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ABC TOEIC PART 7 - 유!일!무!이! 신토익 Part 7 기초부터 실전까지 완전 정복!
정상 지음 / 시원스쿨닷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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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토익 : ABC 토익 PART 7



  신토익으로 바뀌면서 어려워졌다고 하는 파트7. 이 파트7을 공략하기 좋은 친절한 책이 나왔다. 바로 시원스쿨에서 나온 ABC 토익 PART 7! 토익 70회 만점이었다는 저자의 노하우를 풀어서 Part 7 → Part 6 → Part 5의 역순으로 풀어야 하는 이유부터 시간관리요령을 담아놓은 책. 신토익의 유형 또한 분석해놔서 시간 단축할 수 있는 방법과 여러 문제풀이까지 한 책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책에는 독학으로 할 수 있는 1개월 학습플랜과, 온라인강의와 병행하는 2개월 학습플랜을 적어놔 완료 항목에 체크를 해나가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학습내용을 분할해서 계획으로 상세히 세워주기도 한다. 처음 파트7의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 책에서는 명확한 문제점을 짚어주며 완전 초보들에게 왜 독해가 어려운지, 그런 사람들을 위한 독해 공부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친절하게 짚어주고 들어간다.

 

  그를 위한 방법으로 직독직해를 들고 있는데, 그냥 무작정 이것이 옳다는 방향이 아니라 왜 이런 공부법이 통하는지에 대해 세세하게 예문을 들어주며 설명함에 따라 보는 사람의 납득을 끌어내고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의욕을 고취시킨다. 그 다음으로는 그렇게 직독직해를 익히면서 고득점을 위해 할 수 있는 평소 훈련법에 대해 알려주며 단어암기는 독해를 통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다독을 권하고 있다.

 

  PART 7 질문 유형별 대처법과 독해를 잘 하기 위한 13가지 비법, 그리고 PART 7의 실전 시험 요령을 몇 페이지에 걸쳐 설명을 해준 다음에 본격적인 토익 PART 7 노하우를 전한다. 질문 유형별, 지문유형별, 삼중지문, Half Tast, Actual Test 이렇게 총 챕터를 5개로 나누어 기초를 제대로 다진 후에 실전문제를 풀이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소책자 형태의 Part 7 기출 어휘집이 부록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자주 나오는 단어와 숙어를 완벽히 숙지할 수 있으며, 시원스쿨LAB 홈페이지에서는 저자의 Actual Test 문제풀이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매달 직접 토익시험을 치르며 최신 경향을 파악하고, 축적된 빅 데이터를 통하여 토익에 대한 노하우를 쌓고 있기에 PART 7에 대해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바로 이 책을 가지고 연습한다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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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 제의 그림자
박은몽 지음 / 문예춘추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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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역사 소설 : 화랑 - 제의 그림자 


 

  화랑은 참 매력적인 독자적 제도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에 화랑을 소재로 쓴 책들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한국소설이자 역사소설인 '화랑: 제의 그림자'를 읽게 되었다. 신라의 기개있고 강인하며 아름다운 청년들. 하지만 그 시대 때에는 지금 생각하면 경악할 정도로 근친혼도 많이 자행되었고, 성을 바치는 가문도 있었으며 그것에 자부심을 갖고 한 여인이 여러 왕, 태자와 관계를 맺는 등 현대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관계가 많이 있었다. 내가 읽어본 화랑 관련 소재를 쓴 소설들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잘 나오지 않았으나, 이 책에서는 '색'을 바치는 가문인 '사도'에 관한 이야기나, 누이라는 측면을 강조한 '숙명'과 '삼맥종'에 관한 관계, 그리고 왕후가 된 '숙명'임에도 '이화'와의 관계를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등 그 시대의 역사적 기록을 많이 가져다 쓴 흔적이 보여 흥미로웠다.


  화랑은 많고 많으나 이 책에서 다뤄지는 인물은 3세 풍월주인 '모랑', 4세 풍월주인 '이화', 화랑 '염도', '보종', '군관', 낭도 '설성'으로, 그들과 이 시대의 왕인 '제'라고도 불리는 '삼맥종'(진흥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삼맥종과 백성이었던 설성과의 관계로 시작해서 설성이 낭도가 된 이후에 지소태후 vs 삼맥종의 정치 대립에서 불거지는 곁가지 내용을 다루는 이 책 '화랑: 제의 그림자'.  이미 화랑세기를 근간으로 한국 인물사 책으로 편찬된 '화랑 이야기'를 읽어 화랑 관계는 어느 정도 알고있기에 책이 더욱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 책은 역사적 사료로 쓰이려 기록된 것이 아니고 '소설'이기에 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리아'라는 여성. 그녀는 신라보다 발달된 문화 분야의 도움을 주기 위해 신라로 온 백제 인물의 딸로, 가얏고를 튕기다가 제(삼맥종)에게 발견되어 그의 마음에 들게 된다. 그렇게 사랑을 나누던 도중 진골 정통의 혈통과 자신의 세력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지소태후의 음모로 방해를 받게 되는데...


  소설의 처음 설성이 낭도가 되는 순간의 이야기도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 '염도'가 사랑하는 '삼맥종', 그리고 그런 '염도'를 사랑하는 '보종'의 이야기도 나온다는 것. 그렇게 여러 인물이 겹치고 그들의 관계가 중첩되어 전개가 되는 이야기이기에 누가 누굴 연모하는지, 그 때문에 어떤 전개가 이어지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는 화랑 소재 소설이 또 있는데 그 책의 주된 인물은 '이화', '토함', '문노' 등이었기에 '화랑: 제의 그림자'에서 그저 스치고 지나가는 등장인물로 잠시 나타나는 것도 굉장히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태생부터 금수저인 제, '삼맥종'과 태생부터 흙수저인 낭도 '설성'이 한 여성을 사랑한다는 설정을 넣고, 줄이 닿는 정치적 세력과의 관계로 인해 틀어지는 과정과 사랑의 감정을 그리고 있는 '화랑: 제의 그림자'. 역사 속 인물이 아닌 소설 속 인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사이사이 등장하는 '미실' 등에 대해 언급해서 실제 역사가 어느 쪽으로 흘러가는지 예측할 수 있게 만드는 점. 그리고 소설 속 인물 '리아'가 그저 사랑의 소재로만 쓰이지 않고 다른 쪽으로도 쓰이는 등 전개도 굉장히 신선했다. 신라의 최전성기를 이끈 아름다운 고대 청년들의 초상이라는 '화랑'과 그들의 풍류에 대한 내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역사에서 과하게 넘어서지 않고 잘 변주해내었기에 이 소설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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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투명
장웨란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예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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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소설 : 집과 투명


 

   가장 최근에 중국에서 발표된 작품들로서 가장 참신한 오늘의 중국 문학을 대표한다고 하는 중국 8인 단편 문학집인 '집과 투명'을 읽게 되었다.  매호 100만 부 이상을 발행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예지 '인민문학'이 현재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현대 작가들을 엄선하여 '집'을 테마로 그들의 작품을 모은 한국어판 기획 선집이라고 한다. 사실 중국 소설이라고는 삼국지, 서유기, 봉신연의, 수호지인 중국 4대 소설만을 읽어보았고, 그 외에는 드라마로 유명해져 궁금했던 '랑야방'이 전부였기에, 중국 현대 소설은 이 소설이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번역이 되어야 접할 수 있으므로, 사실 유명하거나 인기를 끌고있는 소설 외에는 중국 소설을 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머릿말에서도 각자의 현대 문학의 교류를 위한 첫 걸음으로 이 책이 의미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나도 그에 공감한다. 중국 현대소설은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 소설만 해도 좋은 인상을 남기는 소설이 수십 가지인데, 수 많은 인재들이 즐비할 중국에 왜 멋진 소설이 없겠는가. 나의 짧은 언어 지식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집이 족쇄를 의미하는 한 여자와 그 집이 자유를 의미하는 한 여자. 둘의 이야기를 담은 장웨란의 '집'. 친족과의 활발한 소통을 즐기지 않는 여자와 단명한 부모 밑에서 고아로 자라 가족에 목말라있는 남자 사이에서 갈등을 야기한 sns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황베이쟈의 '완가친우단'.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을 힘들어하는 한 남자가 딸에 대한 유일한 집착으로 두 여자의 두 아이의 아빠가 되기로 결론짓는 묘한 소설 쟝이탄의 '투명'. 엄마의 가르침과 반장의 조언으로 현실과 이념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여자와 마주친 적 없는 선생님, 그리고 어떤 남자와의 교차와 중첩된 이야기를 그리는 추이만리의 '관아이의 바위'. 선생님으로 한 평생 살았고 선생님을 그만둔 소설 속 시간에서도 시간표를 정해 스스로에게 일과를 부여하는 한 인물의 쉬는시간에 발생한 사건과 목격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저우쉬안푸의 '쉬는시간'. 황보하오가 보는 어른들의 관계와 가족에 대한 관점을 글과 선생님의 답글로 재미있게 풀어낸 쉬이과의 '초등학생 황보하오의 글 모음집'. 대를 이어 물려받은 욱하는 성격으로 당의 일을 맡고 있는 관리와 나쁜 감정으로 부딪히다가 결국 과거 일본인과 중국인의 대립 감정으로 인해 낙인이 찍힌 아버지의 이야기인 마이쟈의 '일본 놈'.


  현대는 전통적인 가정과 집에 대한 인식과 다르게 다양한 가족구조가 생겨나고 있다. 다원화된 삶이 특별하거나 이상해보이지 않는 시대가 왔다. 혼자 살아가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으며 동성애, 재혼, 다문화가정 등 정말 많은 형태의 '집'이 있다.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재결합 등 많은 가족형태. 그리고 그로 인해 받게 되는 상처와 공허, 혹은 기쁨 등 각각의 사람이 모여 만들어내는 수많은 울림과 감성이 있다.


  이제 같은 시간에 수만 킬로 떨어진 곳과도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왜 같은 문제가 동시대의 다른 나라라고 없겠는가. 가족과 가정에 대단한 가치를 두던 전통사회와 다르게 현대에 '집'이란 가치는 많이 달라졌으므로 말 그대로 '새로운 가치관의 형성'이 필요하다. 중국의 현대에도 이러한 집에 관한 다양한 문제와 상처가 산재해있고, 이 책은 그와 관련된 소설을 엮어내었다. 총 8개의 각각의 단편소설을 읽으며 현대 사회 가정의 모습들, 동 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엿볼 수 있다. 중국 소설에 대한 새로움 깨달음이었던 이 '집과 투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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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난감, 꼰대 아버지와 지구 한 바퀴
정재인.정준일 지음 / 북레시피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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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 대략난감, 꼰대 아버지와 지구 한 바퀴


  여행에 대한 의미는 모두에게 다를 수 있다. 누군가는 희망을 찾아, 누군가는 자아를 찾아, 누군가는 슬픔을 털어내려고, 혹은 연인과의 행복한 추억을 위해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는 여행길에 나선다. 그리고 이 책은 평생 남의 시선을 생각하며 눈치를 보고 살아왔다는 아버지가 이제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해보겠다며 아들과 함께 여행길에 나서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아들과 아버지 두 사람으로 각기 다른 두 시점에서 같은 장면을 서술하고 있다. 58년 개띠인 아버지와 88년 용띠 아들의 세계여행. 평생 일만 하며 취미로 테니스를 치는 것만이 낙이었던 아버지는 모두가 말리지만 정년퇴직을 몇 년 남기고 일찍 퇴직을 결심한 후 아들에게 세계여행을 제안한다. 장교 전역 직후 공백이 있어도 될까 걱정하지만 언제 이렇게 아버지와 세계여행을 갈 수 있을까 생각한 기특한 아들도 기꺼이 함께하기로 한다. 그렇게 둘의 여행은 시작된다.


  눈치보고 살아왔다는 아버지는 이제 아들에게 자신의 가치관과 다른 이야기를 전한다. 둘은 세계일주를 다니며 그 풍경들 사이에서 사진도 찍고, 처음 해보는 경험들도 많이 공유하게 된다. 그 곳에서 자신들의 지난 추억을 회상하고 그 때의 심정에 대해 토로하기도 한다. '꼰대' 아버지라는 표현대로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은 아버지를 위해 패션도 조언해주며 서서히 둘은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많은 사랑을 갖게 된다.  200일 40개국 세계일주. 그 동안 짧은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는 낯선 외국인에게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걸 수 있을 정도로 넉살이 좋아졌고, 아들 또한 몰랐던 아버지에 대한 면을 많이 알게 된다.


  나는 과연 언제 부모님과 여행을 해봤는가라는 물음이 가장 먼저 떠오르던 책. 밖으로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나는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부모님은 국내여행조차도 몇 번 다녀오질 못하셨다. 항상 주말에도 집에 있길 좋아하셔서 여행에는 뜻이 없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이번 2017 설 연휴에 아버지는 10박동안 동유럽 여행을 떠나셨고, 어머니는 그걸 부러워하고 계시더라. 같이 가자고 제안해도 귀찮은데 집 놔두고 뭘 돌아다니냐고 하셨던 두 분이라 살짝 충격적이었는데 이런 부모님과 세계여행을 하게 된다면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많은 것을 얻게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저 부럽기만 했다. 조만간 나 또한 가까운 곳이더라도 부모님과의 여행을 계획해봐야겠다. 부모님의 얼굴에 이 책의 아버지 같은 웃음이 걸리길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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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터에서
김훈 지음 / 해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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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 공터에서


  2001년 동인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한 '칼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 작가의 반가운 신작 한국소설이 나왔다. 해냄출판사 서포터즈의 세 번째 책으로 받아보게 된 이 '공터에서'는 막막한 세상에서 몸 비빌 수 있는 작은 거점은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제시한다. 마씨 집안 아버지 마동수와 어머니 이도순, 그리고 장남인 마장세와 차남인 마차세, 마차세의 처 박상희의 한 가정의 이야기를 하며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현대사의 이야기까지 담아내는 공터에서. 전후의 피폐한 상황을 가족사에 녹여내었다.


사람의 생애는 그 사람과 관련이 없이, 생애 자체의 모든 과정이 스스로 탈진되어야만 끝나는 것 같았다. - p. 9

터져 나오는 울음과 울음을 누르려는 울음이 부딪치면서 울음이 뒤틀렸다. 입 밖으로 새어 나온 울음이 몸속에 쟁여진 울음을 끌어냈다. 몸 밖의 울음과 몸 안의 울음이 이어져서 울음은 굽이쳤고, 이음이 끊어질 때 울음은 막혀서 끽끽거렸다. 그 울음은 남편과 사별하는 울음이 아니라, 울음으로써 전 생애를 지워버리려는 울음이었으나 울음에 실려서 생애는 오히려 드러나고 있었다. - pp. 46 - 47


  처음은 마동수의 죽음과 함께 마차세의 시선에서 시작해서 시점과 시대상황이 교차한다. 일제시대 마동수와 이도순이 겪어낸 그 당시의 억척스럽고 마음 붙일 곳 없던 시기의 이야기부터 군부 독재시대, 마동수의 베트남 파병 시기 이야기와 급속하게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적응하지 못해 숫자와 실물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적응에 허덕이는 마차세의 이야기. 그리고 그 외에도 많은 그 혼란스러운 시기와 가족사를 각자의 상황에서 엮어낸다.


사람이 죽어도 그의 한 생애가 끌고 온 사슬이 여전히 길게 이어지면서 살아 있는 사람들을 옥죄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마차세는 예감했다.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예감은 끝났다는 사실보다 더 절박했다. - p. 10 

넌 핏덩이였어. 그 피가 내 피냐 니 피냐. 그 핏덩이가 더나. 그 핏덩이가 나야. 그게 너고, 그게 나다. 그게 내 피 아니냐. - p. 129

어디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그늘까지도 두 얼굴은 닮아 있었다. 마차세는 헤어날 수 없는 사슬에 옥죄이는 느낌이었다. - p. 132


  공터에서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공허함과 황량한 감정은 소설 내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벗어나고 싶은 혈연의 굴레에 붙잡히고 싶지 않아 자신의 부모의 일을 내 일이 아닌 것처럼, 그들이 사는 '한국'을 '거기'라고 표현하며 정을 붙이지 못하고 자신과 유리된 어느 다른 곳으로 여기지만 종내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인 것처럼 한국으로 강제로 들어오게 되는 마장세와, '거기'라는 표현을 잠자코 들으며 그의 '거기'가 자신의 '여기'라며 개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벗어날 수 없는 공간으로 여기고 막막한 현실에서 어떻게든 발버둥치는 마차세. 그들은 각자의 어려운 상황속에서 마음의 거점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막막하고 힘든 자취들, 부딪히는 자도 피하는 자도 모두 다 힘들어하고 옥죄어온다고 느낀다. 어느 단면을 보여준다고 해도 시대는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향을 받는 것이기에, 그 가슴아픈 굴곡은 직접적인 영향권 내에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특기할 만한 것이 없는 보통사람들에게마저 굴레가 되는 것이다. 한 세대가 저물었다. 그러나 다른 세대의 삶은 계속된다. 쓸쓸하고 공허하지만 그렇게 이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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