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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존 그린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여자에 관한 한 누구나 좋아하는 타입이 있다. (물론 콜린도 예외는 아니다.) 콜린 싱글턴은 상대의 육체적인 부분이 아닌, 언어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캐서린들을 좋아했다. 케이티도, 캐츠도, 키티도, 캐시도, 린도, 트리나도, 케이도, 체이츠도 아닌, 캐서린. 'C'로 시작되는 캐서린은 말할 것도 없고. K-A-T-H-E-R-I-N-E. 그는 지금껏 열아홉 명의 소녀와 사귀었다. 그들의 이름은 모두 캐서린이었고, 그들 모두,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콜린을 차 버렸다. - p. 27
캐서린을 만나고, 캐서린을 만나고, 또 캐서린을 만나고.. 19번이나 캐서린과 만나 차인 남자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콜린! 처음에는 어쩌다 한 캐서린에게 19번이나 차여버렸나, 그 사랑은 얼마나 절절하려나.. 했는데요. 이런 생각을 하고 읽자마자 바로 콜린의 X는 거의 전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네요. 흥미로워요! 그 중 가장 최근의 k-19! 존 그린의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차이고 말았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캐서린19는 콜린에게 특별한 존재였던거죠. 무려 예쁘고 매력적이고 섹시한 원숙미까지 겸비한 다른 캐서린을 앞에 두고 마음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요!
"어떤 단어든 또 다른 의미의 단어로 손쉽게 바꾸는 재주가 있다는 거지? 무無의 상태에서 새 단어를 만드는 건 못하고?" 그렇다. 바로 그거였다. 남의 글을 타이핑으로 옮기는 건 자신 있지만 정작 자신의 글은 쓰지 못하는. 영재지만 천재는 아닌. - p. 135
심지어 콜린의 나이는 19살이라는 것~ 이야, 정말 얼마나 캐서린이라는 이름이 좋았으면 19세까지 살아오는 동안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과 19번의 연애를 했을까요? 정말 소재 자체가 굉장히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에 콜린은 두 가지 특이한 장기 또는 취미를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끌죠. 철자의 배열을 바꿔 다른 의미를 만들어내는 애너그램과 사랑을 공식으로, 그래프로 표현하는 것! 이런 남다른 콜린의 특징들도 재미있긴 했어요. 그렇지만 전 이런 취미보다 미인의 제안을 마다하고 캐서린의 공부를 도운 점이 특히 흥미로웠네요. 여러모로 재미있는 설정들이예요.
하지만 그는 더 이상 그녀를 갈망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녀의 이름, 그리고 그 이름과 같은 여자들에게 집착할 만큼의 미련이 남아있지 않았다.(또 다른 캐서린을 만나고, 또 다른 캐서린을 만나고, 또 다른 캐서린을 만나고, (중략) 또 다른 캐서린을 만나야 했을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고 말았다. 물론 의도한 건 아니었다. 적어도 처음 몇 번은 기구한 우연의 일치였을 뿐이다. 그는 반복해서 새로운 캐서린을 만났고, 그들을 좋아했다. 그들도 그를 좋아했지만 결국에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그를 떠나가 버렸다. 마침내 그런 우연의 일치가 중단되자 그에게는 두 가지 목표가 생겼다. 캐서린과의 연애를 끝까지 지켜나가기. 그리고 캐서린에게 차이지 않기. 하지만 그 두 사이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서로 단단히 맞물린 관계였다. - p. 138
여튼, 이 두 가지 특징은 책을 보다보면 콜린이 종종 써먹곤 합니다. 어느 대화에서 힌트를 얻어 공식을 정립하는데 시간을 쏟는다던지 언어유희를 한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이 과정은 콜린이 캐서린과 멀리 떨어져 있는 와중에도 캐서린을 생각하는 매개채가 되기도 하고, 콜린이 과거를 좀 더 확실히 기억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이 그래프는 실제로 저자인 존 그린의 지인인 수학자에게 자문을 받아 넣었다고 하네요. 이 책에 나오는 공식 뿐아니라 후기를 보면 실제로 관계를 공식으로 정립하고자 한 책을 알려주더라구요! 그 책을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요.
사랑에는 한계가 있어. 그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리움의 한계는 사랑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 p. 151
19살이 된 콜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k-19 덕분에 방황하고, 이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 친구인 하산과 함께 자동차여행을 떠나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의 안신처가 있는 것삿 마을에 들르게 됩니다. 여기서 또다른 콜린과 만나고 있는 린지를 만나고, 가이드를 받게 되는데요. 과연 콜린은 공식을 완성할 수 있을지, 또 다른 캐서린을 만날지 흥미롭지 않나요? 출간된 해 유력매체가 올해의 책으로 뽑고, 전미 도서관협해가 최고의 청소년 소설로 선정했다는 존 그린의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또 차이고 말았어. 제목에서 느낀 흥미는 마지막 장까지 속도감있게 읽을 정도로 유지되어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는데요. 여러 수학 공식 보는 재미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즐길 수 있는 영미소설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