 강등을 경험하고 마침내 중국 최고의 명판관으로 이름을 남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흥미롭게도 중국인이 아닌 바로 스페인의 안토니오 가리도! 그는 '번역가'라는 소설을 시작으로 이 '시체 읽는 남자'를 두 번째 소설로 지어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시체 읽는 남자'는 그에게 2012년 사라고사 국제 역사소설상과 2014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최고의 외국 역사소설에 주어지는 그리프 누아르상, 2015년 프랑스 렉퇴르 셀렉시옹상을 수상하게 해 주는 영예를 안겨준다.


  소설 소재를 찾던 그에게 우연히 다가온 뉴델리에서 개최되는 법의학과 독물학 학술총회 참석기회! 그는 그 학술총회에 참가할 수는 없었지만 학술총회의 발표논문집을 받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송자를 접하게 된다. 그의 독특한 생애는 그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줬고, 그는 자료를 수집하게 된다. 그렇게 얻어낸 겨우 서른 개의 문단.


그의 인생에는 밤이 드리워져, 낮은 결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 p. 137

운하의 물은 그에게 속삭였다. 지금 물로 뛰어드는 게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고. 하지만 자는 물에서 눈을 떼고 단호히 일어났다. 그게 그의 운명일지라도, 적어도 그걸 피하기 위해서 싸울 작정이었다. - p. 188


  그 서른 개의 문단에서 발전되어 나온 작품이니만큼 픽션이 대부분인 역사소설이다. 당시의 수총 등의 배경들을 집어 넣어 참 매력적인 소설이 탄생했다. 이 작품에서의 송자는 참 가진 것 없이 태어나 자신의 노력과 실력으로 세상에 인정받은 사람이다. 그는 어린 여동생을 참으로 아끼고, 중국 시대 장유유서 등의 원리원칙을 참 잘 지키는 청년으로 총명하고 분별있게 자라난다.


시체를 많이 다룰수록 그는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 받아들여야 했다. 사람들은 그가 확인해주는 것을 마술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는 배우면 배울수록, 자기의 지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 p. 221


  그는 여러 불운을 가까스로 이겨내며 시체를 다루는 일을 하게 된다. 젊었을 때 펭판관에게서 배운 지식과 그의 경험 등으로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돈을 모은다. 그러던 중 밍교수와 만나게 된다. 밍교수는 그의 뛰어난 실력을 눈여겨보고, 그를 학원에 추천하려고 한다. 하지만 셋째 여동생을 돌봐야 하는 것을 일 순위로 삼고 있던 자는 좋은 기회를 포기한다. 하지만 함께 일하던 점쟁이의 옹졸한 마음 때문에 필요한 약을 얻을 수 없어 결국 여동생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순식간의 삶의 목표를 잃게 된 자는 거칠 것이 없다. 그는 하던 일을 때려치고 결국 밍학원에 입학하게 된다.


  밍학원에서 그는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모든 공부를 해나간다. 그가 관심 있는 분야는 의학이었는데, 미신과 유교적 문화 때문에 해부는 물론이고 의술마저 터부시되던 시대였기에 밍교수를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빈축을 산다. 그래서 그는 '시체판독가'라는 묘한 별명을 얻게 된다. 그러던 중, 황궁에서 심각한 사건이 일어난다. 굉장히 잔혹하게 살해된 몇 구의 시체! 그는 밍교수의 추천을 받아 그 사건에 투입된다.


머릿속에서는 무언가가 그를 천천히 갉아먹고 있었다. 그를 절대로 마음 편히 놔두지 않을 고통이었다. 그것이 바로 주목해야 할 감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p. 470


  그는 그 사건으로 과거에 자신이 아버지처럼 생각하던 펭판관을 다시 만나게 된다. 가족을 모두 잃은 그이기에 밍교수와 펭판관을 위하며 수사를 이어가던 중, 펭판관의 아내인 후디에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빠지게 되는데.. 게다가 사건은 밝혀갈수록 점점 더 미궁속으로 들어가는 듯 하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누가 과연 살인자인가?


언젠가 후디에가 제게 말하길, 펭은 사람이 죽는 방법을 수없이 많이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건 사실일지 모릅니다. 아마도 죽는 방법은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건, 사는 방법은 단 하나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 p. 567


  아버지는 횡령꾼, 하나뿐인 형은 폭군에 살인자. 그러한 가족력으로 과거를 볼 증명서도 떼지 못해 시체 관련 일을 하던 송자. 그가 뛰어난 실력과 명민함으로 점점 인정받아가는 모습이 멋지다. 가족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중간에 창녀들과 후디에에게 홀려 일을 그르치는 것도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뉘우치며 잘못을 되돌리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인간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13세기였기에 지식이 발달하지 않아 미신을 믿는 사회. 누군가 죽으면 저주라고 말하고, 자백을 위한 고문이 가능하며 남성이 여성의 시체를 해부하는 것 또한 용납되지 않았던 시절.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으면서도 그는 결국 진실을 밝혀내는 데 성공한다. 이 소설은 픽션이지만 실존인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기에 역사상 최초의 법의학서인 '세원집록'또한 실존하는 저서이다. 미신과 유교적 문화 속에서 과학적 수사 방법과 검시법을 체계화한 '세원집록'을 집필해낸 위대한 명판관! 그를 소재로 한 이 소설, 정말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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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여행 - 아무 계획 없이 목적 없이 무작정 떠나는
배드맨 지음 / 큰나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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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 아바타 여행

  작년 말, 11월에 크게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오유(오늘의유머)의 '실시간 아바타 게임'. 이 게임은 바로 즉흥여행이 테마로, 떠나는 사람이 선택지를 제시하고 무조건 네티즌이 선택하는 선택지로 따르는 여행을 의미한다. 그래서 '아바타 여행'. 작년 11월 16일에 시작된 여행이었던 걸로 아는데 오늘 이 순간이 바로 16년 11월 16일! 딱 1년째가 되는 순간이다. 벌써 일년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당시 굉장히 흥해서 게시글이 12개나 세워지고 굉장히 열광하는 댓글과 응원하는 댓글로 가득했었다. 나는 중간 4번인가 5번 게시글부터 실시간으로 지켜봤는데 이 글은 성지가 되고, 당초 계획했던 기간보다 늘어나 2박 여행을 하게 되고, 책으로 나오고, MBC의 '톡하는대로'라는 예능프로까지 나오게 되었다.


 

  우리의 '아바타'는 선택지를 제시한다. 그러면 댓글을 가장 빨리 달아준 사람이 정해준대로 움직인다. 처음엔 반응이 별로 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정말로 터미널로 걸어가고, 누군가 장난스럽게 선택해준 '무안을 가서 무안하게 무안단물을 먹고 온다.' 이 댓글을 보고 실제로 무안으로 가는 표를 끊자 서서히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늘어난다.


  계획없이 출발해 부천에서 무안으로, 그리고 무안에서 목포로, 또 제주로. 그렇게 여행 스케일은 점점 커져가고 당초 당일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는 저자는 2박 3일의 즉흥여행을 하게 된다. 혼자만의 여행이 아닌 함께 선택하고 지켜보는 여행. 누군가에게는 힐링이 되어줬을 이 여행에는 자유로움이 담겨 있다.


사실 여행은 걱정이나 고민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이번 여행 역시 떠나기 전과 후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여행에서 느낀 감정이나 만난 사람들로부터 얻은 힘은 좋은 활력소가 된다. - p. 254


  일상의 활력에 고마움을 느낀 추적자들도 생겨난다. 아바타가 여행하는 지역에 있는 사람들이 그를 잠시 도와주러 오기도 하고, 혼자 목포에서 고기를 먹고 있는 아바타를 대신해서 식사를 계산하고 도망가기도 하고, 또 선물을 주러 멀리서 그를 보러오기도 한다. 호기심에 동참했던 네티즌들은 이 여행을 보고 자신이 직접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바타는 사람들의 호의에 의해서 호텔을 예약받기도 하고, 저녁식사를 대접받기도 한다. 그런 흥분할만한 상황들도 불구하고, 엄청난 호응에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지 몰라 단호히 거절하기도 하고 담백하게 선택지를 올리던 아바타. 이 실시간 랜덤여행은 2박3일동안 여러 사람에게 즐거움을 준 뒤 성황리에, 그리고 또 큰 사고 없이 무사종료된다. 이 아바타여행은 이후 다른 유저들에게도 아바타붐을 일으켜 유사한 여행이 여러 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 아바타는 '원조 아바타'로 여전히 추억되고 있다.


  설렘과 추억을 위해 떠나는 여행. 그런 여행도 가끔은 이렇게 색다른 버전으로 다녀오는 것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한 3일. 비록 실시간으로 보던 그 게시글들을 완전히 옮기지는 못하고 1~12편을 중요한 정보들만 편집해서 만들어졌지만 회사에서도 틈틈이 리젠되는 댓글들을 모두 읽고, 그의 여행을 지지하고 응원하며 낮밤 가리지 않고 그의 여행을 따라가던 기억들. 그 당시의 생생했던 설렘과 추억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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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지식의숲 K
메튜 베틀스 지음, 강미경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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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일반 :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LIBRARY, AN UNQUIET HISTORY



 

  책이 좋고 도서관이 좋아 문헌정보학과에 진학했던 기억이 난다. 돌잔치때 돌잡이 물건으로 책을 잡았다고 하고, 3살 때는 동화책을 줄줄 외웠다고 하니 책에 대한 사랑이 어찌나 각별했던지. 초등학교 때는 지금도 걸어서 40분이 걸리는 도서관에 혼자 매일같이 갔던 기억이 난다. 그 책들의 냄새, 군중 속의 고요함. 사각사각거리는 필기소리가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그 도서관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 내내 도서부에 들어가 학교 도서관 관리도 도맡았고, 그런 성장배경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문헌정보학과에 진학했다. 도서관에서 실습 했던 생생한 기억들. 그래서 그런지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도 참 좋아한다. 아쉽게 전공을 살리진 못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책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은 반복되고 있다.


도서관은 완전하면서도 완전할 수 없는 세상으로, 그 안에는 비밀이 가득 차 있다. 세상과 마찬가지로 도서관에도 변화와 계절이 있다. 이는 책이 상징하는 영원성과는 사뭇 다른 점이라고 하겠다. - p. 17


도서관의 책은 단지 소비재가 아니라 자본재다.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책 속에 존재한다. - p. 23


책은 우리에게서 벗어날수록 보존이 잘 된다. 하지만 우리로 하여금 계속 책을 수집해들이게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역설이다. - p. 335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도서관은 조용하지만 도서관의 역사는 소란스럽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하고 재미있는 제목인지. 그 옛날 최초 도서관 얘기로부터 시작해서 책들이 사용되던 재질들, 그로 인해 보관이 어느정도 용이한가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또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을 듯한 분서갱유. 서적 파괴에 대한 이야기는 가슴이 아프지만 또 그만큼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하다. 책은 서적 파괴의 두 가지 종류에 대해 말해준다. 과거를 다시 쓰려는 의도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다른 종교 서적의 파괴.


  그런가하면 나치시대의 도서관과 사서들에 대한 이야기나 흑인 차별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도서관에 출입하는 것도 인종차별이 있었다니! 도서관에 대한 이론과 실용적 측면만 보다가 이렇게 역사 측면으로도 접근하니 정말 흥미진진했다. 기왕이면 학부생활을 할 때 봤으면 더 좋았을 듯 해서 좀 아쉽다.


우리는 책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인쇄물의 범람 앞에서 "우리 사서들은 과연 어떻게 그 많은 자료를 분류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없다. - p. 21


책들은 독자의 취향과 상관없이 연일 도서관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독자들은 그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며, 책들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 p. 168


  그렇다. 우리는 쏟아지는 책들 사이에서 살고 있다. 필사를 해야했던, 탁본을 해야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인쇄술의 발달로 인해 그야말로 정보의 물결 속에 있다. 과거에는 분류체계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책은 들어온 순서대로 기록이 되었으며, 사서들은 그 모든 책의 위치와 서가정보에 대해 빠삭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넘쳐나는 정보들로 인해 과거의 방식으로는 관리가 불가능하다. 이 때 듀이가 나온다.


듀이는 두 가지 체계, 즉 인식론적 체계와 숫자 체계를 하나로 통합시켜 혁신을 이룩했다. - p. 221


  문헌정보학과 학생이라면 절대 모를 수가 없는 듀이! 이 명석한 사서는 색인카드와 분류체계를 마련한다. 현대에 와서는 색인카드도 사라지고 온라인으로 대부분을 기록하고 있지만, 내가 학창시절을 보낼 때만 하더라도 색인카드를 사용했었다. 그 책 뒤에 붙어져있는 카드들! 거기에 이름을 적어 넣는 것이 또 어찌나 뿌듯했던지! 지금의 온라인 방식이 참 편리하긴 하지만 그 때의 그 아날로그적 감성이 그립고 또 그립다.


  듀이의 방식도 여러가지 고질적인 문제들을 낳긴 했지만 인식론적인 체계와 숫자 체계를 통합하여 하나의 분류 방식을 만들었다는 점은 정말 혁신적이지 않을 수 없다. 비록 도서관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개성은 찾기 힘들어졌지만, 도서관의 일반적인 형식과 업무절차로 인해 독자들은 꼭 사서를 통하지 않고서도 그들이 원하는 도서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독자 개개인의 발전 단계를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은 사서의 몫이다. 보모가 아이들을 양육하듯, 사서는 도서관의 독자들을 양육한다. 독자는 책을 읽고, 사서는 독자를 읽는다. - p. 233


  그렇다고 사서들의 역할이 줄어들었냐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 사서들은 업무와 관리, 그리고 공간부족과 재정적자 등 도서관의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모색도 물론 중요하지만 독자에 대한 인도자 역할 또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도서관은 보물창고이지만 현대에 와서는 책들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읽히지 않는 책들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처음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그 압도적인 양에 질려 선택적 독서를 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이런 경우에 처음부터 어려운 책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의 독서 선호를 판단하고, 그 개개인의 독자들에게 맞는 추천을 하는 것도 사서의 한 역할이다. '독자는 책을 읽고, 사서는 독자를 읽는다.' 이 얼마나 멋진 표현인지!


  '도서관, 그 소란스러운 역사' 안에는 이렇게 도서관의 역사 뿐만 아니라 사서의 역할 변화, 책 양식의 변화 등 다양한 정보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도서관에 관한 이 책을 보며 과거에 가졌던 반짝이는 꿈을 추억하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이러한 정보들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이 책이 꼭 마음에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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