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목적을 다시 생각하기

‘노동시간 단축이 경제에 해로운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경제적 성공을 평가하는 방식을 바꾸어야만 한다.

국민총생산(GDP)이라는 왜소한 지표는 경제가 사회와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측면에서 얼마나 성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해 거의 말해주는 바가 없다. 
그것은 금전적 가치를 위해 생산되고 판매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시장 가치를 보여주는 척도에 지나지 않는다. 

약간의 경제 활동에 대해 알려주긴 하지만 그 근원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수압파쇄법을 써서 얻은 것인지 그린 에너지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얻은 것인지, 혹은 도박 같은 활동으로부터 비롯된ㅈ것인지 사회적 복지를 위한 것인지 등에 대해 알 수 없다. 

심지어GDP를 발명한 사이먼 쿠즈네츠 - Simon Kuznets, 1918년생 러시아계 미국인 경제학자, 197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옮긴이 주)조차 이런 점을 우려했다. 
그는 "성장의 양과 질,
성장의 비용과 수익, 성장의 장단기적 구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더 많은 성장을 위한 목표는 그것이 무엇의 더 많은 성장인지, 또 무엇을 위한 더 많은 성장인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다시 말해서 경제에 있어서 무엇이 좋고 나쁜지의 문제는 고정된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는 판단의 문제이다. 
팀 잭슨은 "경제의 임무는 번영을 추구하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번영이란 물질적 부(富)와 동의어가 아니며 물질적 생계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 P-1

그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우리 자신을 풍요롭게 하고 ‘사회적 삶에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이다. 
미국의 다양한 연구들은, ‘지난 40년에 걸쳐 더 부유해쳤지만, 주관적 행복은 조금도 증가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면서, 오늘날 젊은 미국인들이 상당한 부유함 속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부모보다 행복감은 약간 더 적고 우울증과 다양한 사회병리학적 위험은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음을 알려준다.

NEF는 자율성이나 목표 같은 요소 만큼이나 사람들이 자신의 삶 전반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등을 포함한 미묘한 개념으로서의 행복 측정 사례를 개발했다. 

이는 행복, 기대수명,
불평등, 그리고 생태 발자국 등의 척도를 종합해 서로 다른 나라의 주민들이 더 오래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환경자원을 활용하고 있는지‘를 초보적으로나마 비교할 수 있는 ‘해피 플래닛 지수 (행복 행성 지수)‘를 개척했다. 

OECD는 현재 연간 기준으로 행복을 측정하고 있는 데 반해,  GDP로만 측정되는 경제적 ‘성장‘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대부분의 정부와 주류 기관들에 의해 무비판적으로 홍보되고 있다.

케이트 레이웍스 - Kate Raworth, 1951년생 영국 경제학자; 옮긴이주)는 자신의 책 <도넛 경제학 - 홍기빈 역, 2018, 학고재; 옮긴이주)에서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그녀는 식량, 교육, 주거와 같은 삶의 필수적 요소의 부족으로 인한 내적 한계와 기후 변화,
자원 고갈, 생물 다양성 손실, 오염 등을 포함해 지구의 한계를 넘어서는 외적 한계 사이에서 ‘생태적으로 안전하고 인류를 위해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공간‘을 재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 P-1

경제에 이로운 것은, ‘끝없는 GDP 성장‘이 아니라 이러한 사회적,
생태학적 경계 안에서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주당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우리의 주장은, 그것이 생태적 한계 내에서 인간의 번영과 사회적 참여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에 기초한다. 
‘균형을 이루어내는 것‘이라는 목표는 GDP로는 가늠할 수 없다. 더 많은 생산성을 위한 노력은, 그것이 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결과와 함께 번영으로 이어질 때라야만 가치 있는 목표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볼 때, 우리는 주당 노동시간 단축을 향한 새로운 계기를 예상해볼 수 있다. 단순한 기술적 묘기가 아니라 일과 시간의 재분배에 관한 문제다. 끝없는 소비와 축적이 아니라 인간의 번영을 위한 새로운 탐색이다. 소모적이고 황폐하게 만드는 장시간 노동의 자리에 이제 행복과 사회 정의,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에 도움이 되는 조건 속에서 더 많은 사람을 위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 P-1

1.
모든 사람이 지금의 정규직 평균보다 훨씬 짧게 일하면서도 제대로 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시간은 일주일에 4일 또는 30시간이 될 수도 있고 한 달이나 일 년 또는 일생에 걸쳐 균등하게 분산될 수 있다. 
이는 노동자들이 그들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더 나은 조건을 쟁취해 온 오랜 전통을 잇는 것이다.

2. 
노동시간 단축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주고 정신건강을 보호한다. 이는 사회에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돌봄 및 가사제공과 같은 무급 노동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주는 동시에 상당한가치를 창출한다.

3. 
유급 및 무급 시간을 재분배하는 것은 성평등 촉진에도움이 되며 지역공동체 활동과 정치 참여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4.
노동시간 단축은 ‘편의‘ 소비를 통한 해로운 온실가스배출과 천연자원에 대한 파괴적 착취를 줄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이 보다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준다.

5. 
노동시장이 자동화를 포함한 광범위한 경제 변화에 적응해 감에 따라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인구 전반에 걸쳐 더 균등하게 고용의 기회가 분배될 수 있다. 
일부 부문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의 시간당 생산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모든 부문에서 노동시간 단축은 업무의 질을 높일 수 있다. - P-1

6.
노동시간 단축은 저임금 퇴치를 위한 대책과 병행되어야 한다. 대폭 단축된 노동시간과 함께 양립 가능한 실질적 생활임금이 마련되어야 한다. 

7.
노동인구 전반에 걸친 노동시간 단축 조치들은 비록 그들이 유급 휴가를 늘리는 대신 향후 급여는 느리게 증가할 것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급여 수준은 가능한 한 유지해야 한다.

실제 경험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거의 예외 없이 노동시간 단축을 환영하지만, 그 시간이 어떻게 할당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기를 원한다. 
우리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자신들의 필요와 상황에 맞게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8. 
이제는 무엇이 ‘정상‘인가에 대한 개념을 바꾸고 파트타임을 새로운 풀타임으로 만들 때이다. 
전환은 정부의 개입, 노동조합 협상,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선구적 고용주들의 조합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9.
우리는 충분한 급여와 유급 노동의 상한선 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유급 휴가의 증거를 검토하고 개선을 권고할 새로운 독립 노동 시간 위원회를 제안한다.

10.
노동시간 단축은 그 자체만으로는 기적을 일으킬 수 없다.
그것은 모든 사람의 복지를 향상시키고  자연환경의 한계 안에서 인류를 위해 안전하고 정의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보다 광범위한 정책 의제의 일부여야 한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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