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씨들 (영화 공식 원작 소설·오리지널 커버)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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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는 다르겠지만 살아가면서 우린 늘 천로역정 놀이를 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지. 우리의 짐은 여기에 있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우리 앞에 놓여 있단다. 그리고 선의와 행복에 대한 갈망은 수많은 역경과 실수를 헤치고 진정한 하늘의 도시인 평화로 향하도록 인도하는 길잡이이란다. 자, 어린 순례자 여러분, 이제 놀이가 아니라 진짜 생활 속에서 다시 시작해보는 게 어떻겠니? 그래서 아버지가 돌아오실 때까지 너희들이 얼마나 멀리갈 수 있는지 보는 거야. - p. 31


참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은 아씨들 책. 저 또한 초등학생 때 처음 접한 이 이야기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르겠어요. 난롯가에 앉아 따뜻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던 작품. 약간 허영이 있는 미인 메그, 말괄량이 독서광 조, 수줍은 작은 평온 베스, 새침한 어린 화가 에이미. 네 자매 중 누가 나와 가장 비슷한지 생각해보게 되고, 또 작품 속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자매들을 보며 따뜻하게 응원하게 되는 루이자 메이 올콧의 인생책이죠. 그리고 읽을 때마다 가장 와닿는 인물이 변해가 제 생각과 가치관 또한 변했음을 실감하게 되게 되기도 하기도 했구요.


 

 

 

 

 

부는 분명히 아주 바람직한 것이긴 하지만 가난도 그 나름대로 밝은 면을 지니고 있으며, 머리를 쓰든 손을 쓰든 진실한 노동에서 오는 순수한 만족은 역경의 달콤한 열매 중 하나다. 그리고 세상의 지혜롭고 아름답고 쓸모 있는 축복의 절반은 결핍이 주는 영감 덕분이다. - p 548


여러 차례 영화로도 선보여진 이 이야기가 이번에 또 한번 그레타 거윅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었죠. 이 영화에서 영화공식 원작소설로 인정되어 영화의 스틸 컷이 수록된 유일한 원작 소설이자 '조의 책'을 그대로 재현한 오리지널 커버로 만들어진 작은 아씨들 원작소설. 1부와 2부 완역본인 데다가 1868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라 소장가치도 충분하니 예전부터 작은 아씨들을 사랑해 온 원작 팬들의 소장욕구를 잔뜩 자극하고 있네요. 부록으로 영화 스틸컷을 뽑아낸 포토카드 5장이 들어있어 더 좋았구요. 무엇보다 고풍스러운 표지에 단단한 하드커버가 참 만족스러웠습니다.


 

 

 

 

조는 무수한 눈물로 맑아진 눈과 쓰라린 슬픔으로 온유해진 가슴으로 동생의 삶에서 아름다움을 보았다. 베스의 삶은 굴곡도 야심도 없었지만 '향기로운 냄새를 퍼뜨리며 먼지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순전한 미덕과 지상에서 누구보다 겸손했듯이 천국에서도 그렇게 기억되게 해줄 순종으로 가득했다. - p. 829


작은 아씨들에 어떤 인물들이 있고, 그 인물들이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서로를 얼마나 아끼며 연대하는지를 보여주는 1부. 다소 역경이 있기도 하지만 그 역경을 헤쳐나가는 네 자매와 엄마, 그리고 이웃집의 로런스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 가장 많이 알려져있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어렸을 때는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기도 했구요. 성인이 되고 나니 네 자매가 커서 자신의 자리를 잡게 되는 2부에 더 눈이 가더라구요. 가족의 상실에도 더 크게 이입할 수 있었고, 그 슬픔을 각자의 방식으로 딛고 가정을 이루는 자매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두 사람은 아름다움이나 젊음, 재산, 심지어 사랑도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서 걱정과 고통, 상실과 슬픔을 쫓아내지는 못한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었다. 왜냐하면, 어느 삶에든 비는 내리고 언젠가는 어둡고 슬프고 쓸쓸한 날이 오기 마련이니. - p. 970


1부의 인물들이 2부에서 어떻게 변화해가는지 지켜보는 것이 좋았던 작은 아씨들 원작소설. 네 자매 중 둘째로 태어나 실제로 글쓰기를 좋아했다던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자전적인 경험이 들어있는 이야기라 생동감이 있어 150년을 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좋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예전에 읽은 이야기를 다시 읽다보니 어릴적 일기를 다시 들춰보는 것 같은 즐거움이 있었네요. 입체적인 인물들을 보며 네 자매가 어딘가 그대로 살아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구요. 소설을 그대로 구현한 장면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는 영화를 보며 책의 여운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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