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사대부들은 어려서부터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오직 시(詩)나 부(賦)를 지을 뿐이므로 갑자기 목민관(牧民官)이 되면 어리둥절하여 손쓸 바를 모른다. 그러다 살인 사건 같은 강력 범죄가 일어나면 감히 알아서 처리하지 못하고 간사한 아전에게 맡겨버리니, 저 돈만 밝히고 의리를 천하게 여기는 아전이 어찌 시중에 맞춰 형벌을 처리할 수 있겠는가.
목민관들이 정사를 보는 여기에 이 책을 펼쳐놓고 공부하면서, 여기에 더해 <무원록(無寃錄)》과 《대명률(大明律)>을 참고한다면 사건을 심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요, 하늘이 준 권한을 잘못 집행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 책을 ‘흠흠)‘이라 한 것은 ‘삼가고 삼가는‘ 일이야말로 형벌을 다스리는 근본이기 때문이다.
<흠흠신서> 서문 중에서

세상에서 살을 에고 뼈에 사무치는 원한치고 정절을 지키는 여자가 음란하다고 무고를 당하는 일보다 더한 일은 없을 것이다. 잠시라도 이런 누명을 쓰면 곧 만 길 구렁텅이에 굴러 떨어지는 일과 같을 것이다. 구렁텅이는 휘어잡아 오를 수 있고, 참호는 뛰어서 빠져나올 수라도 있겠으나 누명은 해명하려 한들 어떻게 해명할 것이며 씻으려 한들 어떻게 씻을 수 있겠는가?
어떤 이는 원한이 깊고 분한 마음이 사무칠 때 스스로 구렁텅이로 달려가 목을 매어 자살함으로써 자신의 진실을 드러내려고 하지만 김은애는 결코 그런 길을 택하지 않았다.
김은애는 이제 고작 열여덟 살 먹은 여자로, 그녀는 깨끗하게 몸가짐을 지켜왔으나 음탕하다는 더러운 모욕을 당해왔다. 안 노파는 온갖 거짓말을 지어내며 추잡한 입을 놀렸다. 비록 결혼하기 전이라 하더라도 오히려 목숨을 걸고 진위를 따져 결백을 밝히기를 원했을 텐데,
새 인연으로 결혼을 하자마자 안 노파는 더욱 악독한 음해로 김은애의 인생을 망치려 했다.
이렇게 한 사람이 비방하자 여러 사람들이 사방에서 마구 비방을 더했다. 그리하여 원통함과 울분이 복받쳐 한 번 죽는 것으로 결판을 내려고 했다. 그래서 식칼을 들고 원수의 집으로 향하여 끝내 안 노파를 찔러 죽여 죄를 물었던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보이고, 원수는 꼭 갚아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했다.
이는 피 끓는 사내도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또한 연약한 여자로서 억

울함과 분함을 숨긴 채 개천에 몸을 던지는 일에 비길 바가 아닌 훌륭한 일이다. 
김은애를 특별히 석방하라. 그리고 김은애의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반포하여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모르고 기개와 절조가 없다면 짐승과 다름이 없다. 김은애의 일화가 풍속을 바르게 하고 교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산이 말하다
억울한 일을 당하면 누구라도 움츠러드는 법인데, 김은애는 용감하게 복수하여 자신의 결백을 증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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