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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밀리언 특별판) -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협상/처세술 :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에이트포인트에서 멋진 책이 재출간되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책으로 20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를 특별기념해 재밌고 독특한 일러스트를 함께 담아 리커버 특별판으로 만든 작품! 협상 노하우가 담긴 책으로 2012년 상반기를 휩쓴 직장인 필독도서 1위에 빛나는 책이라고 한다. 한 수강생의 강의스케치가 수록되어 더욱 특별한 특별판! MBA 과정 중 가장 가치있는 수업이라는 평이 자자했다는데 다이아몬드의 은퇴로 들을 수 없는 강의를 책으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해서 즐겁게 책을 들게 되었다.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하다.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은 무엇일까!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모든 협상에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요구, 협상에 성공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라고 이야기한다. 한 쪽만 기분좋은 것이 아니고 양쪽 모두 감정이든, 이익이든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다이아몬드의 협상법은 실상을 알고 나면 그리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다이아몬드 본인 스스로가 말했다시피 복잡하지 않은 그 협상법은 상대를 설득하는 일련의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게 작용한다고 한다. 협상은 절대 상대방을 이기려 들어서는 안 된다. 협상에 임하는 태도가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그래서 다이아몬드는 기분나쁘고 컨디션이 별로일 때는 아예 협상을 시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솔직함'이다. 솔직하게 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 자체가 협상 전략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태도가 공격적일 경우가 있다면 미리 상대방에게 양해하는 편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나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성공사례를 만들어보자.
이런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읽은 후 나 또한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어 근질근질해졌다. 때마침 얼마 전 카톡에서 친구가 공연을 한다는 것을 알리며 최근 스윙댄스라는 취미가 생겼다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일종의 동호회 개념으로도 볼 수 있고 강의 개념으로도 볼 수 있는 것으로 7주차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하던데 다이어트를 지속하고 있는 나에게 굉장히 흥미로운 취미였다! 최근 내 가장 시간을 많이 들이는 취미인 공연에 점차 시들해져가고 있던 참이라 어쩐지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스윙댄스. 예전에 스피닝 등 활동적인 운동이 질리지 않고 잘 맞았던 경험 덕분에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남녀가 서로의 허리를 잡는 등 스킨십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남자친구가 싫어할 것이 확실했다. 유일한 해결책은 함께 하는 것이었는데, 아쉽게도 남자친구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활동적인 무언가를 하는 것을 질색하는 성격. 그러나 같은 취미를 가지고 싶기도 했고 스윙댄스를 배워보기도 하고 싶던 나는 이 책의 협상법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나는 '상대의 표준'을 이용하기로 했다. 상대의 표준이란 다이아몬드의 정의에 따르면 '객관적인 표준'이 아니라 '상대가 스스로 정한 표준'을 말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예전에 한 말이나 약속 등을 말하는 것으로 이 표준을 근거로 협상을 제시하면 공적인 협상도 한결 수월하게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은 웬만해서는 나의 제안을 잘 받아주지만, 오히려 가장 가깝기 때문에 자신의 '선'을 넘었을 경우에 단호하게 거절할 공산이 큰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양쪽이 모두 수긍하는 표준을 활용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남자친구가 '같이 다이어트를 하자'고 했던 것을 이용해 차분히 설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이 말을 바로 꺼내면 단칼에 거절당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에 타이밍도 함께 궁리해야 했다. 다이아몬드가 말한 '프레이밍'을 활용해야 했다. '프레이밍'이란 협상에 관한 제안을 제시할 때의 표현방법을 말한다. 어떻게 협상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처음엔 신기하다는 듯 친구가 보내온 영상을 보여줬다. 상대방이 이 영상에 대해 얼마만큼의 선호가 있는지를 알아야했고, 또 싫어한다면 어느 정도로 싫어하는지를 알아야 제안을 어떻게 할 지 대책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상을 보여준 후의 반응은 예상대로 미적지근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해야 한다'는 제안을 처음부터 제시하기보다는 그 친구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운동법보다는 그 효과에 좀 혹한 기색이었다. 한 달 전부터 함께 다이어트 중인데 정체기 중인데다가, 또 추운 겨울이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 제한되었다는 계절적 타이밍이 의도치 않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래서 연습은 홀에서 하는 것이며 일주일에 1번만 나가도 되고, 3일 모두 나가도 된다는 운동법을 어필했다. 공연은 원하는 사람만 하는거라 안 해도 된다는 것 까지도! 그랬더니 슬슬 남자친구도 내가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할 생각이라는 걸 눈치챈 기색이었다. 한참 전에 '댄스 다이어트 하자!'고 했을 때는 그런거 싫다며 인상까지 찌푸리던 사람이 이번엔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고심해서 내가 접근하자 본인이 스스로 '생각 좀 해보자'라고 말을 했다. 큰 진척이었다.
이 상황에서 생각하지 말고 지금 등록하자고 바로 말하면 오히려 협상 자체가 엎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여기서 한 발 물러서서 며칠 잠자코 있다가 재협상을 시도해보았다. 장소와 시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내가 보던 공연을 줄여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사람 많은 곳은 싫어하는 건 알지만 단 7주간의 과정이니 추운 겨울동안만 같이 해보고 적성에 맞으면 다음 단계로 또 등록하자고 솔직하게 말해보았다. 같이 다이어트를 하는 상황에서 정체기가 온 상황을 언급하며 정체기를 빠르게 넘어가고 싶다는 우리 둘의 욕심을 언급했음은 물론이다. 그 결과 나는 드디어! 긍정적인 대답을 얻게 되었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대답을 유도했는데 다른 결과를 얻어낸 것은 역시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배려와 상대방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언급하는 등의 접근하는 방식,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였다.
협상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려운 일처럼 들리지만 사실 일상에서도 협상은 늘 이루어지고 있다. 시장 안에서의 가격 흥정, 아이를 달래는 법, 친구와의 갈등, 연인과의 다툼, 더 나아가 회사에서의 제안, 동아리 신설 등!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한번도 협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갈등이 싫다며 포기하는 일이 잦은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보는 것을 권한다. 어쩌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책! '단 하루도 이 책에서 배운 것을 사용하지 않은 날이 없다'는 이 책을 자연스럽게 협상의 성공률을 높이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