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투명
장웨란 외 지음, 김태성 외 옮김 / 예담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중국소설 : 집과 투명


 

   가장 최근에 중국에서 발표된 작품들로서 가장 참신한 오늘의 중국 문학을 대표한다고 하는 중국 8인 단편 문학집인 '집과 투명'을 읽게 되었다.  매호 100만 부 이상을 발행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예지 '인민문학'이 현재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현대 작가들을 엄선하여 '집'을 테마로 그들의 작품을 모은 한국어판 기획 선집이라고 한다. 사실 중국 소설이라고는 삼국지, 서유기, 봉신연의, 수호지인 중국 4대 소설만을 읽어보았고, 그 외에는 드라마로 유명해져 궁금했던 '랑야방'이 전부였기에, 중국 현대 소설은 이 소설이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 번역이 되어야 접할 수 있으므로, 사실 유명하거나 인기를 끌고있는 소설 외에는 중국 소설을 접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데, 머릿말에서도 각자의 현대 문학의 교류를 위한 첫 걸음으로 이 책이 의미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나도 그에 공감한다. 중국 현대소설은 나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 소설만 해도 좋은 인상을 남기는 소설이 수십 가지인데, 수 많은 인재들이 즐비할 중국에 왜 멋진 소설이 없겠는가. 나의 짧은 언어 지식이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집이 족쇄를 의미하는 한 여자와 그 집이 자유를 의미하는 한 여자. 둘의 이야기를 담은 장웨란의 '집'. 친족과의 활발한 소통을 즐기지 않는 여자와 단명한 부모 밑에서 고아로 자라 가족에 목말라있는 남자 사이에서 갈등을 야기한 sns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황베이쟈의 '완가친우단'.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을 힘들어하는 한 남자가 딸에 대한 유일한 집착으로 두 여자의 두 아이의 아빠가 되기로 결론짓는 묘한 소설 쟝이탄의 '투명'. 엄마의 가르침과 반장의 조언으로 현실과 이념에 대한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여자와 마주친 적 없는 선생님, 그리고 어떤 남자와의 교차와 중첩된 이야기를 그리는 추이만리의 '관아이의 바위'. 선생님으로 한 평생 살았고 선생님을 그만둔 소설 속 시간에서도 시간표를 정해 스스로에게 일과를 부여하는 한 인물의 쉬는시간에 발생한 사건과 목격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는 저우쉬안푸의 '쉬는시간'. 황보하오가 보는 어른들의 관계와 가족에 대한 관점을 글과 선생님의 답글로 재미있게 풀어낸 쉬이과의 '초등학생 황보하오의 글 모음집'. 대를 이어 물려받은 욱하는 성격으로 당의 일을 맡고 있는 관리와 나쁜 감정으로 부딪히다가 결국 과거 일본인과 중국인의 대립 감정으로 인해 낙인이 찍힌 아버지의 이야기인 마이쟈의 '일본 놈'.


  현대는 전통적인 가정과 집에 대한 인식과 다르게 다양한 가족구조가 생겨나고 있다. 다원화된 삶이 특별하거나 이상해보이지 않는 시대가 왔다. 혼자 살아가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으며 동성애, 재혼, 다문화가정 등 정말 많은 형태의 '집'이 있다.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 재결합 등 많은 가족형태. 그리고 그로 인해 받게 되는 상처와 공허, 혹은 기쁨 등 각각의 사람이 모여 만들어내는 수많은 울림과 감성이 있다.


  이제 같은 시간에 수만 킬로 떨어진 곳과도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왜 같은 문제가 동시대의 다른 나라라고 없겠는가. 가족과 가정에 대단한 가치를 두던 전통사회와 다르게 현대에 '집'이란 가치는 많이 달라졌으므로 말 그대로 '새로운 가치관의 형성'이 필요하다. 중국의 현대에도 이러한 집에 관한 다양한 문제와 상처가 산재해있고, 이 책은 그와 관련된 소설을 엮어내었다. 총 8개의 각각의 단편소설을 읽으며 현대 사회 가정의 모습들, 동 시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엿볼 수 있다. 중국 소설에 대한 새로움 깨달음이었던 이 '집과 투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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