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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세계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이케가미 슌이치 지음, 남지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2월
평점 :
기사의 세계 / 이케가미 슌이치
올해의 첫 책은 의외로 소설이 아니었어요. 요즘 왕좌의 게임이라는 미국 드라마에 빠져있는데요. 이미 많이 유명한 드라마지만 전 언제나 영상쪽은 느리게 접하기 때문에 최근 보기 시작했죠! 주위에서 호불호가 꽤 갈리기도 하는데 사실 저한테 맞을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SF나 판타지쪽 세계관은 책으로 볼 때나 재밌지 영상으로 보면 오글거리고 지루할 때가 많아서 그냥 시간 때우려고 틀어본거거든요. 게다가 시즌 1, 2는 가문 설명이나 다름 없어서 지루하다고 하길래 전혀 기대 없이 봤는데 오.. 자극적이라 그런지 의외로 재미있는거예요! 그 드라마에는 기사에 대해서도 많이 등장하잖아요. 워낙 판타지 소설들 좋아하기도 했고 그래서 기사에 대해 흥미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찾아보게 된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에서 나온 이케가미 슌이치의 기사의 세계!
이 책에서는 기사가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기사단, 기사도, 무기와 말. 거기에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기사까지 다루고 있어요. 물론 신분의 민주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기사의 역할이 끝나가던 시기에 대해서도 정보를 다루고 있죠. 사실 서양 중세 사회라고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신분제도잖아요. 어떤 창작을 하던지 귀족, 기사와 같은 신분제를 빼놓고 다루기는 쉽지 않을거예요. 그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발생배경이나 제도, 풍습같은 것들이 궁금해지기 마련인데요. 이케가미 슌이치의 기사의 세계에서 그런 의문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게 됩니다.
책은 중세를 5~10세기의 중세 초, 11~13세기의 중세 성기, 14~15세기의 중세 후기로 구분해 서술하고 있는데요. 기사가 갖는 역할이나 기대, 사회적 위치도 조금씩 달라지는 게 보여요. 기사의 모델이 되었던 게르만의 기병들부터 서술이 시작되어 단순 정보 뿐만 아니라 꽤 흥미진진하게 서술이 됩니다. 그리고 기사와 군주, 종교와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죠. 그리스도교의 윤리와 도덕에 영향을 받아 그들이 약자를 수호하며 목숨을 바쳐 종교와 군주에게 헌신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된 것이니까요. 그러니 이케가미 슌이치의 기사의 세계에서 십자군전쟁과 템플 기사단 등도 당연히 언급이 됩니다.
종교적 분위기 형성으로 기사도가 어찌 되었건 기사의 본분은 싸우는 것이죠. 전쟁이 그들의 일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책에서는 무기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검과 창을 주로 썼다는군요. 전 게임에서 저격수도 자주 해서 좀 의아하지만 활은 보병의 무기로 여기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 비겁하다고 여겼다고 해요. 흠.. 여튼 검들도 여러 종류가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요. 이렇게 이케가미 슌이치의 기사의 세계에 나오는 사진으로 비교해보니 세세한 디테일 보는 재미가 있네요. 그 외에도 방어구인 갑옷이라던지, 방패나 투구, 화기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무기가 달라짐에 따라 전쟁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도 흥미롭네요. 재미로 볼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리고 이케가미 슌이치의 기사의 세계에서는 성과 공성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기사의 중요한 파트너인 말에 대해서도 등장하는데요. 생각해본 적도 없는데 말도 변화하고 발전해온 역사가 있더군요. 다른 지역의 말의 도입과 사육, 교배..그렇게 대형말을 개량해 목장에서 기르게 되구요. 하도 차별의 시기이다보니 암말이나 거세마는 타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성직자나 여성이나 탔다는군요. 기가 막힐 따름이죠. 기사는 빠르게 달리는 준마나 군마와 의식때 타는 의장마, 비거세마까지 3종류의 말을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전시가 아닐 때는 견습기사가 말을 끌었다죠. 게다가 현대시대의 차와 마찬가지로 어느 말을 소유하고 있느냐는 기사의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기도 했다고 하니 기사도 참 돈 없이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이 맞네요.
이런 저런 기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이케가미 슌이치의 기사의 세계 뒤 쪽에서는 기사를 소재로 한 이야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요. 삼총사나 원탁의 기사라고도 불리는 아서왕의 전설같은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죠. 최초로 기사들이 등장한 문학장르는 무훈시라고 해요. 그러면서 기사를 동경한 이야기 나오다가 기사를 폄하하는 이야기들도 등장하는거죠. 돈키호테처럼요.
어느 신분이든 몰락의 길을 걷게되기 마련이죠. 기사의 이미지는 중세 후기 들어 흔들리는데 이 쯤되면 기사는 본래의 역할을 잃게되죠. 귀족도 돈으로 사는 시대였으니까요. 그렇기에 기사 작위는 실전에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공적을 세운자 등에게 영예직으로 주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점점 의미를 상실했지만 그래도 중세에 기사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죠. 이런 기사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이케가미 슌이치의 기사의 세계를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