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집
소피 골드스타인 지음, 곽세라 옮김 / 팩토리나인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그래픽노블 만화 : 여자들의 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최고의 그래픽 노블에 수여하는 '이그나츠 어워드' 수상작이라는 '여자들의 집'을 보았다. 작년 여름, 프랑스 소설이었던 '남자를 포기한 여자들이 사는 집'이라는 책을 보았더란다. 그 책은 남자들에게 상처를 받았으나 결국 사랑을 원하던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 책과 비슷하려나 싶어 읽게 된 이 책은 한 남성 외계인과 4명의 여자들의 질투, 배신, 집착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느 우주 행성인 미개척 행성 마푸에 수녀, 혹은 절제가 미덕인 사회에서 살아온 것 같은 네 여자가 도착한다. 그들은 '제국은 가족이다', '우리는 봉사하러 온 것이다', '전통은 힘이다', '노동이 곧 목적이다' 라는 식의 말로 교육을 받아온 듯한 여성들이다.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식민지 개척을 하러 행성에 도착한 여자들은 거기서 4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남성 외계인, 자일 딘을 만나게 된다.

 

마푸에서 이전에 왔던 개척팀들은 모두 연락이 끊겨 행성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 그녀들은 이 곳에서 7년이나 살았다는 그에게 정보를 어느정도 의존하며 생활을 하게 된다. 제국이 내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그녀들은 외계인들을 교육시키려고 노력한다. 외계인들 중 수컷은 굉장히 폭력적이고 두려운 존재였기 때문에 그들이 교육시키려고 하는 외계인들은 자일 딘처럼 눈이 4개인 여성 외계인들이다. 네 여성은 그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이런 저런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여성들만 있는 곳에 있는 단 개체의 남성. 그것도 금욕적인 세계에서 살아온 여성들이라니 이미 굉장히 흥미로운 설정이다. 당연히(?) 그들 중 한 여성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게 바로 리브카. 성에 억압적인 것으로 보이는 제국에서 살아온 여성 답지 않게 리브카는 굉장히 욕망 충실형 여성이며 그래서 자일 딘에게 굉장히 호감을 가지고 그를 유혹하려 노력한다. 하지만 자일 딘은 모푸 병에 걸린 시라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인다. 이 설정은 제국에서 25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미푸에 갇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그들에게 감정을 폭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한편 어딘가 수상쩍어보이는 자일 딘은 원주민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있었다. 그런 자일을 발견한 시라이는 리브카처럼 그에게 어느 종류의 호감을 느끼고 있던 만큼 복잡미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그렇게 셋이 묘한 감정을 자아내는 중 원주민들에게 일종의 모성애를 느끼고 있던 키지 또한 안 좋은 쪽으로 변화하게 된다. 시라이를 지키기 위한 자일의 영역표시가 키지가 애정을 가지고 돌보던 자자를 변화시켰기 때문. 이 모든 상황은 안 좋은 타이밍을 맞아 폭발적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굉장히 술술 읽히며 폭력적 학대와 방관, 그 안에서의 일그러진 모성애, 남성과 여성, 지배와 피지배, 사랑과 욕망, 질투, 등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충격적 결말을 보여주고 있는 사이코섹슈얼 스릴러 '여자들의 집'. 만화와 소설의 경계에 서 있는 어른들의 만화라는 그래픽 노블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철학적인 만화였다. 읽는 내내 처음부터 끝까지 놀라웠던 강렬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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