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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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소설 : 달의 영휴


 

  올해 7월 일본 제 157회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발표된 사토 쇼고의 일본소설 달의 영휴를 보았다. '달이 차고 기울 듯 당신에게 돌아올게'라는 문구로 의미심장함을 보여준 소설이기도 했는데 일본에서는 굉장히 각광받고 있는 소설로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34년째 글을 쓰고 있는 사토 쇼고가 오랜 구상 끝에 낸 작품이라고.


  달의 영휴. 달이 뜨고 지는 것을 하나의 순환하는 과정으로 보고 사람의 죽음과 탄생을 이에 비유한 작가는 '오사나이'와 '루리'의 첫 대면 혹은 재회라고 할 수 있는 장면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것이 현재로 둘은 과거의 오사나이 딸인 '루리', 그리고 그의 아내의 과거를 회상하듯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킨다.


칠보의 하나. 청색의보석. 루리도 하리도 빛을 비추면 빛난다. - p. 134


  오사나이의 딸 '루리'와 현재 만난 여배우 미도리자카 유이의 딸 '루리' 사이에는 과연 어떤 접점이 있을까. 이를 생각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사건이랄지, 이야기에 얽혀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사나이와 루리가 공통적으로 기다리고 있는 미스미도 사건의 징검다리 중 한 인물이다. 이 인물은 마사키 루리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루리가 모든 이야기의 첫 단추나 다름이 없다.


잘못이라는 것도, 정상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도 본인은 알았다. 알면서도 허위의 그 이미지를 미스미는 놓지 않아따. 루리 씨의 죽음을 자살로 해석하는 것. 죽음을 선택한 그녀로부터 '쓰이지 않은 유서'로서 메세지를 받았다는 것. 마지막 밤에 남겨진 말. 나는 달처럼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 - pp. 187-188


  마사키 루리와 미스미의 사랑이 모든 사건의 단초가 되고,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보고 싶다는 집념으로 나무처럼 자식을 생산하는 순환과정에서 벗어나 달이 차고 기우는 듯한 달의 영휴의 과정과 같이 루리는 계속해서 다른 루리로 나타난다. 마사키 루리에서 오사나이 루리로, 그리고 고누마 노조미인 루리로, 그리고 마지막인 미도리자카 루리로. 이 과정에서 고누마 노조미였을 때는 마사키 루리였을 적 남편을 만나 그가 쇠락하게 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기도 하고, 오사나이 루리였을 때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강한 영감을 남기기도 한다.


  루리의 생이라는 큰 줄기 안에서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함께 보여지는데다가 과거와 현재의 불규칙적인 전개로 인해 불편할 만도 하지만 이야기를 이해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 그들의 대화는 점차 퍼즐처럼 맞춰져 루리 뿐만 아니라 다른 전생자에 대한 이야기 또한 암시한다. 사고로 허망하게 떠나버린 애틋한 사람을 위한 이야기같기도 한 사토 쇼고의 일본소설 달의 영휴. 긴장감이 가득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끝까지 집중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여운있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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